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파일럿 결함’ 테슬라, 실제 사고 비율도 1위
지난 1년간 미국에서 테슬라 차량의 교통사고 비율이 가장 높았다는 통계가 나왔다. 순위가 낮을수록 사고가 적다는 것인데 현대차는 11위, 기아는 14위를 기록했다. 최근 자동차 업계 안팎에선 테슬라가 ‘베타(시험용)’라는 이름이 붙은 자율 주행 장치를 옵션으로 판매하며 운전자를 테스트 도구로 이용한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는데, 실제 사고도 그만큼 많았다는 걸 밝히는 수치가 나온 셈이다. 이는 최근 테슬라가 자율 주행 보조 장치인 오토 파일럿 결함으로 203만대 리콜 명령을 받은 것과 맞물리며 자율 주행차 안전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20일(현지 시각) 보험 비교 플랫폼 퀴트위저드를 운영하는 렌딩트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데이터를 분석해 차주 1000명당 사고 발생 건수를 업체별로 발표했다. 차량이 아닌 운전자 기준 통계를 발표한 건 사고 발생엔 운전자 실수 같은 변수도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야 한다는 취지다.
테슬라가 1000명당 23.54건의 사고가 발생해 1위를 차지했고 이어 램(22.76건), 스바루(20.90건), 마쓰다(18.55건), 렉서스(18.35건), 폴크스바겐(18.17건) 등 순이었다. 도요타는 17.18건으로 8위였고 현대차(16.43건)는 11위, 기아(15.69건)는 14위였다.
전문가들은 교통사고 발생에 운전자 실수 등 변수가 있을 수 있는 건 맞지만, 자율 주행 관련 장치가 오히려 운전자를 부주의하게 만든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 미국에선 테슬라가 판매하는 ‘완전 자율 주행(FSD·Full Self Driving)’ 옵션 등을 믿고 운전대에서 아예 손을 떼거나 전방 주시를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름과 달리 완전 자율 주행을 구현하는 건 아니어서 사고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테슬라와 탑승자 간 소송을 벌이는 경우도 늘고 있다. CNBC는 “FSD는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소프트웨어”라며 “이를 산 이들은 테스트 대상이 된 것”이라고 했다.
이번 통계가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테슬라 자율 주행 보조 장치인 오토 파일럿의 안전성을 문제 삼아 차량 203만대에 리콜 명령을 내린 직후 발표된 것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미국 내 안전 강화 여론이 불거지며 정부가 자율 주행에 대한 안전 기준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기술을 전문 연구하는 뉴욕 카조도 법학대학원의 매슈 완슬리 교수는 “테슬라 자율 주행 장치가 교차로 충돌 사고의 주범”이라며 “교차 교통이 이뤄지는 도로에서는 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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