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이 지쳤다' 흔들리는 흥국생명, 이대로 무너지나
흥국생명은 지난 20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의 2023~24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다.
흥국생명은 이날 패배로 시즌 첫 연패를 당했다. 이날 경기전까지 여자부 2위였던 흥국생명은 선두 현대건설을 잡았더라면 1위 자리를 되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승점 3을 헌납하면서 두 팀의 승점 차는 4점(현대건설 40점, 흥국생명 36점)으로 벌어졌다.
흥국생명이 이날 더 큰 충격을 받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현대건설의 주전 세터 김다인이 독감증세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대신 19살로 경험이 부족한 후보세터 김사랑이 대신 공을 올렸다. 경기 전에는 거의 모든 이가 흥국생명의 낙승을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 반대였다.
흥국생명은 2라운드까지 ‘절대 1강’이었다. 1, 2라운드 12경기에서 단 1경기만 패하고 11승 1패를 기록했다. 올 시즌 최다인 9연승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3라운드 들어 삐걱대기 시작했다. 지난 9일 GS칼텍스에게 패해 10연승이 무산됐다. 이후 14일 IBK기업은행을 풀세트 접전 끝에 이겨 한숨 돌렸다. 하지만 지난 17일 하위권인 도로공사에게 풀세트 패배를 당했고 이날 현대건설에게 다시 덜미를 잡혔다.
흥국생명의 최대 강점은 김연경과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의 ‘쌍포’다. 문제는 공격이 둘에게 너무 집중된다는 점이다. 김연경은 올 시즌 공격점유율 30.52%를 기록 중이다. 옐레나는 34.86%에 이른다. 둘이 합쳐 전체 공격의 65%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 20일 현대건설전에서 팀 공격의 75%(옐라나 42%, 김연경 33%)가 두 선수에게 몰렸다.
특정선수에게 공격이 몰린다는 것은 공격 패턴이 단순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상대 팀은 김연경과 옐레나만 막는데 온 힘을 기울인다. 아무리 개인 능력이 뛰어나도 집중견제를 이겨내기 쉽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체력이다. 김연경도 어느덧 30대 중반이 됐다. 전성기처럼 경기 내내 100% 파워를 발휘하기 힘들다. 실제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공격 파괴력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1라운드 48.47%로 50%를 육박했던 공격성공률이 2라운드는 45.95%, 3라운드는 43.78%로 내려왔다.
사실 김연경만의 문제는 아니다. 흥국생명은 최근 팀 전체적으로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지쳤다는 것은 곧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집중력이 떨어지면 범실로 연결된다.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전에서 팀 범실을 무려 29개가 저질렀다. 현대건설 범실 수인 13개의 2배 이상이다. 1세트에선 서브 범실만 7개를 기록했다. 마지막 4세트 승부처에선 연속 서브 범실로 경기를 그르쳤다.
리시브 불안도 심각하다. 흥국생명의 올 시즌 팀 리시브 효율은 30.91%로 전체 7개팀 중 6위다. 최하위 페퍼저축은행만 밑에 있을 뿐이다. 그나마 최근 패한 2경기에선 리시브 효율이 20%대에 머물렀다. 리시브가 엉망이나 공격이 제대로 이뤄질리 없다.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경기 후 “끔찍한 경기(terrible match)였다”며 “범실 29개를 기록했다. 어떤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안혹평했다. 이어 “우리 스스로 문제가 있었다”면서 “상대 주전 세터가 빠졌음에도 왜 이런 경기력이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향후 일정도 수월하지 않다. 오는 24일(인천)과 28일(대전) 잇따라 정관장을 만난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정관장을 상대로 1승 1패를 기록했다. 두 경기 모두 풀 세트 접전이었다. 그 다음 31일에는 선두 현대건설과 다시 맞붙는다. 흥국생명에게 올 시즌 최대 고비가 찾아왔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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