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이럴땐 어떻게?] 친구에게 잘 퍼주는 만5세… 제대로 사귀는 법 알려줘야
Q. 만 5세 아이를 키웁니다. 가방에 아이가 좋아하는 열쇠고리나 인형을 달아주는데, 간혹 친구들이 “이거 예쁘다. 내가 가져도 돼?” 하면 다 주고 옵니다. 자기한테도 소중한 물건이지만 물건을 줘야 친구를 사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A. 초등학교 입학 전후 아동은 단순히 놀이를 함께하거나 좋아하는 놀이가 같아서 어울리던 또래 관계에서 발전해 친구 관계의 독특성을 이해하게 됩니다. ‘나를 좋아하는 누군가’로 인식하는 것이죠. 서로 친구가 되길 원하며 좀 더 밀접한 관계를 바라게 됩니다.
하지만 어른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어른의 우정은 시간이 지나고 때때로 갈등이 있어도 지속할 수 있지만, 만 5세 유아와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의 친구 관계는 즐거운 활동을 토대로 이뤄집니다. 때로는 친구에게 경쟁심을 갖기도 하고, 친구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갈등이 생겼을 때 자기 의사 표현을 할 수 있고, 자신에게 유익하면서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즉 사회적 문제 해결 능력이 친구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도 효과적으로 작용합니다.
아이가 자기에게 소중한 물건을 줘야 친구를 사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물건을 달라는 요청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 이야기를 나눠 보기를 제안합니다. 안 된다고 말하면 친구와 사이가 멀어질까 하는 두려움 때문인지 아닌지, 대화를 통해 파악하세요. 친구란 원하는 물건을 줘야만 하는 관계가 아니라는 점도 알려주세요.
갈등이 있을 때 잘 협상하는 것은 친구를 사귀는 데 도움을 줍니다. 유아 자신의 권리나 욕구,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기(“이 인형은 내가 좋아해서 줄 수가 없어”), 상대방의 감정을 인식하고 인정해주기(“너도 이 인형이 예쁘다고 생각했구나”), 비합리적 요구에 맞서기(“내가 인형을 주지 않는다고 함께 놀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은 좋지 않아”) 등 방법을 이야기해보세요.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인형이나 역할극, 친구 관계를 다룬 그림책을 보면 유아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윤선 배화여대 아동보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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