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병원 16곳 중 15곳이 수도권…韓 구조개혁 없인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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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 김기홍 부산대 명예교수는 2004년 '서희, 협상을 말하다'를 저술했다.
그는 한국의 통상협상과 전략을 연구했고 미국에서 응용게임이론과 정보경제학을 전공했다.
왜 그랬을까? 전략과 협상의 세계란, 결국 '일이 되게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중 상위 16개 우수 병원을 꼽아 보니 12개가 서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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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홍 경제학자 한국소멸 연구
- 생색용 그친 정부 정책 비판도
경제학자 김기홍 부산대 명예교수는 2004년 ‘서희, 협상을 말하다’를 저술했다. 그는 한국의 통상협상과 전략을 연구했고 미국에서 응용게임이론과 정보경제학을 전공했다. 고려 시대 탁월한 협상가·전략가 서희가 김 명예교수의 책에서 생생히 되살아나 침략자인 거란과 담판을 펼친다. 요즘 인기 높은 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을 접할 때면, 김 명예교수의 다른 여러 저서 가운데 이 책이 떠올랐다. 왜 그랬을까? 전략과 협상의 세계란, 결국 ‘일이 되게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김 명예교수가 ‘대한민국 소멸보고서’를 냈다. 저자는 230쪽짜리 간명한 책 ‘대한민국 소멸보고서’를 활기차고 생생하고 절실하게 끌고 가다가 선명하게 대책을 제안한다. 여기서도 ‘일이 되게 하겠다’는 경제학자의 면모를 드러낸다. 고향이 부산인 그는 1975년 부산고를 졸업했다. 그 뒤 서울대로 진학하면서 부산을 떠났다. 이 책에서 김 명예교수가 말한 ‘서울 생활 20년’이 시작됐다. 산업연구원(KIET)에서 활동하다 2003년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로 그는 부임한다. ‘부산 생활 20년’이 그렇게 이어졌다.
지금은 경남 함양군에 거처를 두고, 부산과 함양을 오가며 활동한다. 치열한 학자인 그의 눈에 이번에는 농촌 지역 함양의 현실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이 책에는 부산·함양·서울의 현실이 반영됐다. 키워드는 ‘지방소멸’ 아니 ‘대한민국 소멸’이다.
김 명예교수는 책에서 여러 가지 자료·지표를 활용한다. 동시에 저널리스트를 방불케 하는 활력 있고 절실한 느낌의 글쓰기를 보여준다. 인구 감소-수도권 초집중-지방 소멸-대한민국 소멸로 이어지는 증상·데이터는 하도 많아 이 기사에서 상세히 인용하지는 않아도 될 듯하다.
그래도 책 속에 나온 한 가지 데이터는 짚고 싶다. 미국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가 2020년 내놓은 ‘세계 최고 병원’이다. 전체 2200개 병원이 이 리스트에 뽑혔는데, 한국은 132곳이 우수 병원으로 선정됐다. 그중 상위 16개 우수 병원을 꼽아 보니 12개가 서울에 있다. 충남대병원(대전)을 빼면 15개가 모두 서울·경기, 다시 말해 수도권에 있다.
저자는 현재 한국의 관련 정책을 비판한다. 책임을 개별 자자체에 떠넘기고, ‘우리도 뭔가는 하고 있다’는 생색용 시책에 갇혔으며, 한국의 구조 자체를 개혁하지 않으면 실효를 낼 수 없는 현실에 눈을 감는다고 지적한다. 대책의 핵심은 ‘대하방정책’이다. 기업·대학·지자체·정부가 함께하는 정책패키지인 점이 여기서 가장 중요하다. 지역 이전을 포함한 지방 소멸 대응책이 따로 놀아선 효과가 없고 정부·지자체·대학·기업이 패키지로 움직이고 호응해야 한다. 지방 소멸은 대한민국 소멸을 뜻한다는 냉엄한 현실에 관한 폭넓은 공감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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