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포럼] '실제와 가상' 혼재된 도시의 방향은?
(부산ㆍ경남=뉴스1) 안병진 동서대 디자인대학 학장 = 우리는 지난 몇 년간의 혼돈 시간을 지나며, 전 세계의 격변을 경험하였습니다. 특히 인류는 살아남기 위해 기술의 진화는 수년을 앞당겨 다가왔습니다. 가상현실이 그 대표성을 갖습니다. 가상현실 기술이 도시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 지를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고민하는 시간을 자주 갖게 됩니다.
도시와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크게 바뀌고 있고 더 많은 변화가 예고됩니다. 이러한 메가트랜드에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고, 함께 동행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들에 시선을 맞춰보는 시간들이 늘었던 2023년입니다.
가상현실 기술은 '스마트시티'로 대표되는 더 똑똑하고 편리한 미래 도시 모델 구축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 요소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변화 요소는 인간의 삶에 있어서 소통과 업무처리 방식의 획기적 변화와 더불어 여가생활의 다 변화 등의 '획시대적' 변화를 가져왔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도시는 인류 문명의 발전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공간으로 인식되어왔습니다. 이러한 중요공간은 편리성을 제공하여 행복감을 상승시키기도 하지만 많은 인구가 도시에 모여 살면서 도시는 점점 복잡해지며 여러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지난 팬데믹과 같은 상황의 대규모 확산과 환경오염, 기후변화, 도시쇠퇴 및 소멸 등이 바로 그것들입니다. 이러한 현실 도시의 문제들을 해결할 대안으로 '가상현실 기술'이 주목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이미 벌어진 재난ㆍ재해는 물론, 앞으로 지구에 닥칠 위기 등을 가상현실에서 시뮬레이션 함으로써 복구 및 예방 방안을 모색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가상현실 기술은 시·공간적 한계와 비용적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현실 세계의 삶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는 전문가들의 관측은 틀림이 없을 겁니다. 이에 따라 우리는 우리가 이러한 극도의 한계를 넘는 기술이 인류에 어떠한 형태와 형식으로 '선의(善意)'를 가질 수 있을지에 고민하는 시간을 끊임없이 가져야 합니다. 절대적 정의가 없듯이 절대적 선의는 없습니다. '상대적 선의'를 고민하고 실현할 때 종종 언급되는 종말이 아닌 발전과 진화로 함께 나아갈 것입니다.
오랫동안 그래픽 디자인 기반의 공공디자인을 통해 도시 환경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해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젝트의 작업 과정은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디자인'이라는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진행합니다.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이나 풍경을 디자인하기보다는 그곳을 사용할 주민을 잇는, 주민(시민)과의 소통을 우선시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추출된 '시티 스타일 브랜드'는 도시에 적용되는 여러 형태를 통해 랜드마크에서 퓨처마크로 활용됩니다. 도시가 국가를 넘어서는 새로운 시대에, 도시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으로 대체되는 이 시기에, 그 역할은 지대하다고 봅니다.
도시는 융합적 소통의 브랜드가 필요합니다. 도시에는 이야기가 흘러야 합니다. 길을 걸으면서 보이는 시각적인 요소들…! 시설물들과 건물들, 사람들과 융화되는 스트릿퍼니처와 같은 수많은 시각적 이야기가 서로 어떻게 교감하는가는 '디자인 빌드업' 과정에서의 공통의 과제입니다.
도시는 개발에 의한 편리성만이 아닌 사람들에게 추억되는 장소로서의 도시가 경쟁력을 만들어내는 원천입니다. 이러한 도시 안에서 커뮤니티 브랜드디자인이 자연 발생하기도 하고 인위적 접근을 통해 제공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디자인은 이러한 커뮤니티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확장합니다. 이는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디자인'의 하위 개념으로 내포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은 가상공간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고,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하는 가상현실 세계에서의 적용에 대한 여러 방향의 모색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재 시점에서 '실제와 가상이 실시간으로 상호작용되어 다각도의 시선을 확보하고 감각적인 경험으로 오늘을 살아가고(Today is Present) 내일을 기대한다(Future Works are XR)'는 광고문구 같은 말이 현재, 우리의 삶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확장된 공간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과 사람과 자연환경에 어떠한 긍정적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지를 모두가 늘 염두에 두고 공급자와 사용자가 함께 만드는 도시의 바람직한 방향을 상상해 봅니다. 앞서 나열된 생경한 단어들이 일상이 될 2024년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미래를 여는 '도시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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