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내집마련? 포기하라는 건가”…도대체 얼마나 걸리길래

월급 한푼 안쓰고 15년 모아야
서울서 대출 없이 집 구매 가능
생애 첫 내 집 마련 7.4년 소요
국민 90% “내집 보유해야 한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매경DB]

서울에서 대출 없이 내 집을 사기 위해서는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15년간 모아야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지난해 집값이 조정을 받았던 까닭에 서울 이외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마련 기간은 3년만에 소폭 줄었다.

22일 국토교통부는 이같은 내용의 ‘2022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주거실태조사는 전국 표본 5만1000가구를 대상으로 국민 주거생활 전반에 대한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주가 된 이후 생애 최초로 주택을 마련하는 데 7.4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7.7년) 대비 0.3년 줄어든 것으로 2019년(6.9년) 이후 3년 만에 감소했다. 지난해 고금리 여파로 집값이 하락하며 첫 집 마련까지 시기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가 전년 대비 감소하며 주택 마련 기간을 줄이는데 한몫했다. PIR은 월급을 모두 모을 경우 얼마만에 집을 살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비율이다. 지난해 전국 PIR은 6.3배(중위수)로 2021년(6.7배) 대비 낮아졌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9.3배, 광역시 등은 6.8배였다. 수도권은 2021년(10.1배) 대비 크게 낮아졌다.

반면 서울 PIR은 전년 대비 크게 높아졌다. 서울의 PIR은 15.2배로 전년(14.1배) 대비 증가했다. 월급 다 모으고 15년이 지나야 집을 살 수 있단 얘기다. 국토부 관계자는 “PIR의 경우 해당 연도 6월을 기준으로 하는데 서울은 작년 말부터 집값이 조정받아 PIR 수치는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반면 임차 가구의 임대료 부담을 나타내는 월 소득 대비 월 임대료 비율은 지난해 오히려 늘었다. 전국 16%로 전년(15.7%) 대비 증가했다. 수도권 18.3%, 광역시 15%, 도지역 13% 등이었다.

2022 주거실태조사 PIR 추이

국민의 주택 보유 의식은 높은 편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89.6%는 내 집을 보유해야 한다고 했다. 전년도(88.9%)보다 보유의식은 더 높아졌다. 가구별로 살펴보면 신혼부부 가구(92%)가 가장 높았고, 청년 가구(79.2%)는 낮은 편이었다.

만 19~34세인 청년 가구의 85%는 임차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단독주택(38.1%) 거주 비율이 가장 높았고, 아파트(31.3%), 다세대(11.2%)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