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밉상이라는 반응, 내겐 극찬"…'서울의 봄' 120%로 만든 김의성
"'엉덩이 차고 싶다' '뒤통수 때리고 싶다' '밉상이다' 이런 반응이 저에게는 극찬이죠. 악인을 연기했는데 아무 반응이 없는 것보다 훨씬 감사해요. 이렇게 큰 흥행은 예상하지 못했는데, 많은 관객이 사랑해 주셔서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쁩니다. 한국 영화가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는 계기가 되길 소망합니다."
28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올해 두 번째 '천만 관객' 영화라는 대기록을 앞두고 있는 '서울의 봄'에서 짧지만 누구보다 짙은 인상을 남긴 배우가 있다. 주인공은 충무로 최고의 악역 전문 배우로 손꼽히는 김의성 씨.
그는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운명적인 전환점이 된 사건인 12.12 군사반란 당시를 그린 영화 '서울의 봄'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신군부 세력을 피해 우왕좌왕 도망 다니는 국방장관 오국상 역할을 맡았다. 역사의 가장 중요한 순간, 본인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그의 모습에 관객은 '국민 밉상'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어느 때보다 뜨거운 반응을 보내고 있다.
그간 영화 '부산행',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등을 통해 작품을 뒤흔드는 악역을 연기했던 그는 '서울의 봄'을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뛰어넘었다는 호평을 끌어내고 있다. 영화가 누적 관객 930만 명을 돌파한 21일, YTN은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에서 김의성 씨를 만나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김성수 감독과 30년 인연, 첫 작품…관객 지지, '노량', '외계+인'으로 이어지길
김성수 감독과 알고 지낸 시간만 30년, 하지만 그간 한 차례도 호흡을 맞추지 못해 아쉬웠다는 그는 마침내 함께 한 첫 작업에 대한 만족감도 아낌없이 드러냈다.
김의성 씨는 "너무나 존경하는 분이기 때문에 김성수 감독과 함께 일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함께 현장에 있던 모든 순간이 좋았기 때문에, 흥행 여부와는 관계없이 작품 자체에 더할 나위 없이 만족한다"라며 감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극장가에서 한국 영화의 부진이 계속됐던바, 그는 '서울의 봄이' 새로운 활로가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함께 전했다. 김의성 씨는 "제 개인보다도 한국 영화에 주는 의미가 굉장히 크다는 생각이 든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한국 영화가 이번을 계기로 다시 상승기로 접어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며 "'노량: 죽음의 바다'를 비롯해, 내년에 제가 출연하는 '외계+인' 2부까지 지금의 좋은 분위기가 이어지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의 봄'은 네 번째 천만 영화…최대 1200만 관객까지 이어지길
김의성 씨는 "사실 저에게는 흔한 일이라 큰 감흥은 없다"라고 농담을 던지며 크게 웃어 보였다. 그는 "솔직히 그동안 작품 운이 좋았던 것 같아 그저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간의 추이와 쌓여있는 데이터를 토대로 예상하자면, 1200만 관객까지 이어질 것 같다. 끝까지 관객들이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관심을 당부했다.
'서울의 봄'이 천만 관객을 돌파하면, 정우성 씨 필모그래피 사상 첫 번째 천만 영화가 되는바 그는 정우성 씨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김의성 씨는 "정우성 배우가 무대인사만 200회 넘게 했다. 한국 영화의 기둥 같은 존재가 이런 순간을 이제야 맞이하는 것이 너무나 감격스럽다. 그 길을 하루하루 함께 걸어갈 수 있어서 즐겁다"라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국방장관은 악인보다는 약인, 악인 전문 배우 이미지? 부담보다 감사
역사에 실존했던 인물을 연기한 만큼 부담감이 컸을 법하지만, 그는 탐구하고 재연하기보다는 상상력으로 캐릭터를 완성했다고. 김의성 씨는 "'서울의 봄'은 다큐멘터리가 아니기 때문에 자기 검열을 할 필요는 없었다. 영화가 역사의 한 장면을 다룬 이야기이기 때문에 감독님과 함께 상상력으로 채워 넣었다. 역사 속 인물이라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캐릭터에 대해 "국방장관은 악인보다는 약인 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그저 겁이 많은 사람이고, 겁에 대한 공포가 정의와 도덕을 이기는 인물"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악역은 욕망이 강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긴다. 욕망과 행동이 극대화된 것이 악역인데, 저는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 너무나 재미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하고 싶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악역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전하기도 했다.
필요한 배우보다는 좋은 배우되고 싶어, 봉준호·박찬욱·류승완과 작업이 목표
그는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도 너무나 좋지만, 필요가 사라지면 함께 일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좋은 사람이 되면 꼭 필요하지 않아도 함께 일하고 싶어진다. 저는 필요한 배우보다 좋은 배우가 되서 모두와 편하고 재밌게 작업하며 '돈값'을 하는 연기로 좋은 팀플레이를 펼치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봉준호 감독, 박찬욱 감독, 류승완 감독과도 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다. 어떤 기준으로 캐스팅 하시는 지, 어떻게 해야 감독님들 눈에 들 수 있을 지 너무 궁금하다"라며 이들과 협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서울의 봄'을 통해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드러낸 김의성 씨는 오는 1월 영화 '외계+인' 2부를 비롯해,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 하정우 배우의 세 번째 감독 연출작 '로비' 등의 출연을 앞두고 있다.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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