[CEO인터뷰]경영자로 변신한 '배구달인' 신치용 한국체육산업개발 대표 "감독이 가장 좋았다"
[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배구 명장→대기업 임원→선수촌장→공기업 대표'
배구인 출신 신치용(68)은 변신의 귀재다. 시작은 세터였다. 선수로는 미약했지만, 지도자로 대성공을 거뒀다. 삼성화재 블루팡스 감독으로 V리그를 평정했다. 21년 동안 총 16번 정상에 섰고, 국가대표 사령탑까지 지냈다. 지도자로 정점을 찍은 신치용은 이후 활동 폭을 넓혔다. 삼성 스포츠를 총괄하는 단장(부사장)을 지냈고, 국가대표들의 요람 진천선수촌장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올해 9월 스포츠공기업 한국체육산업개발 제14대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치열한 공모를 거쳐 수장에 오른 신치용 대표의 임기는 2026년 9월까지 3년이다. CEO로 변신한 그를 최근 만났다.
▶신치용은 한결 같다
'사람' 신치용은 늘 긍정적이고 밝다.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안 된다'가 아니라 '어떤 식으로, 누구를 통해 해결할지'를 고민한다. 그래서 그의 주변에는 따르는 제자들이 많다. 배구계를 떠난 지 제법 됐지만 그에게 많은 정보가 몰린다. '지도자' 신 감독은 승부사였다.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 보다 성공한 국내 지도자는 손에 꼽기 어렵다. 기본을 중시한 그는 강도 높은 훈련과 코트 밖 선수 관리에 많은 힘을 쏟았다. 한 배구인은 "신 감독은 삼성화재 감독 시절 팀이 선두를 달리고 있어도 어이없이 경기 내용을 한 날에는 숙소로 돌아가서 선수들을 코트로 불러내 잘 안 된 부분을 훈련하고 쉬도록 했다"면서 "또 원정 숙소에서 선수들이 야밤 동선을 어떻게 가져가는 지를 잘 살폈다"고 말했다. 신치용에게 '선수촌장' 시간은 쉽지 않았다. 그의 아내 전미애(전 국가대표 농구선수)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으로부터 선수촌장 제안을 받은 남편(신치용)에게 "수용하라"고 조언했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선수촌장이라는 타이틀은 무척 영예로운 자리라고 봤다. 그런데 난생 처음 코로나19라는 걸림돌에 얻어맞았다. 또 요즘 젊은 국가대표 선수들은 과거와 많이 달랐다. '선수인권'이 중요해졌다. 훈련의 강도를 높일 수 없었다. 신치용은 선수촌장으로 여러 종목의 태극전사들이 어떻게 훈련하는 지를 꼼꼼히 살폈다. 그는 '야, 이렇게 훈련량이 적어도 될까. 이게 선수 인권이란 말인가'라고 속으로 곱씹었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고 꼬집고 싶었지만 여러 여건을 고려해 생각처럼 실천하지 못했다고 한다. 코로나로 예정 보다 1년 뒤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은 종합 16위(금 6, 은 4, 동 10)에 그쳤다. 종합 3위에 오른 개최국 일본과 벌어진 격차에 모두 놀랐다. 선수촌장에서 물러난 그는 주요 자리 하마평에 계속 올랐다. 현 윤석열 정부는 신치용의 다양한 경험과 지도력 그리고 행정력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고 한다. 그에게 한국체육산업개발 경영을 맡겼다.
▶존중 배려 팀워크
신 대표는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안전 최우선 경영, 수익구조 다변화로 매출 극대화, 현장 중심 경영과 경영시스템 선진화 이 세가지 과제에 집중해 회사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출범 30년을 넘긴 한국체육산업개발은 국민체육진흥공단 내 대표적인 알짜 기업이다. 국민들은 이 회사를 잘 모르지만 우리 스포츠 생활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또 이 기업은 현 국회 통과 법안 대로라면 2025년 7월부터 스포츠토토 사업 운영 관리 업무를 도맡게 된다. 이제 더이상 수탁사업자를 두지 않고 국가에서 직영하는 시스템이다. 스포츠토토 매출액은 한해에만 6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체육산업개발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신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세 가지를 강조한다. 그는 "존중, 배려, 팀워크"라고 했다. 직급과 직책상 상하가 있지만 서로 존중하고 또 배려하면서 일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개인의 원맨쇼 보다 팀워크로 일을 진행하는 걸 원한다. 그는 배구를 통해 세상의 돌아가는 이치를 배웠다. 신 대표는 요즘 자주 특강 요청을 받는다. 그러면 늘 하는 고정 레퍼토리가 있다. "배구는 내 다음 사람을 배려하는 스포츠다." 서브 리시브를 잘 해줘야 세터가 토스를 하기 쉽고, 토스를 잘 해줘야 스파이크를 하기 편하다는 것이다. 배구는 절대 혼자 할 수 없는 종목이다.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팀워크로 하나로 뭉쳐야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 그는 최근 자신의 친정팀 한국전력 선수들에게 특강을 했다. 그 후 한국전력 팀 성적이 좋아졌다고 한다. 한국전력에는 신 대표의 사위 박철우가 뛰고 있다. 박철우는 신 대표의 딸(신혜인)과 2011년 결혼했다. 박철우는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장인 어른은 저에게 배구 선생님이다. 삼성화재에서 감독과 선수로 함께 할 때도 공사 구분은 정말 명확했다"면서 "언제 선수 은퇴할 지는 모르지만 제2의 삶에 대해서도 많은 조언을 해주신다"고 말했다.
신 대표에게 '여러 역할을 했는데 뭐가 가장 좋았냐'고 물었다. 단 1초도 고민없이 그는 "여러 가지 해봤지만 감독으로 현장에 있을 때가 가장 좋았다"며 웃었다. 그런데 신 대표는 배구 현장으로 돌아갈 일은 없다고 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한국체육산업개발> 어떤 회사인가
한국체육산업개발은 서울올림픽공원 등 1988년 서울올림픽 시설의 관리 운영을 목적으로 1990년 설립된 국민체육진흥공단 출자회사다. 지난 30년 이상 시설관리 전문성과 운영 노하우를 축적했다. 또 스포츠센터 운영과 공연장 대관 등의 수익사업을 통해 생활체육과 공연예술 저변을 확대해 국민체육진흥기금 조성에 기여한 스포츠 문화시설 선도기업이다. 올림픽공원, 미사 경정공원, 광명돔경륜장, 영주 경륜훈련원, 영종도 경정훈련원, 에콜리안 골프장 등의 시설물을 관리하고 있으며, 올림픽수영장, 올림픽공원스포츠센터, 분당·일산올림픽스포츠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총 임직원이 1500여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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