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발톱 개수’로 왕의 권위 가늠… 비 내려주는 ‘水神’ 상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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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은 처음으로 다섯 개 발톱이 수놓아진 곤룡포를 입은 조선의 왕이다.
그가 명나라 3대 황제 영락제에게 오조룡복을 요구하기 전까지 명은 조선의 왕에게 네 개 발톱이 수놓아진 사조룡복을 내렸다.
용의 발톱 수를 통해 조선의 건재함을 드러내고자 했던 것이다.
전통 시대 용은 그 발톱까지 당대 최고 권력을 상징하는 영물(靈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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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톱 4개’ 곤룡포 입다 세종때 ‘5개’… 명 황제만 가능했던 ‘오조룡복’ 착용
‘십이지신’ 중 유일한 상상 속 동물
민속박물관, ‘龍, 날아오르다’ 특별전
세종은 처음으로 다섯 개 발톱이 수놓아진 곤룡포를 입은 조선의 왕이다. 그가 명나라 3대 황제 영락제에게 오조룡복을 요구하기 전까지 명은 조선의 왕에게 네 개 발톱이 수놓아진 사조룡복을 내렸다. 이는 956년 고려 때부터 중국으로부터 백관의 복식을 내려받은 관례에 따른 것으로, 발톱이 다섯 개인 오조룡복은 오직 중국 황제만 입을 수 있었다. 용의 발톱 수가 한중 외교 관계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조선 말 중건된 경복궁 근정전 천장엔 일곱 개 발톱을 가진 ‘칠조룡’이 그려졌다. 용의 발톱 수를 통해 조선의 건재함을 드러내고자 했던 것이다. 전통 시대 용은 그 발톱까지 당대 최고 권력을 상징하는 영물(靈物)이었다.
용의 기원에 대해서 특정 설이 정착돼 있진 않지만, 정연학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악어가 용의 기원이었을 것”으로 추론했다. 중국 허난(河南)성의 한 신석기 무덤에서 출토된 ‘용’ 유적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 무덤에선 유골 양쪽에 조개껍데기를 땅에 가득 박아 ‘호랑이’와 ‘용’을 형상화한 흔적이 나왔는데, 이때 용의 모습이 다리 달린 악어와 유사하다는 것. 정 학예연구관은 “중생대 한반도에 대형 악어가 살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용의 등에 돌기가 나 있는 모습으로 형상화된 점 등 실존하는 악어를 바탕으로 상상 속 동물인 용의 형상이 빚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고구려 고분벽화에 그려진 용 문양을 비롯해 고대 용 문양이 뱀보다는 다리 달린 악어를 닮았다는 점 역시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갑진년을 맞아 국립민속박물관은 우리 문화 속 용에 얽힌 상징과 의미를 소개하는 특별전 ‘용(龍), 날아오르다’를 내년 3월 3일까지 선보인다. 무료.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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