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안보리 전략은 ‘얼굴도장’..북한 문제의식 주입
중러 거부에 P5 분열..비상임이사국 운신 폭 넓어져
기존 제재 이행 주장은 중러도 감히 이의제기 못해
"제재 강력해 러시아 기술 얻어오는 것..부담 안다"
尹, 안보리 활동 앞두고 전직 주유엔대사 외교장관 지명
[파이낸셜뉴스] 내년부터 대한민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상임이사국 활동을 개시한다. 글로벌중추국가를 천명한 만큼 국제적 이슈 전반에 목소리를 내겠지만, 주안점을 두는 건 역시 당면한 현안인 북한 문제다. 윤석열 정부의 안보리 활동 전략은 요컨대 ‘얼굴도장’을 찍는 것이다.
그동안 북한이 굵직한 도발을 감행할 때마다 우리 정부는 우방인 상임·비상임이사국들에 요청해 안보리 대응 회의나 결의안 채택을 시도해왔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근래와 같이 군사정찰위성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는 등으로 위협을 받는 당사국임에도 안보리에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그러다 비상임이사국을 맡은 내년부터 2024년까지 한시적이나마 안보리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직접 발언할 권한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안보리 상임이사국(P5,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과도 지속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
특히 내년 6월과 2024년 중 두 차례 한국이 안보리 의장국을 수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회의소집권도 가진다. 직접 안보리 테이블에 북한 문제를 올리고 결의안을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거기다 최우방인 미국은 상임이사국이고, 일본도 한국과 함께 비상임이사국을 맡기에 안보리 내에서 한미일이 공조해 북한 문제를 더울 띄울 수도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의 이점은 P5의 주유엔 대사들을 매일 회의에서 보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P5 의견이 합치되더라도 비상임이사국 4표가 더 필요하다 보니 서로 아쉬운 게 있는 입장이 되고, 이사국이 요청하면 안보리 회의도 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안보리를 통한 대북압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미일 중심 공조로 유엔 회원국들의 기존 대북제재 이행을 다잡을 수 있다는 지점, 직접적이고 지속적인 북한 문제 거론을 통해 중러가 느끼는 압박을 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를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스라엘과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 간의 전쟁에 다소 밀린 북한 이슈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P5 간의 분열은 결정적인 게 전쟁하지 말자는 것을 지켜야 하는 당사국(러시아)이 깼다는 것으로, 이 때문에 역설적으로 비상임이사국의 활동이 더 넓어졌다”며 “상임이사국이 아닌 비상임이사국에서 명분과 대표성을 가지고 나서면 오히려 가볍게 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 “때문에 안보리 회의에서 기존 결의를 이행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이의 제기가 나오지 않는다”며 “한미일이 같이 들어가서 이야기하면 (중러가) 회의장에서 결의를 이행하지 않겠다고 감히 이야기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기존 안보리 대북제재가 제대로 이행되기만 하더라도 북한에게는 큰 부담이라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 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회의에 참석해 안보리 무용론에 대해 “대북제재가 강력해 북한이 힘들게 러시아에 기술 하나라도 얻어오려는 것”이라며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유지·이행하는 것을 북한이 매우 힘들어한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내년부터는 안보리 활동이 우리 대북정책을 비롯한 외교의 큰 부분이 되는 것이다. 이를 고려한 듯 윤 대통령은 신임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2016~2019년 주유엔대사를 역임했던 조태열 전 외교부 2차관을 지명했다.
조 후보자는 20일 첫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안보리 차원 대북제재 결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북핵을 다루는 전반적인 외교환경이 굉장히 악화됐다”며 “비핵화 추진과 대화 복구가 어려운 상황이다. 엄중한 현실을 감안해 대북 억지력 강화에 우선 주안점을 두고 대화와 협상의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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