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경제] 하루 11조 오가는 뱃길 막은 드론‥홍해 긴장 영향은?
[뉴스투데이]
◀ 앵커 ▶
금요일 뉴스 속 경제입니다.
중동의 바닷길, 홍해에 전 세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지 이성일 기자와 짚어 보겠습니다.
이 기자, 미국이 군함을 파견한 지는 좀 시간이 됐고, 이제 다국적군의 도움을 받으려고 한다. 이런 보도가 나오던데 이유가 뭡니까?
◀ 기자 ▶
이번 주 들어서요.
이 해역을 지나는 상선들이 공격을 당하거나 피랍을 당하는 사건들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습니다.
화면에 장면이 나올 텐데요.
이것은 일본계 갤럭시 리더라는 상선에 무장 괴한이 난입해서 조타실을 장악하고 나포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입니다.
명백한 범죄죠.
이러한 과정을 영상 촬영하고 공개까지 하는 이유는 아주 명백합니다.
상선들의 운항 중단을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목적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
◀ 앵커 ▶
이번에 나타나는 무장한 괴한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이 있다고요?
◀ 기자 ▶
그렇습니다.
'후티'라는 이름을 가진, 예멘의 시아파 무장 세력들이거든요.
같은 시아파 국가인 이란 정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헤즈볼라, 이라크 민병대처럼 하마스와 좀 가깝고요.
전쟁 중인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명분 아래 지난달부터 민간 선박 공격을 감행하고 있는 겁니다.
후티 측은 '이스라엘 선박만 공격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공언했지만, 이후에도 이스라엘과 무관한 선박들이 피격, 피랍되면서 이 해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앵커 ▶
세계적으로 정말 중요한 뱃길인 거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공격에 취약하다는 게 사실 좀 이해는 잘 안 됩니다.
◀ 기자 ▶
지도를 보면, 궁금증이 어느 정도 해소가 될 수 있는데요.
예멘 반군이 장악한 뱃길은요.
폭이 32km밖에 안 되는 뱃길로는 좁은 해협입니다.
이 해협은 홍해로 통하고요.
대서양과 인도양, 또, 유럽과 아시아를 가깝게 연결하는 수에즈 운하로 올라가는 길이죠.
우리나라, 중국에서 유럽으로 물건을 보낼 때, 실어 보내는 아주 지름길이고요.
'전 세계 돌아다니는 컨테이너선의 30%가 지난다.' 이런 얘기가 나올 만큼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물류 통로입니다.
하루 100척 넘는 배가 오가고요.
실린 화물 가치가 하루 11조 원에 이른다고 하지만 좁은 만큼 간단한 무기로 통제할 수 있는 약점을 갖고 있는 뱃길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 해협은 카타르에서 출발해 유럽으로 가는 가스의 공급 노선이기도 한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 러시아산 가스를 더 이상 쓸 수 없게 된 유럽 입장에서는 겨울 난방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서민들의 생사가 달린 뱃길이 되기도 해서 중요성이 더 커졌습니다.
◀ 앵커 ▶
당장 겨울인데 유럽 국가들이 조금 급해지겠어요?
◀ 기자 ▶
그렇습니다.
그래서,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 작전에 적극 나서는 국가들이 전부 유럽 국가들이거든요.
그런데 초기부터 작전에 효과가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단적인 예로요.
후티 반군들이 비무장 상선을 공격할 때, 드론을 주로 활용하는데, 이 드론, 이란에서 만든 수천만 원짜리 저가 무기입니다.
이를 격추하기 위해 미국 군함이 쓰는 무기에는 수십억 원짜리 미사일들이 포함이 돼 있어서요.
이건 "후티가 무조건 이기는 전투"라는 비판적인 평가가 미국 내에서 벌써 나오고 있거든요.
◀ 앵커 ▶
이렇게 위험하면, 배가 다닐 수 없잖아요?
대체할 뱃길이 없는 겁니까?
◀ 기자 ▶
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주 멀리 돌아가야만 됩니다.
아프리카 대륙 남단으로, 그러니까 남반구 끝까지 배를 몰아서 가는 게 바로 대체 항로인데요.
수에즈 운하를 만들기 이전에 오래전 역사 속으로 되돌아가는 셈입니다.
동아시아에서 네덜란드로 가는 항로를 예로 들면, 운항 거리, 또 운항 기간이 30% 정도 늘어나서요.
또, 비용도 그만큼 더 들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 대부분의 선사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위험 감수하기보다는 대체 항로를 이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앵커 ▶
그렇다면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겠네요?
◀ 기자 ▶
일단 우리나라 선박 안전이 가장 걱정이잖아요?
이건 지금 이미 대체 항로를 이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당장 위협은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유럽으로 가는 컨테이너선들, 수출·수입 물량들의 경우에는 지연되는 피해는 어쩔 수밖에 없겠죠?
정부도 이 지역 상황 지금 계속해서 점검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앵커 ▶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확전 가능성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잖아요?
확전이 되도 영향이 없을까요?
◀ 기자 ▶
중동 지역 분쟁 이야기 나오면 언제나 원유 가격, 수급이 제일 걱정이지 않습니까?
피격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는 좀 올랐습니다.
불행 중 다행인 일은 우리가 수입하는 원유의 수송로는 홍해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수입 원유의 90% 이상을 나르는 주요 수송로는 호르무즈 해협입니다.
걱정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확대되면, 저 뱃길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거든요.
하마스를 지지하는 시아파 세력 가운데 맹주를 자처하는 국가가 바로 이란인데, 이란이 전쟁에 뛰어들 경우에는 바로 밑에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이 높고요.
그렇다면 우리를 향한 원유 수송이 지연 또는 봉쇄될 수도 있는 겁니다.
우리도 이번 사태 계속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앵커 ▶
네, 이성일 기자 잘 들었습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이성일 기자(silee@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today/article/6555658_36207.html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