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몸 되살려 준 산… 평생 오르며 건강한 노년 즐길 겁니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20대 후반이었습니다. 사업하면서 접대를 많이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몸이 힘들었죠. 체중이 92kg까지 나갔고 고혈압에 당뇨까지 나왔죠. 어느 날 친구 따라 산에 갔는데 너무 좋은 겁니다. 개울이 흐르고, 꽃과 나무, 바위…. 어릴 때 기억이 솔솔 났죠. 그때부터 산을 다시 타기 시작했죠. 지금은 체중 76∼78kg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고혈압과 당뇨도 없습니다.”
강원도의 설악산과 태백산, 그리고 강원도에서 가까운 충청도의 월악산, 두타산, 속리산, 소백산 등을 주로 올랐다. 1박 2일 산행도 자주 했다. 물론 친구들과 지리산과 한라산 등 전국의 명산도 올랐다. 그는 특히 개울을 따라 올라가는 코스를 좋아한다. 그는 “꽃과 나무도 좋지만 맑은 물을 보면 내 몸도 깨끗해지는 것 같다.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하는 산행이 가장 좋다”고 했다. 설악산 오색약수터로 올라가는 코스를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이유다. 7년 전부턴 등반가인 친구 따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도 오르기 시작했다.
“과정은 힘들지만 정상에 오르면 정신이 해방된 느낌이 듭니다. 산은 저를 감싸줍니다. 자연의 품속에 안기는 느낌이랄까. 어머니 품속처럼 정말 편안해요. 히말라야는 더 환상적이었습니다. 맑은 공기는 기본이고, 산을 올라갈수록 그 신성함에 빠져들죠. 눈 녹아내리는 계곡물도 깨끗하죠.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 1주일 넘게 하루 약 20km씩 걷고 나면 몸이 다시 태어난 느낌입니다.”
안나푸르나는 네팔 북중부에 있는 8000m급 봉우리 1개, 7000m급 봉우리 13개, 6000m급 16개로 이루어진 대산군이다. 보통 안나푸르나를 등정하면 그중 최고봉인 안나푸르나 1봉(8091m)을 올랐단 의미다. 일반인들이 즐기는 안나푸르나 트레킹은 해발 3000m에서 4000m를 코스별로 며칠씩 걷는 것이다.
임 회장은 안나푸르나를 두 번째 오르다가 초라한 학교를 보고 2019년 네팔 다딩 성커데비고교 도서관 건립에 기여했다. 그는 “산을 오가며 만난 네팔 사람들이 너무 순수했다. 그런데 학생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가장 원하는 게 도서관이라고 해서 제가 주도해 지어줬다”고 했다.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엄홍길휴먼재단을 통해 네팔에 학교를 지어주고 있지만 개인 차원의 도서관 기부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히말라야가 저뿐만 아니라 한국 등반객들에게 큰 위안을 주고 있으니 그 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탓에 가지 못하다가 지난해 말 들어가서 완공된 도서관을 보고 왔어요. 뿌듯했습니다. 책 구매, 도서관 유지 관리 등을 계속 후원하고 있습니다.”
임 회장은 지난해 트로트 가수 현당 씨(67)를 우연히 만나 가수로도 데뷔했다. 그는 “제가 평소 쓴 가사를 현당 씨에게 보여줬더니 작곡가를 소개해 주며 음반을 내보라고 권유했다”고 했다. 그는 요즘 ‘천사 같은 아내’ ‘반짝반짝’ 등을 부르며 전국 축제 및 행사장을 돌고 있다. TV 출연도 하고 있다. 그는 “노래 부르며 전국을 돌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 지방을 방문해 맛난 토속 음식도 먹고, 산도 오르는 게 즐겁다”고 했다. 건강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임 회장은 “나이 들수록 그 어느 것보다 건강이 중요하다. 몸이 건강해야 뭐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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