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성, 보수단체 '서울의 봄' 단체관람 고발에 "역사적 사실 있는데…헛웃음 나와" [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배우 김의성이 보수단체가 '서울의 봄' 학교 단체관람을 비판한 데 대한 생각을 터놨다.
21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영화 '서울의 봄'으로 극장가에 돌아온 김의성과 만났다.
영화 '아수라'(2016), '태양은 없다'(1999), '비트'(1997) 김성수 감독의 신작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흐름을 뒤바꾼 12·12 군사반란에 상상력을 가미했다. 그동안 이 사건을 다룬 TV 드라마는 있었지만 영화는 '서울의 봄'이 처음이다.
권력에 눈 먼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이 중심인 반란군과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의 진압군이 큰 축으로 나뉘어 대립한다. 전두광, 이태신은 각각 전두환 전 대통령, 장태완 전 수도경비사령관을 극화한 인물이다.
김의성은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에서 총성이 들린 직후 사라졌다 새벽녘에야 등장하는 국방장관 오국상 역을 맡았다. 책임감이란 눈꼽만치도 찾아볼 수 없는 오국상은 서울의 안보가 흔들리는 위급한 상황에도 몸을 숨기기 바쁘다.
개봉 이후 만장일치 호평을 끌어내고 있는 '서울의 봄'은 지난 18일 누적 관객 수 900만 명을 넘기며 천만 돌파를 코앞에 뒀다.
"대단한 역할을 한 건 아니지만 일원으로 참여한 영화가 관객이 많이 들어 말로 할 수 없이 기쁘다"고 한 김의성은 "이 영화가 흥행을 할 거라고 생각 못했다. 업계에서는 좋아해주실 것 같았지만 대중에게도 관심을 받을 줄은 몰랐다"고 웃었다.
무대인사로 꾸준히 관객과 소통하고 있는 김의성은 "코로나19 이후 꽉 찬 극장에서 무대인사를 해본 경험이 없어 감동적이었다. '한국영화가 다시 살아나는 건가?' 했다. 관객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울컥했다. 진짜 영화를 좋아해주는 관객들이 앉아 계셔서 좋았다. 악역과 선역이 분명한 영화다. 악역 배우들은 사과하기 바빴다. 모든 미움은 황정민 배우에게 주시고 전 예뻐해달라고 했다. 영화를 보고 하는 무대인사는 정말 뜨거웠다"라고 돌이켰다.
그런데 최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서울 마포구의 한 중학교에서 '서울의 봄'을 단체로 관람하자 반발하며 시위를 벌이는 일이 발생했다. 보수단체들은 이 영화가 '학생들을 선동해 왜곡된 역사의식을 심어준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김의성은 "황당하다. 영화를 어느 한 쪽으로 보는 거다. 군사반란이 나쁘다고 하면 옹호하는 게 아닌가. 이 말을 편하게 하는 사회가 이상하다. 좌우의 문제가 아니다. 헌법을 훼손한 군사반란을 기본으로 해 만든 드라마"라고 밝혔다.
"이미 법정에서 반란죄로 사형까지 선고받은 역사적 사실이 있다"며 "사상의 문제라고 얘기하는 건 우습다. 헛웃음이 나왔다"라고도 이야기한 김의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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