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춘추] 경계선 지능인

장은숙 극단 새벽 배우·작가 2023. 12. 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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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대전문화재단이 지원한 사업에 사회 돌봄이 필요한 청소년들과 뮤지컬 공연을 올린 적이 있었다.

최근 필자는 '경계선 지능인 지원방안 모색'을 주제로 한 평생 교육정책 포럼에 토론자로 참여하게 됐다.

관심과 돌봄의 사각지대에 있는 경계선 지능인에게 문화예술교육 지원을 통해 자신감 넘치게 살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면 어떨까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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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숙 극단 새벽 배우·작가

필자는 대전문화재단이 지원한 사업에 사회 돌봄이 필요한 청소년들과 뮤지컬 공연을 올린 적이 있었다. 아이 중 일부는 경계선 지능 청소년들이었다. 경계선 지능인 경우 단기기억 능력도 약하고 장기기억 속에 정보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 인출하는 능력이 부족하여 산만하고 집중력이 약하다. 학교에서는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사람들에게 상처받아 자존감은 약하다. 처음에 그들도 그랬다. 그러나 공연 준비를 하면서 그들은 달라졌다. 음악과 연극을 통해 자기표현을 하면서 아이들의 눈빛과 표정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경계선 지능인은 전체 인구의 13.6%에 해당한다. 경계선 지능인은 장애인이 아니며, 그렇다고 비장애인도 아니다. 이들의 지능지수(IQ)는 70-85 사이이며, 장애인 범주에 들지 않기 때문에 제도권 복지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다. 사회에서 경계선 지능인은 '말귀를 못 알아듣는 사람', '눈치 없는 사람'으로 취급 당한다. 학습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무능하다는 비판과 질책을 받다 보니 경계선 지능인들은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낮은 자존감으로 우울한 성향을 자주 보인다. 흔히 주변 사람들은 그들의 문제가 태도가 나빠서라고 생각한다.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에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태도가 나쁘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볼 수 없다고 단정 짓는다. 부모나 선생님들은 태도를 바로잡으면 개선될 거라고 생각해서 더 다그치고 강요하는 방식으로 이들을 지도한다.

최근 필자는 '경계선 지능인 지원방안 모색'을 주제로 한 평생 교육정책 포럼에 토론자로 참여하게 됐다. 그곳에서 만난 경계선 지능인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제가 어렸을 땐 '경계선 지능인'이라는 이런 말도 없었어요. 부모님은 제가 부끄럽다고 방치했고, 저 또한 스스로를 외면했어요. 그때 부모님이 좀 더 저를 이해해 주셨으면 좋았을 것을…"

관심과 돌봄의 사각지대에 있는 경계선 지능인에게 문화예술교육 지원을 통해 자신감 넘치게 살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면 어떨까 제안해 본다. 장은숙 극단새벽 배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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