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공무원 해온 女장관 후보에게… 野 “남편 덕에 지명” “남편이 코치?”
민주 “중기부와 무관…尹캠프 출신 남편덕”
與 “”모욕적“ “또 여성비하”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 출신인 ‘오 후보자 남편’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오 후보자 본인이 외무고시 합격 후 외교부 주요 보직을 거쳐 경제 외교를 총괄하는 2차관까지 역임했음에도, 민주당은 ‘남편 덕에 후보가 된 것 아니냐’ ‘장관이 되면 남편 코치를 받는 거 아니냐’ 같은 취지의 질문과 발언을 잇달아 쏟아냈다. 여성 비하와 남성 우월주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왔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오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보자가 그동안 유리천장을 허물면서 살아온 삶에 대해 굉장히 자긍심을 느끼고 계신 것 같다”며 “그것들이 남편에게 코치 받아 가면서 이룬 성과였다고 폄하되는 것을 원치 않으시죠?”라고 물었다.
오 후보자는 바로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오 후보자의 남편인 장석명씨는 이명박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을 지냈다.
오 후보자는 외무고시 22회 출신으로 국제기구와 개발협력 등 다자외교 업무를 맡아온 외교부 내 ‘유엔통’으로 불린다. 외교부 2차관을 역임하며 ‘경제 외교’를 총괄했다. 2차관 산하에 경제외교조정관과 국제경제국 등이 있다.
하지만 이 의원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중기부 장관으로 갑자기 임명되는 건 남편에게 코치 받아 가면서 장관직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거 아니죠?”라고 재차 물었다.
오 후보자는 “그건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공직을 그렇게 살지 않았다”고 했다.
같은 당 김성환 의원은 “오 후보자가 중기부에 아무런 관련 없으면서도 이 정부 실세와 친하면 장관으로 올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준다”고 했고, 홍정민 민주당 의원 역시 “낙하산도 펴줄 만한 사람한테 펴줘야 하는데 오 후보자는 그 정도를 넘어섰다. 남편 때문에 지명된 것 아닌가”라고 했다. 정청래 의원은 “오 후보자가 외교부가 아닌 엉뚱한 중기부에 왔기 때문에 ‘남편 덕 본 것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민주당이 또 다시 여성비하적 시각을 드러냈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여성이 자기 노력으로 성취한 것이 배우자에 의해 이뤄졌다고 하는 모욕적인 발언”이라며 “여성은 남성 배우자 도움 없이 일을 못하는가”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 김성원 의원도 “후보자가 35년 동안 국가를 위해 일해 온 부분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남편과는 별개로 일을 한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과 언론, 국민이 모두 ‘서오남(서울대 출신 50대 남성)을 혁파하자’고 해 놓고, 여성 장관이라고 남편 덕을 본 게 아니냐고 몰아붙이니 세상에 이럴 수가 있나”라고 비판했다.
오 후보자는 중기부 장관 후보자 내정 과정에 배우자 도움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그런 (여성이 남성 배우자 도움 없이 일을 못하는) 사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여성 외교관으로서 선두에 있었기 때문에 제가 하는 모든 것들이 여성 후배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책임감 속에 살아 왔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 시절 중기부 장관들도 전문성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영선 전 장관은 기자 출신의 국회의원이었고, 권칠승 전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출신의 국회의원이었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의 책임자 가운데 한명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부동산 또는 교통 관련 전문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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