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로키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생각은 유행이 없잖아요"[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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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는 지난 1일, 서울 강북구에 있는 헤로키 작업실에서 다양한 레진 아트 작품을 만드는 공예 작가 겸 크리에이터 헤로키(전힘찬·31)를 만났다.
헤로키는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해 졸업 후 상업 스튜디오에서 전문 리터칭(사진 보정)을 시작했다.
지난 2021년 10월 창업에 뛰어들어 현재 자신의 작품을 판매하는 '헤로키'라는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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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적인 성격 탓에…직업 고민 겪어
혼자서 하는 사업에 우여곡절 많았다
[서울=뉴시스] 이아름 리포터 = "직장인으로 살 때 스스로 솔직해지지 못했다. 지나고 보니 욕망의 주체가 내가 될수록 더 솔직하고 재밌게 살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뉴시스는 지난 1일, 서울 강북구에 있는 헤로키 작업실에서 다양한 레진 아트 작품을 만드는 공예 작가 겸 크리에이터 헤로키(전힘찬·31)를 만났다.
헤로키는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해 졸업 후 상업 스튜디오에서 전문 리터칭(사진 보정)을 시작했다. 그런데 자주 앉아서 일하는 근무환경과 자신이 맞지 않음을 느꼈다고 한다.
그곳을 퇴사하고 나서 타투이스트, 사진 작가 등 여러 업무를 경험했다고. 원래 학부 시절 전공을 살려 사진 쪽으로 직업을 전향하려 했지만, 본업으로 삼기에는 자신의 내향적인 성격이 걸림돌이 됐다고 말했다.
지금의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코로나19로 사직해야만 했던 모 웨딩 청첩장 회사를 언급했다.
마지막 직장이었던 그곳에서 '스마트 스토어 등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 '공장 제작 업무' '제품 촬영' 등 폭 넓은 업무 경험을 통해 재미를 느꼈다고.
지난 2021년 10월 창업에 뛰어들어 현재 자신의 작품을 판매하는 '헤로키'라는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레진 아트(레진으로 만든 공예품)'에 대해 몰랐던 그는 지난 2022년 성수 LCDC에서 우연히 대형 레진 오브제를 보게 됐다. 집에 돌아와 유튜브에 검색해 보니 독학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그렇게 집에서 고군분투하면서 만들기 시작했다. 레진을 사서 집 밖 계단에 나가서 갈고, 베란다에서 탈포기(기포 제거하는 기계)도 돌리면서 고군분투했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크리에이터로 활동한다. 영상 속 그는 삼겹살을 레진에 담궈 인센스 홀더를 만들고, 시장에서 산 귤로 그립톡을 만들더니 심지어 살아있는 모기로 키링을 만들기도 한다. 꾸준한 그의 열정에 대한 보상일까. 그는 올해 인스타그램 릴스 조회수가 소위 '대박'이 났다. 그러면서 다양한 의견도 많이 접했다고.
사람들의 '물감 아깝다' '레진에 더 잠기게 해주면 안 되냐' 등 동시다발적인 여러 피드백을 오롯이 혼자 수용 하는 게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곧바로 그는 "누구나 생각은 다르니까 모든 의견을 존중한다고 생각했다"며 "생각에 유행이 있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지 않았을까"라고 답했다.
다음은 헤로키와의 일문일답.
"재밌는 일을 찾아다니는 헤로키다. 계원예술대학교에서 사진을 전공했고, 다양한 일을 많이 했다. 타투이스트, 직장인, 사진작가 등등. 이전에 직장 다닐 때는 평균적인 일정함을 추구했는데, 지금은 개인 사업을 하다 보니 하루의 높낮이에 적응하는 중이다"
-'헤로키' 채널명 의미가 무엇인가.
"그리스·로마 신화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와 장난의 신 '로키'가 만나서 만드는 오브제를 뜻한다. 처음에는 고등학교 친구인 진일이라는 친구랑 '오브젝트미디엄'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었다. 문득 두 사람이 일하니까 우리 둘의 특성을 섞으면 어떨지 하는 생각이이 스쳤다. 그때 진일이 여자 친구가 '헤파이스토스'이런 걸 추천했다"
-나만의 오브제 특징이 있다면 무엇인가.
"오브제도 효용성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효용성이 있어야 많은 사람이 산다. 제가 평소에 생각하는 것들이 영감이 되어서 작업물이 탄생하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호기심과 관찰이다. 내가 만드는 오브제들은 '이게 뭐야'라는 말이 먼저 나와야 한다. 그 말이 안 나온다면 나랑은 어울리지 않는 오브제인 것 같다"
-실행력이 좋다. 그 원천이 뭐라 생각하나.
"그냥 일이라고 생각하면 별거 아니다. 직장인에게 '어떻게 그렇게 출근하시는 거냐'고 묻는 거와 같다. 막상 해보면 별거 아니다. 탕후루 그립톡도 웃기다. 진짜 과일을 가져다가 쓴다는 게. 단순한 걸 좋아하고, 실현할 수 있는 곳에 힘을 쏟는다"
-지금의 사람들의 반응을 얻기 전까지의 외로운 시간은 어떻게 견딜 수 있었나.
"원래 감흥이 없고 무덤덤한 성격이라 해결이 늘 우선 과제였다. 친구가 그러더라. '너는 감흥이 없어서 그냥 하던 것들이, 사람들에게 지속해서 비쳤으니까 너가 지금 잘 된 게 아니겠느냐' 일희일비하지 않는 성격인 저처럼 무던함을 가진다면 자기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도움 되지 않을까 싶다"
-영감을 얻는 곳이 있나.
"평소에 예쁜 순간들을 사진이나 글로 기록한다. 제 핸드폰 메모장에는 생각 폴더가 있다. 그때그때 생각들을 집어넣고, 좋은 꿈이나 신기한 꿈도 다 적어놓는다. 릴스가 터지기 직전에 꿈에서 화산폭발이 일어났다. 검색해 보니 재물이나 사업 쪽으로 엄청나게 성공한다는 뜻이더라. 대표적인 게 꼴찌토마토랑 수영장 시리즈다"
-삼겹살 인센스 홀더도 만들었다. 제작 배경이 무엇인가.
"굽기 전의 두툼하고 먹음직스러운 삼겹살 모양이 예쁘다고 생각한다. 그걸 레진이라는 투명한 것에 넣으면 고귀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상상했다. 사실 만들 때만 해도 '이걸 만들어서 뭐 하지'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하지만 그걸 구현하지 않으면 머릿속에 계속 떠오르더라. 이럴 바에는 만들고 없애버리자 싶어서 오브제도 만들고 과정도 영상에 담아서 올렸다"
"사람들의 반응이 재밌더라. '이게 썩냐, 안 썩냐' '구워서 넣자' '이거 안 파느냐' 등… 나는 정말 단순한 호기심으로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으니 너무 감사하다. 내 혼잣말로 끝날 수 있는 것들인데 대화로 이어지는 거니까"
-아이디어와 관련한 고충은 어떤 방법으로 해결하나.
"그럴 때는 밖으로 나가서 산책하면 뇌를 운동시킨다. 걷다 보면 또 생각이 난다. 그때 떠오르는 것들을 메모장에 적고 다음 날이나 이튿날 만든다"
-전힘찬이라는 사람에 대해 말해달라.
"뻘짓 잘하는 사람. 내 본질에 대해 엄청 궁금하다. 나라는 사람은 뭘까. 올해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 이렇게 잘 될 줄 몰랐고, 이런 삶을 살 줄도 몰랐고, 이런 일에 흥미가 있는 사람인 줄도 몰랐다. 올해 말에 서서히 알게 된 거다. 내년이 더 궁금해진다. 나라는 사람의 수수께끼를 죽을 때까지 푼다고 생각한다"
"직장인들 보면 다 같이 어울려서 회식하고 웃고 떠들고 같은 고민을 하는 거지 않느냐. 그런 게 가끔 부럽기도 하다. '저 고민에 나도 섞이고 싶다' 이런 거. 근데 이제는 받아들였다. 나라는 사람은 이제 저기하고는 그렇게 많이 어울리는 사람은 아니구나'"
-꿋꿋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지키는 힘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주변 환경에 꺾였던 상황은 없었나.
"주변에서 친구나 가족이 꼴찌토마토를 보고 '누가사냐'고 했다. 처음에는 상처받았는데, 일단 이 일을 해내려고 마음을 먹었으니까 이성적인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 내가 실패 경험이 컸다면 '누가 알아보겠어' 하며 안 했을 거다. 근데 하다 보면 실패하는 것도 있다. 근데 절대 상처를 받거나 낙담하지 않는다. 더 잘 되는 데에 초점을 둬서 방법을 찾는다. 반응이 없어도 해보고 싶으면 해보는 게 맞다"
-그럼에도 나중에 다른 콘텐츠나 오브제를 제작할 때 그만의 고충도 생기지 않나 싶다.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재밌는 고충이다.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아는 사람들은 새로운 시도의 결과에 따른 고충도 행복한 고민이더라. 해결은 힘들지만, 잘 해결되어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 그만한 행복이 없는듯하다"
-향후 목표를 말해달라.
"재밌는 거를 계속하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좋아해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행복하고 건강하게 계속해서 즐기는 게 목표라고 할 수 있겠다. 직장인이라고 생각하고 9시간 정도만 일하려고 한다. 별 생각을 많이 안 하고 꾸준히 재밌게 오래 하는 게 목표인 것 같다"
-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헤로키의 장난을 잘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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