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공항소음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이규희 2023. 12. 22.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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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소음 피해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을 이끌어내려면 객관적인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지역 주민이 실제 느끼는 소음체감도를 보다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서울 양천구는 지난 15일 김포공항 항공기 이착륙 소음 피해지역 3곳에 항공기 소음 자동 측정기를 설치하고 모니터링을 시작했다고 2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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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단체 최초… “합리적 보상 요구”

“공항소음 피해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을 이끌어내려면 객관적인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지역 주민이 실제 느끼는 소음체감도를 보다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서울 양천구는 지난 15일 김포공항 항공기 이착륙 소음 피해지역 3곳에 항공기 소음 자동 측정기를 설치하고 모니터링을 시작했다고 21일 밝혔다. 공항소음대책지역 지정·고시를 위해 국토교통부 등이 설치하는 측정소와 별개로 기초자치단체가 독자적인 소음 측정·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건 이번이 최초다. 구는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정부에 보상책을 요구하고 실효성 있는 소음저감대책 수립에 나설 방침이다.

정부는 공항으로 인한 소음 피해를 받는 지역 중 소음영향도가 일정 수준(61LdendB(A) 이상) 이상인 곳을 등고선 형태로 산출해 소음대책지역으로 관리한다. 양천구에선 신월동과 신정동 일부지역 약 4만가구가 소음대책지역 내에 위치해 각종 대책사업과 주민지원 사업의 적용을 받고 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이 20일 신월시영아파트 옥상에 설치한 항공기 소음 자동 측정기를 점검하고 있다. 양천구 제공
측정기는 신월시영아파트 14·15동 옥상과 신월3동 신원어르신어울림센터 옥상 등 3곳에 설치했다. 모두 기존 소음대책지역 등고선의 경계부에 위치한 지역이다. 특히 신월시영아파트의 경우 불과 46m 거리를 두고 마주 본 14동과 15동이 각각 소음대책지역 경계 안과 밖으로 분류돼 소음 피해 지원 여부가 엇갈리는 실정이다. 구는 데이터를 통해 소음대책지역과 인근지역 간 명확한 비교·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음 보상에서 제외되는 곳과 포함되는 곳이 얼마만큼의 데이터 차이를 보이는지 검증하고 피해 실태를 명확히 파악하겠다는 취지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20일 신월시영아파트 측정기 설치 현장을 찾아 모니터링 시스템을 직접 둘러봤다. 오토바이 소음 등 지상 소음을 배제한 항공기 소음 데이터만을 수집하기 위해 약 3~4m 높이 폴대 상단에 설치한 센서와 식별장치 등을 꼼꼼히 살폈다. 그가 옥상에 설치된 측정시스템 가동 상황을 점검하는 사이에도 비행기는 약 5분에 한대 꼴로 굉음을 내며 지나갔다. 이때마다 측정기와 연결된 단말기 액정에는 소음 수준을 나타내는 수치가 실시간으로 표출됐다.

3곳에 설치한 측정기에서 수신한 데이터는 지난 4월 문을 연 구 직영 ‘공항소음대책지역 종합지원센터’ 내에 마련된 모니터링실에서 일자별로 관리하며, 매월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다. 내년 3~4월중엔 시스템 고도화도 예정되어 있다. 고도화 이후에는 항공기 소음 측정뿐 아니라 항공기 이동시 항공사와 편명, 비행기 기종까지 파악이 가능할 전망이다. 항공기 기종별 다양한 소음데이터를 분석해 정부 정책에 대응하고, 나아가 국토부에 저소음 항공기 도입을 건의하는 등 실효성 있는 소음대책을 수립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앞서 구는 소음대책지역 주민들을 위한 실질적인 보상책을 확대하기 위해 기초지자체 중 최초로 재산세 구세 감면 조치를 단행하고, 공항소음대책 종합지원센터에서 청력 정밀검사와 심리 상담 서비스를 개시한 바 있다. 내년에는 보청기와 공항 이용료 지원, 냉방기 설치 현금 지원 정책 등을 새롭게 선보인다.

이 구청장은 “소음측정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과 불안 요소가 존재하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구가 직접 소음측정기를 설치해 그 데이터를 공개하고 정부 측정값과 비교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해 정책 대응자료로 활용하는 한편, 앞으로도 주민들의 피해에 대해 합리적인 보상책을 지속해서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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