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명량' '한산' 중 '노량'이 최고"…정재영이 자신한 이순신 프로젝트의 마지막(종합)

조지영 2023. 12. 22.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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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정재영(53)이 녹록하지 않았던 '이순신 프로젝트'의 마지막 시리즈를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전쟁 액션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이하 '노량', 김한민 감독, 빅스톤픽쳐스 제작)에서 명나라 수군 도독 진린을 연기한 정재영. 그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노량'의 출연 계기부터 작품을 향한 애정과 열정을 털어놨다.

'노량'은 2014년 7월 30일 개봉해 1761만명이라는 국내 역대 박스오피스 대기록을 수립한 '명량'의 김한민 감독이 기획한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 중 마지막 시리즈다.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작품으로, 퇴각하는 왜군을 노량에서 요격하던 중 관음포에서 총탄에 맞아 전사한 이순신 장군이 마지막으로 "戰方急 愼勿言我死(전방급 신물언아사, 싸움이 급하다. 단 한 명의 조선 수군도 동요되어서는 아니 되니,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라는 유언을 남긴 최후의 해전이다.

특히 '노량'은 앞선 '명량'(14) '한산: 용의 출현'(이하 '한산', 22)과 달리 명나라의 개입으로 더욱 커진 스케일을 자랑, 정재영이 명나라를 대표하는 수군 도독 진란으로 등판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노량'에서 진란은 이순신(김윤석) 장군을 도와 조명연합함대를 함께 이끄는 명나라 수군 도독으로, 전쟁의 끝이 눈 앞에 보이는데도 진정한 항복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이순신 장군과 번번이 부딪치는 인물이다. 자신과 명나라의 실리와 이순신과의 의리 사이에서 고민하는 캐릭터 진린으로 변신한 정재영은 강렬한 카리스마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날 정재영은 "처음 '노량'을 제안 받았을 때는 별다른 정보 없이 시나리오를 받았다. 내가 아는 정보는 김한민 감독의 시리즈 마지막이라는 것 뿐이었다, 그런데 막상 시나리오를 보니 생각 이상으로 먹먹하더라. 감동적이었다. 모두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을 다룬 영화다.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조금이라도 이 역사를 알고 있는 관객이라면 우리 모두가 아는 이순신 장군의 그 엔딩이 어떻게 표현됐고 어떤 느낌을 받을지 기대를 하면서 볼 영화이지 않을까 싶다. 내가 시나리오에서 느꼈던 몰려오는 감동과 먹먹함이 영화에 담겨 있어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더라. 그래서 이 작품에 무조건 같이 참여를 해야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약 10년간 이순신 장군의 대서사를 완성한 김한민 감독에 대해 "이순신 장군을 그렇게 사랑하지 않고서는 만들 수 없는 프로젝트인 것 같다. 단순히 이 야기가 흥미롭다고 해서 만들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옆에서 지켜봤을 때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장군 사랑은 사랑도 이런 사랑이 없는 것 같다"며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 만큼 김한민 감독은 이순신 장군을 깊게, 또 오래 연구했다. 애정을 없다면 결코 3부작을 재현 못 할 것이다. 그리고 생소한 인물을 영화화하면 크게 신경을 안 쓰겠지만 조금이라도 잘 못 그려지면 난리가 날 인물을 다룬 영화 아닌가. 그만큼 김한민 감독이 부담감을 많이 가졌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가지 해낸 지점이 박수받아 마땅하다"고 감탄을 자아냈다.

첫 외국인, 외국어 연기에 나선 정재영은 고대 중국어를 연기해야 했던 캐릭터에 대해 "참여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명나라 말로 연기를 해야 한다는 부분이 배우로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그 부분은 정말 막막했다. 어떻게 준비를 해서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할지 어려웠다. 지금까지 연기를 하면서 외국어 연기를 할 기회가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더 감을 잡지 못했다. 사투리 정도로 연기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가늠이 안됐다. 처음에는 '어떻게 되겠지' 자포자기 심장으로 약간 얕잡아 보며 촬영에 들어간 것도 없지 않다. 촬영 전 6달 정도 중국어 연습을 시작했는데 중국어 선생의 가르침에도 배울수록 어렵더라. 워낙 발음이 달라서 흉내도 못 냈다. 워낙 발음이 달라서. 평소 언어를 잘 구사하고 외국어를 잘하는 스타일도 아니라 굉장히 스트레스였다. 고생을 많이 했다"고 곱씹었다.

이어"이 작품이 이순신 프로젝트의 마지막이다. 명나라 장수에 대한 부담감도 있지만 이순신 장군과 대화하는 장면에서 진린의 모습이 자칫 우스꽝스러워 보일까 걱정을 많이 했다. 내가 작품에 누가 될 것 같았다. 모든 영화가 부담이 있었지만 특히 '노량'은 그런 부분에서 부담이 더 컸다"고 고백했다.

세 번째 이순신 장군으로 등판한 김윤석에 대한 놀라움도 감추지 못했다. 정재영은 "김윤석은 '노량'에서 입고 있던 갑옷 만큼이나 부담감이 컸을 것이다. 김윤석은 영화에 나오는 모습 그대로 현장에서도 있었다. 후배로서 옆에서 봤을 때 김윤석은 늘 말 없이 어딘가를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 많았다. 그런 모습을 지켜볼 때 문득 이순신 장군의 고뇌가 느껴졌다. 실제로 이순신 장군을 보지 못했지만 김윤석을 보며 마치 이순신 장군 같다는 걸 많이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한산'의 이순신은 잘생겨서 좋더라. 가장 젊고 싱싱한 이순신 장군을 박해일이 연기했고 최민식 형이 연기했던 '명량'의 이순신은 불굴의, 투지의 느낌을 받았다. 또 최민식 형의 이순신 장군은 호랑이 같은 모습이다. 김윤석의 이순신 장군은 '명량'의 투지와 '한산'의 싱싱함 다 겪은, 희로애락을 겪은 이순신 장군이 아닌가 싶다"고 평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명량' '한산' '노량'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은 '노량'이다. 시사회 때 영화를 처음 봤는데 개봉 이후 극장에서 한 번 더 보고 싶다. 후반 부분은 시나리오에서 읽었을 때도 감동적이지만 엔딩까지 이어지는 북소리가 귓가에 멈추지 않았다. 엔딩 이후 한동안 멍한 상태로 스크린을 보기도 했다. 이순신 장군의 북소리가 이렇게 표현될 줄 몰랐다. 그 부분이 너무 절묘하고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사실 '노량'은 통쾌한 감동은 아니지만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라 좋았다. 단순히 권선징악이 아닌 3국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게 됐고 전쟁이라는 것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더라. 모든 것을 총망라하니까 여운이 더 길게 남았다. 그런 부분이 이순신 3부작 중 가장 큰 강점이고 세련되게 보여지지 않았나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김윤석, 백윤식, 정재영, 허준호, 김성규, 이규형, 이무생, 최덕문, 안보현, 박명훈, 박훈 그리고 문정희 등이 출연했고 '명량' '한산: 용의 출현'의 김한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0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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