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한동훈, 안돌리고 직설적으로 파고드는 화법 젊은층에겐 신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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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서 300명이 사용하는 고유의 화법이나 문법이 있다면 그건 '여의도 사투리'다. 저는 5000만 국민의 화법을 쓰겠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 장관의 언어는 표현이 신선하고 말에 품격이 있다"며 "상당히 매력을 끌 수 있는 화법을 갖고 있어 좀더 정치적 언어로 숙성시킨다면 상당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화법의 소유자"라고 평가했다.
한 장관의 화법을 둘러싼 논란이 일자 20일 국회를 다시 찾은 한 장관은 이례적으로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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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대전을 찾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남긴 말이다. 기존의 정치 문법을 탈피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행보를 펼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젠 장관직을 내려놓고 총선까지 집권여당 국민의힘을 이끌게 되면서 한 장관의 입에 관심이 쏠린다.
한 장관의 가장 큰 매력은 참신함이다. 기존 여의도 문법에 싫증난 이들에게 한 장관의 언행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직설적인 화법은 겉과 속이 다른 '표리부동 화법'이나 이도 저도 아닌 '전략적 모호성 화법' 등 기성 정치권의 언어를 구태로 만들었다.
상대 공격을 받아칠 때 몰아치는 화법은 보수층엔 통쾌함을 선사한다. 한 장관은 지난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신의 거취를 묻는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의원님 혼자 궁금해하시면 될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
지난달 24일에는 '암컷' 발언으로 논란이 된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을 겨냥해 "'이게 민주당이다, 멍청아' 이렇게 하는 게 국민들이 더 잘 이해하실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작년 11월에는 김의겸 민주당 의원이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하자 "장관직을 포함해서 앞으로 맡을 어떤 공직이라고 걸겠다"고 말했다. 뒤이어 김 의원에게 "의원님은 뭘 걸겠나"라고 반문했다.
언변도 유려하다. "세상 모든 길은 처음엔 길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같이 가면 길이 되는 것이다". 지난 19일 한 장관을 향해 '정치 경험이 없다'는 비판에 응수한 것으로, 사실상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것으로 해석됐다. 한 장관은 이 과정에서 중국 근대문학의 대문호 루쉰의 소설 '고향'의 한 구절을 인용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 장관의 언어는 표현이 신선하고 말에 품격이 있다"며 "상당히 매력을 끌 수 있는 화법을 갖고 있어 좀더 정치적 언어로 숙성시킨다면 상당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화법의 소유자"라고 평가했다.
논리적 말솜씨와 함께 반듯한 매너, 단정한 자기 관리, 세련된 스타일도 인기 요인이다. 한 장관의 팬카페인 '위드후니' 회원 수는 1만5000명을 돌파했고, 디씨인사이드 한동훈 갤러리에는 21일 30여 건의 글이 올라왔다.
다만 화법에 대한 시선에는 우려와 기대감이 교차한다. 한 장관 특유의 화법이 노회한 기성 정치권과 전혀 다른 신선함으로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한다는 평도 있지만, 당초 의도와는 거리가 먼 정치적 논란을 야기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빙빙 안 돌리고 직설적으로 파고드는 화법이 젊은층에 신선하게 다가갈 수도 있다"며 "기성 정치인들은 두루뭉술하고 다의적인 표현을 하는데 이 사람은 그냥 직선적으로 치고들어오기에 카타르시스를 주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의 화법을 둘러싼 논란이 일자 20일 국회를 다시 찾은 한 장관은 이례적으로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기자들이 종일 따라붙어도 "제가 어제(19일) 충분히 말씀드렸다"고 대답을 피해갔다. 한 장관은 "제가 마음이 독해져가지고 처음에는 부담이 돼서 이야기해줬는데 이젠 안 그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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