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우리] COI 보고서 10주년의 북한인권 과제
국제 이목 끌다 지금 시들해져
내년 北 인권결의안 채택 중요
실질적 효과 이끌 韓 노력 절실
내년은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2014년 2월 보고서를 낸 지 10년이 되는 해이다. 불행히도 지난 19일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북한인권 결의에서도 지적하듯이, COI가 규명했던 북한의 반인도범죄와 다른 중대 인권침해는 현재진행형이다. 이제 COI 보고서 10주년을 맞아 COI의 성공 요인을 복기하고 북한인권 개선과 책임규명 활동에 다시 박차를 가해야 한다.
2013년 3월 유엔 인권이사회가 결의 22/13호로 COI를 설립했을 당시 북한에서 시리아, 미얀마처럼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 쿠데타나 전쟁이 벌어진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휴먼라이츠워치(HRW), 북한인권시민연합 등 국내외 인권단체들의 꾸준한 애드보커시 활동과 정치범수용소 출신 탈북여성 면담 후 감화된 나비 필라이 당시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지지 등이 주효한 것이었다.
2014년 COI 보고서 후 유엔 인권이사회와 총회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 권고 결의 채택, 유엔 안보리의 공개 토의로 국제사회의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은 절정에 달했다. 그러나 이후 10년이 지나면서 이러한 관심은 시들해진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HRW를 비롯한 인권단체들은 내년 봄 제55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채택될 북한인권 결의안에 COI 보고서 후 10년간의 업데이트 보고서 작성을 추가하려 하고 있다. 특히 업데이트 보고서에서 식량·복지 재원의 핵·미사일 개발 전용 등을 다루기 위해 인권과 안보 연계 전문가의 임명이 추진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통상 12월 중순부터 이듬해 4월에 채택될 북한인권 결의안 작성을 시작하고 업데이트 보고서 같은 사안은 27개 EU 회원국 중 최소 2개국의 적극적 지지가 필요하므로 앞으로 4개월간 집중된 노력이 중요하다. 이는 한국이 내년도 유엔 북한인권 결의의 공동 초안 작성국이 되어 COI 보고서 10주년에 걸맞은 결과물이 나오도록 힘써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유엔 인권이사회에서는 내년 1월23일 중국, 11월 북한의 제4차 보편적 정례인권검토(UPR)가 있을 예정이다. 특히 한 달 후인 중국 UPR에서는 한국이 유관국들과 지난 10월 9일 탈북민 강제송환 등을 UPR 당일의 권고뿐만 아니라 사전 서면질의를 통해서도 적극 제기해야 한다.
내년 3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의 북한 책임규명 활동 보고에서도 중국의 강제북송이 언급되도록 해야 한다. 마이클 커비 전 COI 위원장은 최근 ‘북한 인권 현인그룹’ 회의에서 COI가 중국 정부에 중국을 북한 반인도범죄의 공범으로 지목하는 서한을 보내는 것에 대해 OHCHR의 유엔 공무원들은 반대했지만 위원들은 서한 발송을 강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내년 3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담(S4D)에서도 지난달 30일 제5차 여성과 함께하는 평화국제회의(AWP)처럼 북한인권 관련 세션이 들어가야 한다. 또한 기존에 정부의 북한 핵·미사일 개발 관련 개인·단체에 대한 입국 금지, 금융 외환 거래, 자산 동결 등 독자제재를 북한인권침해 책임자로 확대해 국정원, 외교부, 기재부, 금융위 등 범정부 정보 공유를 제도화하는 방안도 추진될 필요가 있다.
COI 보고서가 지적하듯이 북한은 현대사회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전체주의 국가이다. 그러나 그만큼 북한인권 증진과 책임규명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새해에도 계속되고 더 강화돼야 한다.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법률분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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