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입출식 통장 이자가 年 7%?… 알고보니 50만원까지만
올해 취업한 사회 초년생 전모(27)씨는 최근 재테크에 관심이 생겨 은행 예금과 적금을 부랴부랴 알아보다가 당황했다. 금융권에 다니는 친구가 “작년엔 연 5%가 넘는 이자를 주는 고금리 상품도 많았지만 요즘 이율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고 했는데, 전씨가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니 친구 말과 달리 연 5% 이상의 이자를 주는 상품이 많았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친구는 연 5% 이자를 주는 예금을 말한 것인데 전씨가 찾아본 것은 적금이었다. 전씨는 “연 5% 적금이라도 후다닥 가입하려고 했는데, 이자를 비교해보니 오히려 표면적으로 제시한 이자가 낮은 예금이 실질적으로는 이득이었다”며 “친구에게 물어보지 않았으면 손해를 볼 뻔했다”고 했다. 전씨와 같은 사회 초년생이나 재테크 초보자가 쉽게 혼동할 수 있는 ‘금리 지식’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연 4% 예금 대 연 5% 적금
먼저 은행의 정기예금과 정기적금은 단순히 표면에 적힌 금리만을 비교해서는 안 된다. 정기예금은 한 번에 돈을 납입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고 만기일에 원금과 이자를 받는 상품이다. 정기적금도 만기일에 원금과 이자를 받지만, 매월 일정 금액을 납부하는 방식이다. 보통 목돈을 한꺼번에 맡기고 싶을 때는 정기예금을, 매월 차곡차곡 돈을 모으고 싶다면 적금에 가입한다.
문제는 ‘연 %’로 적용되는 이자의 경우, 적금 상품은 첫 달 납입분에만 적용된다는 것이다. 1년 만기 정기예금은 첫 달에 목돈을 한꺼번에 넣기 때문에 1년 만기 기준으로 첫 달 납입분에 대해 12개월 치 이자를 전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적금은 첫 달에 넣은 돈에만 12개월 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둘째 달부터는 연 이율이 전부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넣은 기간만큼의 이자만 붙게 된다. 예컨대, 연 5% 적금 상품이라면, 2개월 차에 넣은 돈은 5%의 12분의 11의 이자만 붙게 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연 5% 적금의 1년 이자는 연 2.5% 정기예금의 1년 이자와 같게 된다.
그래서 연 5% 적금과 연 4% 예금을 비교하면, 언뜻 연 5% 이자를 준다니 적금에 가입하는 것이 이득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받는 이자는 연 4% 예금이 더 높다.
1200만원을 1년 동안 연 4% 정기예금에 넣는 경우, 세후 수령액은 1240만6080원이다. 세전 이자 48만원에 7만원가량의 이자소득세를 제외한 금액이다. 한편, 월 100만원씩 12개월 동안 연 5% 적금에 저축하는 경우, 세후 수령액은 1227만4950원이다. 세전 이자 32만5000원에 약 5만원의 이자소득세를 제한 금액이다. 세후 수령액을 비교해보면, 연 5% 적금 상품이 연 4% 예금 상품보다 13만1130원 적다.
◇우대금리 조건도 확인해야
금리를 높게 주는 고금리 상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가입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보통 최고 금리가 높게 책정된 경우,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친구 추천, 온라인 마케팅 동의, 앱 설치 등 금융사마다의 다양한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생각보다 적은 기본 금리만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고금리를 내세운 파킹통장(수시 입출식 통장)이 속속 출시되고 있는데, 최고 금리 적용 금액이 일부 금액에 한정되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꼼꼼하게 따져보고 가입해야 한다. OK저축은행은 연 7% 금리의 ‘OK짠테크통장’을 출시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하지만, 연 7%의 금리가 적용되는 금액은 50만원이다. 50만원 초과분에는 연 3.5% 금리를 적용한다.
즉, 50만원을 1년 동안 저축했을 경우 세후 약 3만원 수준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것이라 막상 손에 쥐는 돈은 크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광주은행의 ‘365파킹통장’은 최고 연 3.5%의 금리를 1000만원 한도로, 애큐온저축은행의 플러스자유예금은 최고 연 4.1%의 금리를 2000만원 한도로 제공한다.
간혹 ‘15개월 6%’라고 홍보하는 눈속임 상품도 주의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6%는 연 이율이 아니라, 15개월 수익률을 뜻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이를 1년으로 환산하면 연 4.8%의 이율을 주는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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