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단장, 내년 ‘1000승 고지’ 새 역사 기대
2011년부터 12시즌반 943승 채워
‘최장수’ 이어 또 다른 기록 주목
프로야구 감독에게 1000승 고지는 ‘전설의 영역’에 가깝다. KBO리그 42년 역사에 1000승을 넘어선 사령탑은 1554승의 김응용 감독과 1388승의 김성근 감독뿐이다. 두 감독에 이어 김인식 감독이 978승으로 다승 3위에 올라 있다.
단장으로 1000승 달성은 아직은 ‘상상의 영역’이다. 특히 2000년대 중반 이후에야 이른바 전문가 그룹에서 단장 선임이 이뤄졌던 KBO리그 문화에서 단장은 롱런하기 어려웠다.
KBO리그의 단장 역사가 2024시즌에는 새로 작성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지난 20일 김태룡 두산 베어스 단장(사진)이 그룹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단장직은 유지한다고 전했다.
김 단장은 2011년 8월10일 베어스 단장으로 업무를 시작한 뒤 올해까지 약 12시즌 반을 보내며 개인 통산 943승(28무760패)을 기록했다. 내년 시즌 두산이 57승을 채우는 날, 김 단장은 단장 이력의 1000승 고지를 밟게 된다.
김 단장은 이미 프로야구 최장수 단장으로 역사를 쓰는 중이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삼성 라이온즈 프런트를 이끈 김재하 전 단장의 11년 이력을 넘어섰다. 이미 한국시리즈에 8차례 진출하며 3차례 우승컵을 들었다.
김 단장은 21일 기자와 전화 인터뷰를 하며 단장 이력과 관련한 말을 아끼면서도 1군 매니저로 시작해 구단 살림을 하나씩 경험한 것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던 배경으로 우선 꼽았다. 동아대 선수 출신으로 1990년 두산에 입사해 34시즌을 보낸 김 단장은 “매니저를 하면서부터 한국 야구 현실에서는 ‘이렇게 하는 게 맞겠구나’ 하는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그중 하나가 젊은 선수들을 군에 보내는 시점을 조절해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는 게 꼭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는 두산이 리그 특급 야수를 줄이어 배출하며 ‘화수분 야구’로 날아오르는 매뉴얼 중 하나였다.
김 단장은 “지나고 보니 성공한 것보다 아쉬운 것이 더더욱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여러 트레이드 가운데 2017년 한화 거포 유망주 신성현을 받으면서 백업포수이던 최재훈을 보낸 것이 잔상으로 남은 장면 중 하나인 듯 얘기했다. 어쩌면 언제든 실패 이력을 먼저 떠올린 것이 성공적으로 장수할 수 있던 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
김태룡 단장에 이어서는 29년 만에 LG 우승의 감격을 누린 차명석 단장이 2019년부터 5년을 보내고 6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또 고형욱 키움 히어로즈 단장이 2017년부터 2년간 단장을 지냈다가 스카우트 상무이사로 2년간 자리를 옮긴 뒤 다시 3시즌간 총 5년의 단장 이력을 쌓았다.
안승호 선임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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