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저출산' 국내에서 몸집 줄인 보험사…해외사업 확장 가속화

박재찬 기자 2023. 12. 22.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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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점포수 2000선 무너저…지난 3분기 기준 1927개
보험사 해외점포 영업실적 1억2300만 달러…5년 사이 5배 급증
한화생명 커뮤니케이션실 홍정표 부사장(2열 우측에서 세번째)과 인도네시아 현지 주민, 아이들이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한 후 기념촬영을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제공=한화생명

(서울=뉴스1) 박재찬 기자 = 고령화·저출산으로 한국 보험시장은 해마다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보험사들의 해외진출은 가속화되고 있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생명보험사 영업 점포수는 1927개로 전년 말 2054개 대비 6.2%(127개) 감소했다.

생보사 점포수는 10여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지난 2013년 말에는 4270개로 4000개가 넘었다. 이후 2014년 말 380개 줄며 3890개까지 떨어졌고, 한동안 3000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2020년 2885곳까지 줄더니 이후 1년여 만인 2021년말 들어 2195곳까지 줄어들었고, 지난해는 2100개 수준이 깨진 이후 결국 올해는 2000개 수준도 무너졌다.

생보사 대리점수도 점포와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3분기 기준 생보다 대리점수는 6066개로 전년 말 6125개 대비 59개 감소했다. 생보사의 대리점수는 22020년 말 6288개에서 2021년 말 6154개, 지난해 말 6125개까지 떨어졌다. 생보사 대리점 수도 지금의 추세라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6000선이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점포 및 대리점수 감소는 생보사 직원수와 설계사수 감소로 이어졌다. 올해 9월까지 전체 생보사의 직원수는 2만972명, 전속설계사수는 5만8937명으로 각각 전년 말 대비 315명, 2130명 줄었다. 2020년말 2만53628명에 달했던 생보사 임직원수는 지난 3년 사이 10.8% 줄었고, 같은 기간 9만5000명에 달했던 설계사수는 무려 37.7%%나 감소했다.

생보사의 점포·대리점·설계사 수 감소는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흥국생명 등의 재판분리 영향도 있다. 하지만 재판분리 영향을 제외하더라도 생보사의 조직 슬림화는 몇 년 전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근 보험사들은 고령화·저출산으로 인구구조가 변화하고 보험 가입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면서 장기적 성장 동력이 크게 훼손됐다고 판단하고 신사업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 국내 보험시장에 진출했던 외국계 보험사들은 한국에서 사업을 철수하고 있는 추세다. 2013년 네덜란드 계열의 ING생명이 한국을 떠났고, 2016년 독일의 알리안츠생명과 미국의 에이스생명, 2017년 영국의 PCA생명, 2020년 미국의 푸르덴셜생명이 한국에서 철수했다. 또 지난해에는 라이나생명의 시그나그룹이 한국을 떠났다. 여기에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다자보험도 한국 시장 철수를 원하고 있다. 반면 스위스보험그룹 처브가 에이스생명·손해보험, 라이나생명 등을 인수하며 국내 보험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정도다.

한국의 보험산업은 점차 축소되고 있는 추세지만, 국내 보험사들의 해외진출은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보험사 법인 및 지점 수는 39개로 2021년 38개 대비 1개 증가했고, 2020년 35개 대비 4개 늘었다.

보험사별로는 코리안리가 8개의 해외점포를 운영하고 있고, 삼성화재 7개, 현대해상 5개, 한화생명 4개, KB손보 4개, DB손보 3개, 삼성생명, 교보생명, 서울보증 각각 2개, 신한라이프, 메리츠화재가 각각 1개의 해외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미국에 13개 보험사가 진출해 가장 많았고, 베트남 5개, 인도네시아 4개, 중국,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영국에 각각 3개, 일본 2개, 태국, 말레이시아, 스위스에 각각 1개사가 진출했다.

점포수만 늘어난 것은 아니다. 해외점포 영업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보험사의 해외점포 영업실적은 1억2300만 달러로 2021년 9080만 달러 대비 35.5% 증가했다. 5년 전인 2018년 2370만 달러와 비교해 무려 5배 급증했다.

오병국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험사들은 해외 보험업에서 지속적인 흑자를 실현하고 있다”며 “보험사의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자금조달 및 자회사 자산운용 지원과 관련해 추가적인 규제 완화가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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