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욱 “민주당, 통합비대위 만들고 새로운 얼굴 모셔와야”[스팟+터뷰]

김윤나영·신주영 기자 2023. 12. 2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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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터뷰] “정치권 안팎에서 주목해 볼 만한 인물을 짧지만 깊이 있고 신속하게 인터뷰하는 코너입니다.”
민주당 ‘원칙과 상식’ 소속 이원욱 의원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원칙과 상식’ 소속 이원욱 의원은 21일 “이재명 대표의 간판으로는 총선을 치를 수 없다”며 “도덕적 공천시스템을 확보할 수 있는 통합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고, 당을 이끌 새로운 얼굴을 모셔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한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부정부패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치인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공천 심의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제3지대 신당에 대해 “굉장히 파괴력이 있다”며 “내년 1월 중순쯤 제3지대 실체가 드러나면 정치판이 굉장히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의원과 김종민·윤영찬·조응천 의원이 참여하는 ‘원칙과 상식’은 이 대표에게 통합 비대위 전환을 최후 통첩하면서 12월 중에 거취를 결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통합 비대위가 왜 필요한가.

“이 대표의 얼굴로는 총선을 치를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대표 체제에서 당의 도덕성이 붕괴했다.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에 연루된 의원들이 선출직 공직자 평가에서 적격 판정을 받는 것이 국민 시각에 맞나. 부정부패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치인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공천 심의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을 수밖에 없다.”

-이 대표 체제에서는 도덕성을 회복할 수 없나.

“공천관리위원장이 (부정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이 대표 공천 검증을 하면 딜레마에 빠질 것이다. 민주당이 도덕적으로 신뢰를 잃게 된 가장 큰 걸림돌은 결국 이 대표다. 도덕적 공천시스템을 확보할 수 있는 통합 비대위를 만들고, 새로운 얼굴을 모셔와야 한다.”

-통합 비대위가 공천 나눠 먹기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원칙과 상식’ 의원들은 통합 비대위만 구성된다면 험지에 출마하든 백의종군하든 당의 뜻에 완전히 따르겠다. 이 대표도 불출마하거나 험지에 가는 등 당을 위해 헌신하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도덕성 논란·사법 리스크가 있는 정치인들에게 공천 페널티를 줘야 한다고 보나.

“그렇다. 이해찬 대표 시절에도 성희롱에 연루된 의원들을 의혹만으로 불출마시켰다. 최소한 4년 전 21대 총선 때 기준을 지켰으면 한다. 검찰독재 프레임을 씌워서 당의 리스크를 줄이지 않는 것은 최소한 민주적 정당으로서 국민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않는 행위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이재명 대표의 회동을 어떻게 봤나.

“김 전 총리가 사진찍기용 만남에 이용당했다는 느낌이 든다. 이 대표가 변화와 혁신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김 전 총리가 통합, 안정, 혁신을 말했다면 이 대표는 강성 유튜버, 강성 지지층과 어떻게 단절할지에 대한 답을 가지고 왔어야 한다.”

-이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를 만날 것으로 보나.

“만나기 어려울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가 물러나고 통합 비대위를 구성하는 전제가 확인돼야 만나겠다고 했다.”

-110명 넘는 의원들이 이 전 대표 탈당 반대 연판장을 돌렸다.

“탈당 반대 연판장을 돌린 것은 조리돌림이다. 이 전 대표는 ‘나더러 나가라는 것이구나’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이 대표나 지도부 그 누구도 연판장 돌리기를 제지하지 않았다. 최소한 암묵적 지지를 보낸 것이다. 지도부는 이 전 대표가 나가봤자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낙연 신당을 비롯한 제3지대 전망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신당에 20% 가까운 지지가 나오고 있다. 굉장히 파괴력이 있다. 당 지도부의 현 상황 인식이 안일하다. 제3의 대안세력들이 ‘대한민국을 바꿔보겠다’고 나와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한다면 달라질 수 있다. 신당이 벤처이니까 무조건 잘된다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지형은 충분히 열려있다. 국민적 요구는 있는데 그 눈덩이가 커질 것인가는 제3지대에 뛰어든 사람들의 몫이다. 내년 1월 중순까지는 제3지대 실체가 드러나지 않겠나. 그때쯤 되면 정치판이 굉장히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이준석 전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함께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나.

“아직까진 그 가능성 별로 커 보이지 않는다. 이낙연 전 대표는 혐오와 분열을 어떻게 극복하고 공화주의라는 공동선을 어떻게 실현할지 고민하는 분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반페미니즘을 통해서 MZ세대 남성들을 끌어들이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위에 대한 혐오적 발언들을 쏟아냈다. 두 사람이 하나로 합치기에는 이준석 전 대표의 노선이 많이 수정돼야 할 것 같다.”

-민주당의 내년 총선 전망은.

“쉽지 않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토가 높은 만큼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민주당 지지율이 지금쯤 40%는 나와야 한다. 그런데 30% 초중반에 머무르는 이유는 민주당이 대안세력으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의 심판 대상은 윤 대통령뿐 아니라 민주당의 오만과 독선이 될 수도 있다. 대통령과 민주당이 혐오와 분열정치로 적대적 공생을 하고 있다. 이탈 민주당, 2030세대 중에 ‘이 대표가 있는 민주당은 못 찍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 대표가 사퇴하면 제3지대 필요성이 줄어드나.

“그렇다. 혐오정치 양극단의 끝엔 이 대표와 윤 대통령이 있다. 통합 비대위가 구성된다면 민주당의 도덕성 문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혁신할 길이 열린다. 이 전 대표가 딴 살림을 차릴 이유가 없어진다.”

-윤석열 정부가 검찰독재정권이라는 당 지도부의 규정에 동의하나.

“동의한다. 다만 민주 대 반민주 프레임보다는 공화주의 대 반공화주의라는 프레임 설정이 올바르다고 본다. 절차적 민주주의 통해 집권한 윤석열 대통령이 공화주의를 파괴하고 있기 때문이다. MZ 세대들은 민주당 지도부와는 달리 지금의 대한민국 문제를 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로 보지 않는다.”

-12월 중에 ‘원칙과 상식’의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향후 행보는 무엇인가.

“어떤 경우든 ‘원칙과 상식’ 4명이 공동 행동하기로 했다. 지쳐서 정치를 안 할 수도 있고 ‘살아남아서 22대 국회에서 다시 한번 싸우자’고 결의하고 지역에서 경선 준비를 할 수도 있다. 탈당해서 신당을 차리자고 할 수도 있고 선택지는 열려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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