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남을 깎아내리지 말고 스스로 키우자
내년 4월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가 11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인천은 물론 전국 정치권이 벌써부터 들썩인다. 총선에 출마하려는 후보자들이 지역 곳곳에서 자신을 홍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자신의 출생지, 학력, 경력, 그리고 정치활동 사항은 물론 인맥까지 자랑하며 지지를 호소한다. 선거가 유권자들의 축제라는 말이 맞는 듯하다.
물론 지금은 선거 초반이기에 이 같은 자신의 장점 등을 부각시키는 ‘포지티브(Positive) 선거 전략’이 주를 이룬다. 후보자 자신의 공약이나 비전을 제시하는 데 집중한다. 누가 봐도 이는 아주 바람직한 선거 전략이다.
하지만 이 같은 포지티브 선거 전략은 그다지 오래가지 않는다. 각자 정당의 경선이 시작하면 곧바로 상대 후보의 약점을 들추고 헐뜯는 ‘네거티브(Negative) 선거 전략’이 튀어나온다. 목적은 바로 상대 후보의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역 곳곳엔 상대 후보 및 정당을 비방하는 자극적인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리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비방 게시물이 넘쳐 난다.
왜 정치인들은 이처럼 포지티브보다 네거티브 전략을 더 많이 쓸까. 이유는 바로 그들의 착각에 있다. 상대 후보의 지지율을 떨어뜨리면 자신의 지지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착각. 하지만 현실에서는 절대 자신의 지지율은 높아지지 않는다.
특히 선거처럼 수많은 후보자 중 1명만 당선되는 시스템에서는 더욱 그렇다. 물론 선거 같은 경쟁을 해야 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상대방의 능력 등을 검증해야 하는 절차가 필요하긴 하다. 그 검증 절차까지만 밟아야지 자칫 과도해지면 곧바로 네거티브로 바뀔 수 있다.
대부분의 후보는 자신보다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높다고 생각하는 후보들을 대상으로 네거티브 선거 전략을 펼친다. 하지만 결국엔 상대 정당이나 후보의 지지율을 낮출 순 있으나 자신의 지지율이 올라가진 않는다. 이 때문에 가끔 제3의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하기도 한다. 즉, 네거티브를 잘해도 결코 자신이 당선된다는 보장이 없는 셈이다.
이 같은 ‘누가 더 나은가’를 살펴보는 선거가 아니라 ‘누가 덜 나쁜가’를 살펴보는 선거는 결국 유권자들이 정치에서 마음을 돌리게 한다. 여야 모두 네거티브로 진흙탕 선거 운동을 펼치면 그 누가 좋아하겠는가. 정치라는 단어만 들어도 질색하는 유권자들은 수없이 많다. 최근 여론조사 등에서 여야 모두 지지하지 않는 부동층이 무려 30% 선에 육박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모든 후보가 이건 꼭 알았으면 한다. 남의 표를 깎아내린다고 내 몸에 깎아진 만큼의 표가 붙지는 않는다는 사실. 남의 표를 깎아내릴 시간에 유권자들에게 조금 더 진정성 있게 다가서는 것이 현명한 선택임을.
이민우 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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