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족, 시간 아끼려 회사 근처 집 구해
경기 용인에서 서울 강북의 직장까지 출퇴근하는 데 3시간이 걸렸던 고모(29)씨는 최근 버스나 지하철로 회사까지 25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의 원룸으로 이사했다. 그는 “이제야 인간다운 삶이 가능해졌다”면서 “대출을 받아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을 산 셈”이라고 했다.
가족과 함께 살지 않거나, 자녀 학군 등을 따질 필요가 없는 1인 가구는 다인 가구보다 회사와 가까운 곳에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 통근자의 집과 회사 간의 거리가 다인 가구보다 짧았다. 다인 가구는 매일 통근하는 데 평균 18.6km를 이동했지만, 1인 가구의 왕복 통근 거리는 평균 17.3km였다. 특히 20대 이하 1인 가구의 통근 거리가 15.2km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짧았다. 통계청은 “연령이 낮을수록 1인 가구와 다인 가구의 통근 시간 차이가 크다”며 “젊을수록 직장과 가까운 곳을 주거지로 선호하는 것”이라고 했다.
본지 취재에 응한 1인 가구 직장인들은 “‘지옥철(지옥+지하철)’을 매일 아침 감당하기보다는 돈을 더 주고라도 회사 가까운 곳에 사는 게 낫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중견기업을 다니는 이모(31)씨는 “도심 근처의 높은 월세를 부담하느냐, 매일 아침 출퇴근에 들어가는 고통 비용을 치르느냐의 차이”라고 했다.
한편 1인 가구의 근무지 체류 시간은 평균 9시간 24분으로 다인 가구보다 6분가량 많았다. 여성의 경우 1인 가구가 다인 가구보다 10분 더 오래 근무지에 머문 반면, 남성은 1인 가구와 다인 가구의 근무지 체류 시간에 차이가 없었다. 통계청은 “결혼했거나 자녀가 있는 여성이 가사나 육아 부담 때문에 근무지에 머무르는 시간이 짧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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