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맨유, EPL 첫 슈퍼리그 반대 발표 "우리는 명확하다"

박대성 기자 2023. 12. 22.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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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먼저 '슈퍼리그 반대' 성명을 냈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프리미어리그 팀 중 가장 먼저 '슈퍼리그 반대' 성명을 냈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프리미어리그 팀 중 가장 먼저 '슈퍼리그 반대' 성명을 냈다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유럽 축구에 또 한번 파장이 일까. 슈퍼리그 재출범 가능성이 생겼다. 하지만 슈퍼리그 첫 출범에 합류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번엔 강하게 선을 그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2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의 입장은 변함없다. UEFA 대회에 참가하고 유럽 축구의 지속적인 발전을 원한다. UEFA와 프리미어리그 팀들과 긍정적인 협력에 전념하겠다”라고 발표했다.

유러피안 슈퍼리그는 2021년 여름 첫 출범을 알렸다. 레알 마드리드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과 미국 자본이 앞장서 축구계 시스템 변화를 발표했다.

UEFA와 FIFA 울타리에서 속박된 돈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취지였다. 매 라운드 챔피언스리그급 대진으로 축구 팬 시선을 사로 잡겠다는 의도였다. UEFA와 FIFA 주관 대회에 귀속된 현 상황에서 벗어난 리그 운영으로 천문학적인 중계권료 등 자체적인 수입 구조를 만들겠단 계획이었다.

자본이 몰리는 프리미어리그엔 크게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그 외 재정난으로 골머리를 앓는 리그 팀들에겐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도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를 제외하면 큰 부가 수입을 올리지 못하기에 많은 팀이 슈퍼리그 출범에 뛰어 들었다.

첫 출범 팀만 들어도 흥미로웠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아스널, 토트넘 홋스퍼, 리버풀이 참여하기로 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선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였고, 이탈리아 세리에A에선 유벤투스, AC밀란, 인터밀란이었다.

▲ 2021년 출범했던 슈퍼리그
▲ 2021년 출범했던 슈퍼리그
▲ 2021년 출범했던 슈퍼리그

미국 자본이 들어온 만큼, 메이저리그(MLB)와 같은 시스템으로 승강제를 없었다. 두둑한 자본에 자본이 더해져 최고의 경기만 라운드별로 배치하겠다는 의도였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과 완벽하게 다른 시스템이으로 강등 없이 유럽 최고의 팀 20개 팀이 모여 리그를 진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유럽 내에선 반발이 심했다. 각 리그 메이저 팀들이 빠지면 가장 심각하게 타격을 입는 UEFA가 FIFA와 함께 반대했다. UEFA와 FIFA는 슈퍼리그에 참가한다면 “UEFA 주관대회와 FIFA 주관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현지 팬들도 슈퍼리그는 축구 근본과 연고지 팀을 무시하는 거라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물론 슈퍼리그 참가에 반대표를 던진 팀도 있었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도르트문트와 프랑스 리그앙 파리 생제르맹은 슈퍼리그 참가 열풍에 탑승하지 않았다.

UEFA와 FIFA까지 반대에 슈퍼리그 참가시 철퇴 성명을 내자, 프리미어리그 팀을 포함한 팀들이 하나둘 슈퍼리그 철회를 알렸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유벤투스는 슈퍼리그 잔류를 선언했고 유럽사법재판소로 끌고가 법정 공방을 준비했다.

유럽사법재판소 판단은 ‘슈퍼리그 가능’이었다. 이들은 "투명하고 객관적이고 비차별적이고 비례적인 걸 보장해야 하는데 UEFA와 FIFA는 지배적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 클럽의 자의적인 성격을 고려해야 하며 자유를 제한하면 안 된다. 슈퍼리그 프로젝트가 무조건 승인되어야 한다는 건 의미는 아니다"라며 유럽축구연맹(UEFA)과 국제축구연맹(FIFA)이 각 구단에 슈퍼리그 참가를 금지하는 건 불법이라 판정했다.

▲ 2021년 슈퍼리그 출범이 발표되자 팬들을 포함한 모두가 격렬하게 반대했다
▲ 2021년 슈퍼리그 출범이 발표되자 팬들을 포함한 모두가 격렬하게 반대했다
▲ 2021년 슈퍼리그 출범이 발표되자 팬들을 포함한 모두가 격렬하게 반대했다

유럽사법재판소 판결에 영국 공영방송 ‘BBC’도 깜짝 놀랐다. 매체는 “UEFA와 FIFA에 큰 타격을 줬다. 유럽사법재판소는 상업권에 대한 규제는 반 경쟁적이라며 슈퍼리그 손을 들었다. 누구도 이렇게 강경한 판단을 내릴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판결 여파는 상당히 클 것”이라고 보도했다.

물론 당장 슈퍼리그 출범이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BBC'는 “유럽사법재판소 판결이 슈퍼리그 출범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2021년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슈퍼리그를 빠르게 빠져 나갔다. 프로젝트가 무산되는 와중에 많은 반발심이 생기기도 했다. 이런 점을 단기간에 해소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짚었다.

’BBC' 보도처럼, 프리미어리그에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가장 먼저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프리미어리그 사무국도 20개 팀을 대표해 “우리는 슈퍼리그 개념을 거부한다. 팬들은 축구에 매우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우리 팬들은 국내 축구와 유럽 축구의 연결 고리를 끊는 행동에 여러 차례 반대 의사를 표출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축구는 승격, 강등, 국내 리그, 컵 대회, 유럽대항전까지 매년 성적에 따라 주어지는 자격, 주말에 일어나는 매치업이 존재한다. 오랜 라이벌 의식과 경쟁을 통해 발전한다. 이런 점은 프리미어리그 헌장에 명시된 부분이다. 프리미어리그는 국내외 구단들의 상호 보완적인 균형을 보호하고 강화하는데 최선을 다한다. 이번 판결이 리그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고 알렸다.

프리메라리가에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유럽 축구는 슈퍼리그를 원하지 않는다.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를 제외한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도 마찬가지다. 유럽 축구와 국내 리그를 보호해야 한다. 매 시즌 각 리그들이 UEFA 유럽대항전 진출권을 위해 겨루는데 찬성한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 유럽사법재판소 판결 결과 '슈퍼리그 승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레알 소시에다드 등이 연달아 반대 성명을 냈다
▲ 유럽사법재판소 판결 결과 '슈퍼리그 승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레알 소시에다드 등이 연달아 반대 성명을 냈다
▲ 유럽사법재판소 판결 결과 '슈퍼리그 승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레알 소시에다드 등이 연달아 반대 성명을 냈다

레알 소시에다드도 “유럽 축구 가치를 위해 다른 구단들과 연대하겠다. 유럽클럽협회(ECA)와 유럽축구연맹(UEFA)가 함께하는 일을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다. 국내 리그에 대한 존중은 어떤 상황에도 잃을 수 없는 자산이다. 국내 리그와 시즌별로 소통할 수 있는 열린 축구를 선호한다”라고 말했다.

이후 많은 팀이 슈퍼리그 반대안에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슈퍼리그에 참여하지 않았던 바이에른 뮌헨은 “슈퍼리그는 유럽 축구 체계를 공격하는 것이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우리의 뿌리다. 이들은 약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강하게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이자 신념이다. 또한 우리는 UEFA 대회에도 전념하고 있다. 슈퍼리그의 문은 우리에겐 여전히 닫혀 있다는 걸 명확하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도르트문트도 “우리는 슈퍼리그에 참여하지 않는다. 이번 판결이 슈퍼리그 허용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고 반대했고, 레버쿠젠은 “대다수 클럽과 팬들은 UEFA 대회 외에 다른 대회를 원하지 않는다. 축구 생태계는 FIFA, UEFA 등으로 구성된 현재 시스템으로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 기존 시스템을 개선하는 방향이 옳다”라고 끄덕였다.

라이프치히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유럽사법재판소 판결을 봤다. 하지만 유럽 축구의 기본 틀은 UEFA 산하에 있어야 한다. 유럽 클럽간 긴밀한 소통을 통해 확립될 수 있는 가치다. 유럽 클럽의 기초는 지역 리그다.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 기본 기준을 벗어난 경쟁은 유럽 축구를 파괴한다. 우리는 슈퍼리그에 반대한다”라고 발표했다.

▲ 이탈리아에선 AS로마, 인터밀란 등이 반대 성명을 냈다
▲ 이탈리아에선 AS로마, 인터밀란 등이 반대 성명을 냈다

이탈리아 세리에A 팀도 같은 의견이었다. AS로마는 “슈퍼리그를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라고 알렸고, 인터밀란은 “유럽 축구 미래는 ECA 소속 팀들 협력, UEFA와 FIFA의 파트너십을 통해서만 보장된다. 기본적인 가치를 지키기 위해 다른 유럽 팀과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라고 답했다.

UEFA와 FIFA 패소가 확정된 날, 스페인 매체 ‘문도데포르티보’는 “PSV 에인트호번, 페예노르트, 벤피카, 포르투, 츠르베나 즈베즈다, 안더레흐트가 슈퍼리그에 합류하려고 한다”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페예노르트는 “일부 보도처럼 슈퍼리그 창설에 관한 약속을 하지 않았다. 관계자들과 논의한 적도 없다. 우리는 슈퍼리그 출범이 국내 리그에 좋은 영향을 끼칠지 의구심을 품고 있다. 앞으로도 ECA를 통해 유럽 축구 미래, 발전, 네덜란드 축구 입지 강화를 위해 고민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파리 생제르맹은 “슈퍼리그에 대한 어떤 계획도 거부한다. 슈퍼리그 출범 초반부터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우리는 유럽 스포츠 모델과 원칙, 경쟁과 포용의 가치를 지지한다. 축구의 핵심인 팬, 선수들과 함께 협력하고 있다”라고 강경한 반응이었다.

슈퍼리그에 패소한 UEFA는 “우리는 유럽 축구 체계를 수호해 현대 사회에 봉사하려는 의지가 확고하다. 각국 협회, 리그, 클럽, 팬, 선수, 코치, EU 기관, 정부 및 파트너들과 유럽식 스포츠 모델을 발전하고 만들어 나갈 것이다. 유럽 축구 체계가 ‘탈퇴’라는 위협에 직면한다면, 유럽의 법과 각국의 법들이 보호장치로 지켜줄 거라고 믿는다”고 발표했다.

▲ 슈퍼리그를 만든 레알 마드리드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은 "결과에 만족한다"라며 슈퍼리그 재출범 의지를 보였다
▲ 슈퍼리그를 만든 레알 마드리드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은 "결과에 만족한다"라며 슈퍼리그 재출범 의지를 보였다
▲ 슈퍼리그를 만든 레알 마드리드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은 "결과에 만족한다"라며 슈퍼리그 재출범 의지를 보였다

반면 슈퍼리그 출범에 앞장선 레알 마드리드는 “유럽사법재판소 판결에 매우 만족한다. 유럽 축구는 결코 독점이 아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오늘부터 구단들은 운명의 주인이 될 것이다. 스포츠 현대화와 전 세계 팬 시선을 모을 대회를 제안하고 홍보할 권리를 인정 받았다. 우리는 축구의 이익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70년 전 유러피언컵 창설로 축구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 이제 유럽 축구에 절실하게 필요한 새로운 추진력을 제공할 차례다. 국내 대회와 완전히 호환되는 현대적인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옹호할 것이다. 유럽 축구가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축구 역사와 스포츠에 있어 중요한 날”이라고 주장했다.

바르셀로나도 "유럽사법재판소 판결에 만족한다. 슈퍼리그는 새로운 엘리트 대회의 길이다. 우리는 1899년에 창단된 이후 항상 축구계를 선도하는 구단이었다. 모두가 참여하는 다양한 대회에서 전문화된 구조를 위해 노력했다. 유럽 축구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선 슈퍼리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일정 팀에 과부하, 과도한 경기 수 문제점을 해결하고 재정적 페어플레이(FFP)를 규제하며 선수와 팬 중심 경쟁 시스템을 원했다. 국내 대회의 기능과 지속가능성을 존중하며 능력주의를 추진한다"라며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슈퍼리그를 지지 입장을 보였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슈퍼리그는 2021년 첫 주장과 달리 승강제를 도입한다. UEFA 챔피언스리그-유로파리그-유로파컨퍼런스리그처럼 단계별 디비전을 구축할 예정이다. 총 80개 팀 참가를 목표로 하고 있고 모든 축구 팬에게 무료 중계를 보장할 방침이다.

아직 슈퍼리그에서 탈퇴하지 않은 유벤투스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이탈리아축구협회는 “스포츠의 일반적인 원칙을 지키고 국제 일정을 존중한다. 국내 리그를 보호하겠단 의사를 또 한 번 밝힌다. 유럽사법재판소 판결에 대해선, UEFA와 FIFA 회원으로서 일반 원칙을 지키고 자국 리그를 보호하겠단 입장이다. 국내법과 국제법을 준수하며 이탈리아 축구의 최선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 슈퍼리그는 이런 원칙에 위배되는 프로젝트”라며 반대 성명을 냈다.

▲ 레알 마드리드와 슈퍼리그에 함께있는 바르셀로나도 "새로운 능력주의 시스템을 해야 한다"라며 슈퍼리그 출범 의지를 보였다
▲ 레알 마드리드와 슈퍼리그에 함께있는 바르셀로나도 "새로운 능력주의 시스템을 해야 한다"라며 슈퍼리그 출범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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