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질리언스를 아시나요?[이제학의 힐링카페]
“저수지에 빠져 죽으려고 했는데 청둥오리 두 마리가 나를 살렸다.”
사촌 형의 오래전 얘기다. 그 형은 시골말로 사춘기에 부잡하게 컸다. 그래서 엄격하신 작은 아버지로부터 꾸지람을 크게 들었다. 홧김에 동네 저수지에 가서 빠져 죽으려고 했는데 엄동설한에 청둥오리 두 마리가 죽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순간 ‘아버지께 갖다 드리면 기뻐하시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걸 들고 가져와 살게 되었다는 것이다.
시계추가 좌로 갔다 우로 갔다 하면서도 중심을 잡는 것은 시계추를 붙잡고 있는 기둥이 있어서다. 젊은 시절 망나니짓을 하다가도 어른이 되어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면 결국 근본을 살피게 된다. 가정과 뿌리, 가정교육을 보게 되는 것이다. 가족의 무한한 사랑을 받고 자란 사람은 한순간 비뚤어져도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영어 단어 중 ‘리질리언스’(resilience)라는 말이 있다. 이는 (충격·부상 등에서의)회복력, 복원력, 탄력을 뜻한다. 가황 고무 등의 탄성체는 기계적인 에너지를 받으면 변형된다. 그 변형상태에서 급속히 회복할 때에 에너지를 외계에 방출한다. 이 방출되는 성질을 말하는데 충돌 탄성이라고도 불린다.
일반적으로 resilience라는 용어는 ‘다시 뛰어오른다(to jump back)’라는 뜻의 라틴어 리실리오(resilio)에서 비롯되었다. 이는 1973년 생태학자 홀링(C.S.Holling)이 발표한 ‘생태계의 리질리언스와 평형’에서 최초로 등장한 이론이다. 홀링은 리질리언스를 ‘변화나 교란을 흡수하는 생태계의 수용력’으로 정의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미국 사회 경제 시스템을 붕괴시켰다. 이를 계기로 생태학의 리질리언스가 사회학과 경제학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사회학자 및 생태학자들에게 두 분야는 융합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나아가 사회 시스템과 생태 시스템이 공존하는 통합적인 관점의 필요성이 제시됐다.
이후 최근에는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의 미래대응 전략 및 기업 등에서 활발하게 쓰이는 용어가 됐다. 이는 카트리나(2005년 8월 말 미국 남동부를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와 같은 자연재난, 2008년의 대규모 금융위기,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등과 같은 범인류적인 재난 발생이 그 배경이 됐다.
가공할 재난의 위험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크게 저하되고 있다. 피해의 원인을 단일 요소로 규정하기 어렵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이제 기존의 재난관리 대응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해결책으로 리질리언스가 더욱 각광 받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이상기온으로 이상한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그 주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는 결국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또한 감기에 걸려있다고 봐야 한다. 지구가 가지고 있는 회복탄력성을 근본적으로 무너뜨리는 한계 상황으로까지 가지 않을까 걱정된다.
현재 80억 인구, 조금 있으면 100억 인구가 지구에서 생활하게 된다. 어마어마한 숫자다. 결국 나부터 실천해야하는 것이 우선이다. 나 또한 이러한 활동의 일환으로 식당에서 밥 먹을 때 의례적으로 나오는 비닐에 들어 있는 물수건을 웬만하면 안 쓴다. 나비효과처럼 이러한 하나하나의 실천이 지구의 리질리언스를 돕는 길이다.
우리의 몸과 마음도 예전 모습으로 회복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아프고 지친 몸은 다시 건강하게 되돌리려 한다. 우울하고 피로한 마음 또한 다시 힐링 되게 되돌리려고 한다. 길이 막혔다면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미로에서 헤매느라 실마리를 찾지 못할 때는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의외로 색다른 발견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아기는 걸음마를 떼기 위해 수천 번을 넘어진다. 아기가 셀 수 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야 제대로 걸을 수 있다. 이처럼 어린 시절의 우리는 수없이 넘어지고 나서야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운다. 다시 일어서는 원동력, 오늘 여러분의 리질리언스 실천은 무엇인가요?
<사단법인 힐링산업협회장>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스경X이슈] 반성문 소용無, ‘3아웃’ 박상민도 집유인데 김호중은 실형··· ‘괘씸죄’ 통했다
- ‘마약투약·운반 의혹’ 김나정, 경찰에 고발당했다
- [전문] 홍석천 송재림 애도 “형 노릇 못해 미안해”
- [스경X이슈] “잔인하게 폭행” VS “허위 고소” 김병만, 전처와의 폭행 논란…이혼 후 재발한
- 한지민♥최정훈, 단풍 데이트 ‘딱’ 걸렸네…이제 대놓고 럽스타?
- 빈지노♥미초바 득남, 옥택연·로꼬·김나영 등 축하 물결
- [스경X이슈] 김광수가 되살린 불씨, 티아라·언니 효영에도 붙었다
- 최동석 ‘성폭행 혐의’ 불입건 종결···박지윤 “필요할 경우 직접 신고”
- [전문] 아이유, 악플러 180명 고소…“중학 동문도 있다”
- 홍현희, ♥제이쓴과 결혼하길 잘했네 “인생 완전 달라져” (백반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