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미만 주식’ 양도세 안 내도 된다… “연말 개인 매물 폭탄 줄어들 듯”
상장 주식 거래로 얻은 이익에 세금을 내야 하는 대주주 기준이 1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이에 따라 연말이면 대주주로 지정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개인 투자자들이 매물을 쏟아냈던 현상이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1일 기획재정부는 주식 양도소득세가 적용되는 ‘대주주’ 기준을 현행 10억원 이상에서 50억원 이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고금리 환경 지속,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 등 자본시장 상황을 고려하고, 연말 주식 매도에 따른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대주주에 해당하지 않으면 주식 거래로 인한 이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 하지만 대주주로 지정되면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 3억원 이하분에 대해서는 20%, 3억원을 넘는 부분은 25%의 세금을 내야 한다. 금액 기준 이외에도 종목당 보유 지분율이 1%(코스피), 2%(코스닥), 4%(코넥스) 이상인 경우에도 대주주로 지정된다. 지분율 기준은 이번에 바뀌지 않았다.
자본시장연구원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월별 주식 매매를 분석한 결과, 개인투자자들은 12월에 대체로 주식을 팔고, 1월에 주식을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자본연은 “코스닥 시장에서 12월 순매도(매도가 매수보다 많은 것), 1월 순매수가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은 대주주 지정을 피하기 위한 매물이 많이 나왔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를 환영하면서도 결정이 늦었던 점은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코스피는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3.8%, 코스닥은 4.9% 상승했다. 하지만 개인들은 같은 기간 국내 증시서 5조원어치 넘게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대주주 기준 완화 관련 불확실성이 개인들의 매도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한을 넘기지 않고 결정된 건 다행이지만, 기왕이면 정책 실효성 측면에서 좀 더 일찍 결정되면 좋았을 것”이라면서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가 연말 연초 중·소형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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