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중진의乙을위한변명] 과로하는 백수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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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도 이제 열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벌써'라는 생각이 드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백수가 과로사한다.' 평생 직장에서 퇴직한 분들에게 가끔 듣는 말입니다.
농담으로 하는 말이지만, 실제로 퇴직 후 바쁘게 사시는 분들을 보면 참 좋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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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세상이 온통 새로운 것, 신기한 것투성이이지요. 그러다 보니 뇌에 새겨지는 기억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하루가, 한 달이, 일 년이 길게 느껴지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나이가 들다 보면 세상에 별로 새로울 것이 없게 됩니다. 매일 같은 공간에, 같은 일상이 지속되다 보면 어떤 날은 하루 종일 무엇을 했는지 기억에 새겨지는 것이 전혀 없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게 하루가 가고, 한 달이 가고 365일이 가면 당연하게도 시간이 빠르게 간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이제 막 50대에 들어선 가장이 있습니다. 남부럽지 않은 직장에 들어가 승승장구해 경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었지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생이 왜 이렇게 재미가 없지?” 다른 사람들로부터 배부른 소리라고 욕을 먹어도 전혀 어색한 상황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당사자에게는 심각한 문제였지요. 100세 인생이라는 말이 진리로 믿어지는 시대입니다. 최소한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만큼은 더 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재미없는 세상을 어떻게 견디나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이었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해답은 위에서 이미 다 나온 것 같습니다. 새로운 것, 신기한 것에 대한 도전이 필요한 것이지요. 도전이란 젊었을 때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나이가 들수록 더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야 세월도 느리게 가고, 사는 재미도 있어지고, 내 삶에서 내가 갑(甲)이 될 수 있는 것이지요.
‘백수가 과로사한다.’ 평생 직장에서 퇴직한 분들에게 가끔 듣는 말입니다. 농담으로 하는 말이지만, 실제로 퇴직 후 바쁘게 사시는 분들을 보면 참 좋아 보입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시는 분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시는 분들을 응원합니다. 새해에는 나이가 들어도 시간이 느리게 간다고 느끼시는 분들, 인생을 갑으로 살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이 많아지기를 소망합니다.
양중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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