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토종벌 보존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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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수천년 동안 함께해온 토종벌(한봉)은 최근 이상기후와 질병으로 인해 위기에 직면했다.
최근 농촌진흥청과 학계의 연구를 통해 질병 저항성 품종이 개발되고 우리나라 한봉의 유전자 정보를 밝히는 등, 한봉의 복원과 보존을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2015년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 한봉의 전체 유전자 게놈에 대한 정보가 인천대학교 꿀벌연구팀에 의해서 학문적으로 발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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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수천년 동안 함께해온 토종벌(한봉)은 최근 이상기후와 질병으로 인해 위기에 직면했다. 앞서 2009년 낭충봉아부패병으로 토종벌 사육군수의 98%가 줄어드는 막대한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최근 농촌진흥청과 학계의 연구를 통해 질병 저항성 품종이 개발되고 우리나라 한봉의 유전자 정보를 밝히는 등, 한봉의 복원과 보존을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한봉을 보존하고 건강한 한봉을 키워내기 위해 궁극적인 연구 목표와 방법을 개선할 때다.
우선 토종벌의 위치를 바로잡는 일이 급선무다. 토종벌 형질에 대한 유전자 분석과 우리나라에서 한봉 유전자의 다양성에 대한 연구가 절실하다. 2015년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 한봉의 전체 유전자 게놈에 대한 정보가 인천대학교 꿀벌연구팀에 의해서 학문적으로 발표된 바 있다. 또한 2018년에는 ‘한국토종벌’이라는 독자적인 학명으로 우리나라에 있는 토종벌을 명명하게 되었으나, 아직 이러한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폭넓게 자리 잡지 못한 것은 아쉬운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 한봉 자원을 수집해서 유전자 분석을 한 결과, 검사 샘플 중에서 동남아시아에 있는 아시아 동양벌의 유전자가 개체 중 거의 50%가 섞여 잡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현상은 한봉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적신호다. 나아가 한봉으로 생산한 꿀과 화분이 토종가축에 의한 축산물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최근 한국한봉협회가 주관이 돼 꿀벌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인천대 매개곤충자원융복합연구센터와 상호협약을 맺고 한봉의 보존과 한봉 축산물인 토종꿀의 브랜드화에 나선 건 주목할 만하다.
전체 유전자 게놈 분석을 통해 다양한 형질을 가진 한봉 계통을 만들어가는 것은 시대적인 과제다. 한우가 여러가지 계통을 지역적으로 생산하고, 그것으로 한우농가에 혜택과 자부심을 주는 것과 비슷하다. 한봉의 계통을 정립하고 다양한 형질을 가진 한봉이 법적 보호를 받는 시대가 빨리 와야 한다. 그래야만 수천년간 이어온 한봉농가의 시름이 덜어지고, 우리나라 산천의 풍요로운 생태계를 유지했던 한봉의 가치가 재발견될 수 있다.
환경 적응력과 질병 저항성이 우수한 품종, 양봉산물의 생산력이 우수한 품종 등에 대한 정확한 유전적 분석을 통한 품종 개량과 보존의 노력이 선행되면, 한봉으로 생산한 토종꿀 등 축산 양봉산물이 국내외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마누카꿀보다 더 품질이 좋은 토종꿀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권형욱 국립인천대 매개곤충자원융복합연구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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