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열풍' 내년에도 이어질까…"불확실성 해소 후 재반등"

박승희 기자 이기림 기자 공준호 기자 김정은 기자 문혜원 기자 2023. 12.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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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증시전망]⑤고금리·고물가에 전기차 시장 둔화…'IRA' 걸린 미 대선도 불확실성
금리 변수 해소되고 정책 리스크 해소되는 하반기 주목…반등 모멘텀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승희 이기림 공준호 김정은 문혜원 기자 = 올해 국내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이차전지(2차전지) 관련 종목이 최근 들어서는 맥을 못 추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줄고 2차전지 투자환경에 다양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주가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대부분 전문가는 2024년 연초엔 2차전지의 재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반기 들어서야 기회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며 '상저하고' 전망을 내놨다.

22일 <뉴스1>이 국내 주요 19개 증권사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내년 추천 업종을 조사한 결과 대신증권 1곳만 2차전지를 주요 추천 업종으로 꼽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센터장은 "리스크 요인이 있지만, 메탈·배터리 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 회복 탄력성, 완성차별 차별화 가속화 지점이 내년 2차전지 종목 업사이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부분 센터장들은 불확실성이 2차전지 기업 주가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리스크가 곳곳에 산재한 가운데 내년에는 실적 눈높이를 낮추고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연초 상승랠리를 기대하긴 어렵고, 위험 요인이 해소된 뒤 하반기 들어서야 재상승을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4년 2차전지는 전기차 수요 둔화와 미국 대선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불확실성, 수주 공백기, 낮아진 밸류에이션 매력도 등으로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도 "2차전지의 중장기 산업 전망은 긍정적이나 단기적으로는 수급 등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2차전지를 내년 추천 업종으로 꼽은 이경민 대신증권 센터장도 "산업의 성장세는 내년에도 이어지나, 그 기울기는 전년대비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장기 관점에서 매수 접근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완성차 브랜드의 전기차 전동화 전략 속도조절, 미국 대선 불확실성은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고, 수요 회복과 리튬 가격 반등이 확인되는 구간에서 단기적인 주가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고금리·고물가 지속에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최근 둔화된 흐름을 보여왔다. 초기 구매비용이 큰 전기차의 판매 구조가 대중화에 걸림돌로 작용했고, 보조금이 줄거나 전력비 등이 상승하는 추세도 시장 부진에 영향을 줬다. 내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당선될 경우 IRA 정책 수정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이에 완성차 업계도 전략 수정에 나선 상황이다. 포드는 전기차 개발과 투자에 120억달러를 쓰기로 한 계획을 연기하고 미시간에 추진해 왔던 배터리 공장 규모도 절반으로 축소했다. 제너럴모터스(GM)도 미시간 공장의 전기 픽업트럭 생산을 1년 연기하고 2024년 중반까지 40만대를 생산하겠단 계획을 폐기했다. 혼다와의 보급형 전기차 공동개발 계획도 취소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완성차 업체의 연간 판매 계획이 보수적으로 제시될 가능성이 높아 배터리 출하 기대치도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고, 미 공화당 대선 후보 결정 시점까지 북미 완성차 업체나 관련 배터리 공급선이 투자의사 결정을 최대한 미룰 가능성이 높다"며 "수요에 대한 불안감이 걷히고, 정치적인 이벤트가 종료된 뒤 재상승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정책의 힘이 약해진 상황에서 전기차 수요 둔화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전기차 산업이 캐즘(Chasm·신제품 보급 극초기 얼리어답터 수요로 급히 확대됐다가 관련 수요가 충족되며 정체되는 현상)에 빠졌다면, 충전거리를 추가 개선하는 등 새로운 혁신성으로 무장하거나 소비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가격으로 더 하락해야 하므로 전기차 수요 개선의 속도가 아직 더딜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2차전지 산업의 최대 리스크였던 금리 변수가 점진적인 해소 국면에 들어서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정책 불확실성까지 풀리면 반등 모멘텀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상반기를 거치며 전망치를 조정하면 현실화된 눈높이로 하반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차전지 기업 주가의 변수는 수요, 판가, 정책"이라며 "수요가 2025년부터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 수요 부진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약해질 것이고, 판가는 생산원가 감안 시 저점에 가까워졌다. 친환경 정책 동력 확보 및 관련 기업 지원을 위한 유리한 정책도 예상돼 긍정적"이라며 "2차전지 기업 주가는 펀더멘털 요인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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