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폐렴 동시에 덮쳤는데…마시는 타이레놀 5천원 '껑충', 영향은?
아세트아미노펜현탁액 1병, 5000원가량 올라… "환자 부담 미미"
대장암·백혈병 등 고액 항암제, 1월부터 건강보험 적용
내년 1월부터 해열제와 항생제의 보험약가가 인상된다. 어린이용 마시는 '타이레놀' 1병(500㎖) 가격은 9000원에서 1만4000원이 된다. 최근 독감 등 호흡기 감염이 유행하면서 부족해진 감기약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다. 소비자가 부담하는 액수는 크게 인상되지 않을 전망이다. 환자는 보험적용으로 실제 약값의 30%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이다.
또 다음 달부터 암·천식 등에 사용되는 다수의 치료제가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다. 연간 약 2900만원이 소요되는 대장암 치료제의 처방 비용은 146만원까지 내려간다. 암 등 중증질환을 앓는 환자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필수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지원하기 위해 해열제·소아 항생제의 보험약가를 내달 1일부터 인상한다고 22일 밝혔다. 해열제, 항생제는 코로나19 이후 독감 등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하면서 수급이 불안정해졌다. 제약사에게 약가를 보전해 공급량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가격이 인상되는 품목은 △삼아제약의 '세토펜현탁액'(성분: 아세트아미노펜) △한국존슨앤드존슨의 '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성분: 아세트아미노펜) △보령의 '보령메이액트세립'(성분: 세프디토렌피복실) △국제약품의 '디토렌세립'(성분: 세프디토렌피복실)이다.
세토펜현탁액은 1병(500㎖) 가격이 기존 85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오른다. 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 1병(500㎖) 가격도 9000원에서 1만4000원이 된다. 항생제인 보령메이액트세립(700원)과 디토렌세립(1850원) 가격은 소폭 인상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제약사가 판매할 수 있는 최대 가격이 8500원에서 1만3000원이 되는 것"이라면서도 "환자는 약값의 30%만 부담하고, 소비자가 1병(500㎖)을 사서 드시는 게 아니라 5·10·30㎖씩 처방받기 때문에 워낙 금액이 적어서 인상을 느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이들 의약품의 보험가격을 인상하는 조건으로 내년 12월까지 13개월간 월평균 사용량 수준을 고려한 수량을 공급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약사에 부여했다.
삼진제약의 '삼진디아제팜주'는 다음 달 1일 자로 퇴장방지 의약품에 등재된다. 삼진디아제팜주는 항불안제로 최근 원료비 급등으로 생산·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다. 퇴장방지 의약품에 등재되면 생산 또는 수입 원가 보전이 필요한 약제로 분류된다. 삼진디아제팜주의 1 앰풀 당 상한액은 200원에서 289원으로 인상된다.
복지부는 "보건 안보 차원에서 수급 불안정 약제는 최근 3~5년간 공급량, 사용량, 시중 재고량 변화 등을 면밀히 분석해 약가 조정이 필요하다면 추가 생산량에 비례해 신속히 인상 조치함으로써 환자 불편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액의 대장암·백혈병 치료제 등 4가지 신약이 다음 달 1일부터 건강보험 급여 목록에 등재된다. 한국오노의약품공업의 대장암 치료제 '비라토비'가 대표적이다. 연간 약 2900만원의 처방 비용은 내년부터 146만원까지 감소한다. 대신 이전에 치료받은 경험이 없고 'BRAF V600E'라는 특정 유전자 변이가 발현하는 환자에만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한국화이자의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보술리프'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지금까지 환자는 연간 2500만원을 부담해야 했으나 내년부터는 124만원만 내면 된다. 선행 치료가 듣지 않고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이라는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국BMS의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제포시아'의 연간 비용은 약 760만원에서 76만원이 된다. 기존 치료제가 듣지 않는 중등증·중증 성인 궤양성 대장염 환자를 치료하는 경우에만 보험이 적용된다.
코오롱제약의 '트림보우' 1년 비용은 약 56만원에서 16만8000원이 된다. 트림보우는 천식·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약이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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