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바르사만 환영, 다른 빅클럽들 '불참 선언+비난'...슈퍼리그 승소 판결 두고 왈가왈부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유러피언 슈퍼리그 판결을 두고 수많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
유럽사법재판소는 21일(한국시간) 유럽축구연맹(UEFA)과 국제축구연맹(FIFA)이 클럽들의 슈퍼리그 참가를 금지하는 건 불법이라고 판정을 내렸다. "투명하고 객관적이고 비차별적이고 비례적인 걸 보장해야 하는데 UEFA와 FIFA는 지배적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 클럽의 자의적인 성격을 고려해야 하며 자유를 제한하면 안 된다. 슈퍼리그 프로젝트가 무조건 승인되어야 한다는 건 의미는 아니다"고 했다.
슈퍼리그는 지난 2021년 공식적으로 출범이 됐다. 슈퍼리그는 UEFA와 FIFA에 속하지 않은 독립적인, 기존과는 다른 대회였다. 당시 참여가 확정됐던 팀은 프리미어리그(PL)의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아스널, 토트넘 훗스퍼, 리버풀이었다. 스페인 라리가에선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참여를 선언했다. 유벤투스, AC밀란, 인터밀란도 참여 의사를 밝혔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강호 바이에른 뮌헨, 도르트문트 등은 참가하지 않았다. 프랑스 리그앙 절대 강호 파리 생제르맹(PSG)도 마찬가지였다.
창설된 원인은 역시 '돈'이다. 슈퍼리그가 창설되면 각 구단은 엄청난 수익을 얻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팬덤을 소유했고 수많은 스타들이 있는 팀이 리그 경기를 펼치면 당연히 큰 관심과 자본이 몰릴 것이다. 재정난으로 인해 고생을 하는 PL 외 리그 클럽들에게 매력적인 리그였다. 당연히 UEFA와 FIFA는 강력하게 반발했고 참가 팀의 연고 팀들은 일제히 시위를 펼쳤다. 자본의 논리에 굴복해 자국리그 연고 팬들을 등졌다고 판단해 엄청난 반발이 이어졌다. 반대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더 컸고 사법 문제까지 이어지면서 몇몇 클럽들은 슈퍼리그를 떠났다.
법적 분쟁 속 유럽사법재판소는 슈퍼리그의 손을 들어줬다. UEFA는 "판결은 나왔지만 슈퍼리그 지지나 확인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UEFA는 유럽축구계를 수호하며 더 넓은 이익을 위해 계속 헌신하겠다는 의지가 크다. 각 국의 협회와 리그, 클럽과 협력해 좋은 유럽식 스포츠 모델을 만들 것이다. 지금의 체계를 탈퇴하려는 위협에 직면한다면 각 국의 법들이 보호장치로 작용할 것이다"고 하며 기존과 같은 입장을 고수했다.
UEFA의 알렉산데르 체페린 회장은 "우린 슈퍼리그를 막을 생각이 없다. 원하는 무엇이든 만들 수 있을 텐데 빨리 최상위 리그를 만들기를 바란다. 두 개의 클럽이 주도할 것 같다"고 했다. 두 개의 클럽은 현재까지도 슈퍼리그 멤버인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다. 그러면서 체페린 회장은 "축구는 판매용이 아니다"고 했다.
사실상 슈퍼리그의 리더인 레알의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은 "매우 만족스러운 판결이다. 유럽축구는 결코 독점이 아니며 앞으로도 독점될 일이 없다. 오늘부터 클럽의 운명은 클럽이 정한다. 스포츠를 현대화해 전 세계 팬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유럽 대회의 권리를 인정받았다. 오늘 우리는 승리했으며 축구도 승리한 날이다. 2년 넘게 받아온 압박에서 법과 이성, 자유가 승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러피언컵(UCL의 전신)은 축구 역사의 근본이다. 다시 한번 유럽 축구에 새로운 추진력이 될 현대화된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클럽에 경제 지속 가능성을 제공하고 선수들을 흥분시킬 프로젝트가 제시됐다. 유럽축구를 발전시킬 좋은 기회이며 새로운 시대 시작의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 오늘은 축구 역사와 스포츠 역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날이다"고 이야기했다.
바르셀로나는 "유럽사법재판소 판결에 만족한다. 슈퍼리그 프로젝트는 새로운 엘리트 대회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바르셀로나는 1899년에 창단된 이후 항상 축구계를 선도하는 클럽이엇다. 다양한 대회에서 모두가 참여하는 전문화된 구조를 위해 노력했다. 유럽 축구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 슈퍼리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일정 과부하, 과도한 경기 수 문제를 해결하고 재정적 페어플레이를 규제하며 선수와 팬들만 중심에 두는 경쟁 시스템을 원했다. 국내 대회의 기능과 지속가능성을 존중하며 능력주의를 추진한다"고 하며 여전히 슈퍼리그를 지지했다.
레알과 바르셀로나 외 클럽들은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일단 레알, 바르셀로나가 속한 라리가의 회장 하비에르 테바스는 "2년이 지나도 8년 후에도 슈퍼리그는 없을 것이다. 슈퍼리그를 지지하는 클럽은 많지 않다"고 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유럽 축구계는 슈퍼리그를 원하지 않는다. 레알, 바르셀로나를 제외한 스페인 축구계도 마찬가지다. 국내리그를 보호해야 하며 매 시즌 국내 경기를 통해 유럽 대회에 진출할 자격이 주어지는 것에 동의한다"고 했다.
PL 사무국은 "중요한 판결이며 미치는 영향을 잘 판단할 것이다. 이번 판결이 슈퍼리그 창설을 지지하는 거라고 보지 않는다. 우리는 여전히 슈퍼리그 개념을 부정하고 있고 국내와 유럽을 끊는 분리 경쟁에 대한 반대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혀왔다"고 하며 국내 축구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슈퍼리그 소속이었다가 나온 맨유는 "우리 입장은 변하지 않는다. UEFA 대회 참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유럽 경기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PL 동료 클럽들, UEFA, 유럽 클럽 협회(ECA)와 긍정적으로 협력 중이다"고 했다.
장-크리스티안 드레센 뮌헨 CEO는 "유럽사법재판소 판결을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대회와 유럽 축구 구조에 공격이 될 거란 뮌헨의 입장은 같다. 모든 리그의 핵심은 국내인 것처럼 분데스리가도 최우선 사항은 국내다. 그러므로 국내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게 우리의 신념이자 의무다. UEFA 산하 대회에도 전념할 것이다. 뮌헨은 슈퍼리그 문이 닫혀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말한다"고 했다.
이강인이 속한 PSG의 나세르 알 켈라이피 회장도 "슈퍼리그 계획 모두를 거부한다. 초기부터 그랬고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자랑스러운 유럽의 구단으로서 PSG는 유럽 모델 원칙인 공개 경쟁과 포용 가치를 지지하며 유럽 축구 모든 관계자와 협력 중이다"고 언급했다.
도르트문트, 비야레알, 세비야, AS로마, 레버쿠젠, AS모나코 등 유수의 구단들이 맨유, 뮌헨, PSG와 같이 슈퍼리그 반대의사를 표명한 상황이다.
슈퍼리그는 여러 구단들의 반대 표명에도 새로운 대회 규칙을 내놓았다. 총 64개 팀이 참가를 하고 스타, 골드, 블루로 나누어 리그를 진행하며 홈 7경기, 원정 7경기를 한 뒤 플레이오프 등을 통해 승격과 강등을 진행하는 새로운 포맷이었다. 선수 보호를 위해 경기 수는 적게 하고 참가 팀에게는 엄청난 수익을 제공하며 무료로 경기를 중계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유럽사법재판소 판결 이후 슈퍼리그 관련 소식이 쏟아지면서 팬들끼리도 찬반 의견이 나뉘는 중이다. 이번 판결이 축구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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