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신청=배신이라 생각했다'→포기→근데 어떻게 1년 만에 기적의 'FA 50억 대박' 터트렸나
LG 트윈스는 20일 "FA 임찬규와 계약기간 4년 총액 50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20억원, 인센티브 24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임찬규는 계약 후 구단을 통해 "엘린이 출신으로서 자랑스러운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계속 입을 수 있어서 기쁘다. 다른 구단은 생각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LG트윈스 선수로 남고 싶었는데 좋은 계약해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고 계약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임찬규는 "항상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시는 팬들 덕분에 이번 시즌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 팬들의 힘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팬들이 항상 웃을 수 있도록 내년, 내후년에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인사한 뒤 각오를 다졌다.
임찬규는 최근 성대 폴립 수술을 받아 현재 목소리를 내기 힘든 상태다. 올 시즌 투수조장으로 더그아웃에서 누구보다 소리를 많이 지르기도 한 임찬규. LG 구단이 공개한 유튜브 영상에 따르면 임찬규는 말이 아닌 글로 FA 소감을 대신 전했다. 임찬규는 FA 계약 소감에 관해 "우선 좋은 조건으로 계약해주신 구단주님과 사장님, 단장님, 항상 신경 써주시는 염경엽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많이 부족하지만 늘 함께 해주신 김용일 코치님께도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무엇보다 우리 트윈스 팬 분들과 안 떨어지고 싶었다"라면서 "무적 LG 트윈스 팬 여러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임찬규는 '세계 최초 스케치북으로 계약 소식을 알리게 됐다'는 이야기에 "계약을 하고 수술을 하게 되면 시즌 준비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았다. 우승 단장님께서 너무 바쁘셔서 그냥 먼저 수술했다. 어쨌든 최초는 좋은 것"이라고 재치 있게 이야기했다. 'FA 협상 기간 고민한 것'에 관해서는 "고민 X"라고 쓰면서 고민하지 않았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 "처음부터 끝까지 LG와 해달라고 에이전트를 통해 부탁했다"고 강조했다.
LG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임찬규는 이제 '종신 LG로 향하게 되는 소감'에 관해 "가슴이 뜨거워진다. 은퇴하는 날까지 내 모든 육신을 바치겠다"라고 적은 뒤 "+성대"라고 덧붙이며 다시 한번 팀과 LG 팬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이어 임찬규는 "오래 기다려 주셔서 감사하다. 소식이 조금 늦었으나, LG에 대한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 이제부터 은퇴하는 그날까지 기다리시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임찬규에게 LG 트윈스란'이라는 질문에는 "6살에 처음 야구장에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26년 동안 사랑해 온 사이다. 짝사랑이 아닌 서로 사랑하게 돼 정말 행복하다. 사랑한다 트윈스야"라고 적으며 재차 속마음을 전했다.
임찬규는 가동초-청원중-휘문고를 졸업한 뒤 2011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LG 트윈스에 입단했다. 올해로 프로 13년 차. 임찬규는 입단 첫해인 2011시즌 주로 불펜으로 활약하면서 9승 6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했다. LG 팬들이 임찬규를 떠올리며 기억하는 장면이 하나 있다. 바로 그 시대 KBO 리그를 방망이로 평정했던 이대호를 상대로 150km/h대의 강속구를 한복판에 꽂은 장면이다. 이대호를 상대로 그런 공을 던지면서도 임찬규는 생글생글 웃는 모습은 LG 팬들은 물론, 많은 야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그렇게 임찬규는 신인 시절 파이어볼러로 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2012시즌에는 18경기(55⅔이닝 28자책)에서 1승 5패 1홀드 평균자책점 4.53, 2013시즌에는 17경기(44이닝 23자책)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4.70의 성적을 각각 올렸다. 임찬규는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야구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2016시즌 1군 무대에 복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6.51(47이닝 34자책)을 마크했다.
임찬규가 본격적으로 LG 선발 로테이션을 차지한 건 2017시즌이었다. 당시 임찬규는 첫 한 시즌 100이닝 돌파와 함께 6승 10패 평균자책점 4.63의 성적을 냈다. 총 124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133피안타 45볼넷 113탈삼진 70실점(64자책). 첫 올스타 출전의 영광도 안았다. 이듬해인 2018시즌에는 태극마크까지 다는 영광을 안았다. 선동열 감독이 이끌었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런 임찬규에게 2022시즌은 중요한 한 해였다. 왜냐하면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기 때문이었다. 만약 그가 좋은 성적을 올린다면 선발 투수가 귀한 FA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임찬규는 2022시즌 6승 11패 평균자책점 5.04로 본인 마음에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LG도 우승을 거두지 못하면서 임찬규는 신성한 FA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채 포기했다. FA 재수를 스스로 택한 것이다. 당시 임찬규는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최근 쥐 죽은 듯이 지낸다"면서 "팀에 많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저 또한 성적이 안 좋았다. 팬 분들께 많은 실망을 안겨드렸고, 욕도 많이 먹었다. 프로는 못 하면 질타를 받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이어 "LG 우승을 위해 하나도 공헌한 것 없이, 미안한 마음이 있는 상태에서 FA 신청을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 자체가 배신이라고 느껴졌다. LG에서 정말 우승을 꼭 하고 싶다. 그게 첫 번째다. FA 신청은 팀에 헌신한 상태에서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찬규는 "최대한 선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지만, 감독님께서 중간으로 나가라면 나갈 것이다. 비시즌 기간 선발과 불펜 모두 준비할 것이다. 준비를 잘해 후배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쳐 보이겠다. 후배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하면서 제 가치와 실력을 통해 팀에 헌신하고 싶다. 안 좋았던 부분을 체크하며, 어떤 투구를 펼쳐야 할지 벌써 공부하고 있다. 제가 그동안 기회를 못 잡은 것도 맞다. 충분히 잘할 수 있고,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 아직 젊습니다"라고 씩씩하게 말했다.
그렇게 맞이한 2023시즌. 임찬규의 출발 위치는 조금 달라져 있었다. 기존까지 선발 로테이션 중 한 자리가 보장돼 있었다면, 이번에는 다시 경쟁이었다. 염경엽 감독이 2023시즌 새롭게 부임한 가운데, 선발 기회는 임찬규가 아닌 '영건' 이민호와 김윤식에게 돌아갔다. 그런데 둘이 부상과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롱 릴리프 보직을 맡았던 임찬규에게 다시 선발 기회가 돌아갔다. 그리고 임찬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꽉 잡았다. 올 시즌 임찬규는 30경기에 등판해 14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2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총 144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142피안타(10피홈런) 54볼넷 103탈삼진 63실점(55자책)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35, 피안타율은 0.252. 자신이 선발 등판한 26경기 중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 투구는 7차례 펼쳤다. 2018년 개인 최다승(11승)과 2021년 개인 최저 평균자책점(3.87)보다 모두 좋은 성적이었다. 올 시즌 KBO 리그 토종 최다승 투수로 등극한 임찬규는 KBO 리그 전체 승률 2위, 다승 3위, 평균자책점 9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에는 뜨거운 눈물을 쏟기도 했다.
팬들에게 인사한 뒤 임찬규는 조용히 행사장을 빠져나가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팬 분들께서 1년 내내 뜨거운 열정과 큰 응원을 보내주셨기에 우승할 수 있었다. 그래서 직접 만나 뵙고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 뵙고 싶은 분들을 만나 인사드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면서 큰절을 올린 것에 대해 "갑자기 한번 드리고 싶더라. 그 마음뿐이었다. 긴 시간에 관한 의미는 없고, 올해 좋은 응원을 보내주셔서 거기에 감사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이번 FA 협상 기간 중 임찬규는 뜻하지 않은 루머에 휩싸이기도 했다. FA 협상이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임찬규 측에서 60억원을 요구했다더라' 하는 등의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 것. 출처가 불분명한 거짓 소문에 임찬규가 괜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임찬규는 "저도 만난 적이 없는데…. 또 (협상 과정에 관한)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게 어디서 나올까 궁금하기는 했다. 그런데 저와 에이전트, 구단도 사실무근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그냥 재미있게 봤던 것 같다"고 쿨하게 답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가 가기 전에 FA 계약을 맺으며 LG 팬들에게 다시 한번 기쁜 소식을 전했다.
임찬규는 이제 LG 트윈스를 대표하는 얼굴 중 한 명이 됐다. 임찬규는 투수조장으로 동료들 사이에서도 신망이 두텁다. 지난 18일에는 팀 동료인 이정용이 논산훈련소에 입소하는 날, 함께 차를 타고 운전하며 배웅을 해줬다. 또 LG 트윈스의 캡틴 오지환은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임찬규에 대해 "우리 팀이 꼭 잡아야 할 선수라 생각한다. 사실 올해 선발 투수로 시작하지 않았는데, 시즌 도중에 선발로 자리를 잡았다. FA를 1년 미루면서까지 열심히 해왔다. 기록이 말해주듯이 정말 팀에 필요한 선수라 생각한다. (구단에서) 돈을 많이 주셔서 계약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워낙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격 탓에 다른 팀 선수들과도 친하게 지낸다. 특유의 입담으로 야구장 안팎에서 많은 팬의 사랑을 받는 선수가 바로 임찬규다. 생애 첫 FA 계약을 맺은 임찬규가 이제 2024시즌에도 계속해 LG 팬들과 함께 뛴다.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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