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문법 모른다’는 한동훈… 與, 친윤-중진 물갈이 폭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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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문법 파괴'를 앞세운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21일 국민의힘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등장하면서 내년 총선을 앞둔 여권 지형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검사 시절 윤석열 사단의 핵심이었던 한 전 장관이 여의도 방식의 정치에 거부감을 표명하며 당권을 접수하자 총선 공천 과정에서 대대적 인적 쇄신과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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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험없는 韓, 중진과 접점 없어… 韓 “공공선 의미선 20여년째 정치”
與 “강제 수준 혁신 진행할 권한 쥐어”… 수도권-청년 중심 비대위 구성할 듯
국민의힘 “韓 비대위장 공식 추대”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왼쪽에서 두 번째)이 21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을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공식 추대한다고 밝혔다. 한 전 장관은 이를 수락해 이날 오후 장관직 사의를 표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여 재가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여당 내 친윤(친윤석열) 핵심 그룹이 한 전 장관의 비대위원장 추대를 주도했지만 여의도 정치 경험이 없는 한 전 장관은 당내 친윤계, 중진 의원들과 큰 접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 험지 출마나 불출마 등 압박을 받아 오며 인적 쇄신 대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친윤계와 중진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여권 핵심 관계자가 전했다.
● “간 보면 국민들이 지루해할 것”
한 전 장관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례적으로 빨리 비대위원장을 수락한 데 대해 “‘여의도 문법’처럼 삼고초려 장면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결심했으니 간 볼 이유가 없었다. 그러면 보시는 국민들이 지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달 전엔 “여의도에서 300명만 공유하는 문법은 여의도 사투리다. 나는 5000만 명이 쓰는 문법을 쓰겠다”고 말했다.
여의도 문법을 탈피하겠다는 일성(一聲)은 한 전 장관이 26일 전국상임위원회 의결을 통해 비대위원장에 취임하면 여권에서 실질적인 변화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당의 변화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 전 국민 눈높이에 맞는 물갈이를 어떻게 이뤄낼지가 한 전 장관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쇄신의 칼날은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겨눴던 영남 중진과 친윤 진영으로 다시 향할 가능성이 있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의중을 책임 있게 집행할 위상을 갖고 있기 때문에 ‘권고’ 수준이 아닌 ‘강제’ 수준으로 혁신을 진행할 권한을 쥔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전 장관은 지난해 법무부 장관 지명 전 윤 대통령의 소개로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을 만났다. 이때가 사실상 친윤 그룹과의 첫 만남이었다. 그 정도로 친윤계와 접점이 없었다는 것. 당 관계자는 “당에 들어온 한 전 장관이 친윤 그룹과 한 몸처럼 움직이면 본인도 윤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임을 잘 알 것”이라고 했다.
● “수도권·중도·청년·여성 중심 비대위”
한 전 장관은 “정치 경험이 없다”는 일각의 우려와 비판에 대해 이날 “공공선 추구라는 큰 의미의 정치는 벌써 20여 년째 하고 있다. 그 마음 그대로 현실 정치에 들어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식 있는 동료 시민과 함께 미래를 위한 길을 만들고 같이 가겠다”고도 했다.
한 전 장관은 주요 당직 및 12명까지 임명할 수 있는 비대위원 인선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장관은 이날 “국민을 위해 열정적으로 헌신할 수 있는 실력 있는 분을 모실 것”이라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비대위의 무게감을 잡아줄 중진 한두 명과 최근 영입된 인사, 당의 취약층인 2030 청년 및 여성, 수도권 외연 확장과 중도층을 대변할 인물들 중심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 전 장관은 당내 통합에 대해 “국민의힘은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정당이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수록 강해진다”며 “다양한 목소리를 잘 듣고 결과적으로 하나의 목소리를 내면서 이겨야 할 때 이기는 정당으로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한 전 장관은 이준석 전 대표를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당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과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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