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들, 뉴욕·런던·홍콩서도 쇼핑 줄여

송혜진 기자 2023. 12. 2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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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보석·의류 소비 크게 감소… 글로벌 명품업체 실적도 하락세

중국인 관광객 수가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되거나 더 늘어나도, 이들이 관광지에서 쇼핑하면서 쓰는 돈은 예전처럼 급격하게 늘어나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의 다른 도시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지난 17일(현지 시각) 영국 명품 백화점 하비니콜스가 지난달 홍콩 센트럴 랜드마크몰 매장을 철수한다고 발표한 것을 거론하면서, “홍콩을 찾는 중국 관광객은 더 이상 코로나 팬데믹 이전처럼 쇼핑에 열을 올리지 않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관광 명소를 찾아다니면서 셀카를 찍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올해 홍콩 소매관리협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의 지출은 3년 전보다 전반적으로 줄었고, 이 중에서도 특히 전자제품·시계·보석·의류 부문에서 소비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여행 패턴이 과거와 달라진 가장 큰 이유로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유행이 꼽혔다. MZ세대 관광객들은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SNS 플랫폼 ‘샤오훙수(小紅書·작은 붉은 책이란 뜻)’를 통해 중국 관광객들이 여행 장소를 찾고 사진 찍을 장소를 물색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인기 여행지가 바뀌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WSJ는 “중국에서도 원하는 건 뭐든 온라인으로 살 수 있기 때문에 홍콩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이제 해변에서 사진을 찍은 뒤 도심으로 산책하러 가는 식의 여행을 더 원한다”고도 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일본 도쿄, 홍콩과 태국, 베트남 같은 주요 관광지에서 예전보다 면세점·백화점 쇼핑은 상대적으로 적게 하다 보니 글로벌 명품 업체들의 실적은 최근 계속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로더는 지난달 1일 내년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5~7%에서 -2%로 하향 조정했다. 또 다른 명품 화장품 업체 시세이도 역시 중국 관광객 소매 부문 소비가 둔화되고 있는 것을 이유로 지난달 실적 전망치를 36%나 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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