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씨름 백두·한라·금강·태백 뒤에 ‘소백’ 신설 된다

이정호 기자 2023. 12. 21.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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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단오대회부터 추가 유력
체급 기준은 ‘72kg 이하’ 논의
아기자기 기술 대결 부활 기대

2024년부터 민속씨름에 소백급이 도입된다. 기존에 백두(105.1㎏ 이상), 한라(90.1~105㎏), 금강(80.1~90㎏), 태백(80㎏ 이하)급으로 구성된 민속씨름에 체급이 가장 낮은 소백급이 추가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3년 1월 ‘K-씨름 진흥 방안’을 발표하면 최근 침체기를 겪어 온 씨름을 K스포츠의 대표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씨름 부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경량급 ‘소백급’ 신설도 포함됐다. 선수들의 체격 조건이 강화되면서 등한시됐던 기술씨름 부활을 위한 발걸음이다.

현재로서는 6월 단오대회부터 소백급이 신설될 것이 유력하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예산이 확정되지 않아 시기는 유동적이다.

대한씨름협회 관계자는 21일 “보통 한 체급에서 시즌 상금으로 7억원 정도가 필요하다. 그러나 도입 첫 시즌인 만큼 3억5000만원 정도 예산으로 국회 승인을 기다리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선수풀도 적어 일단 큰 대회 중심으로 편성될 것으로 보인다.

소백급의 체급 기준 역시 아직 확정되기 전이다. 다만 씨름인들 사이에서 의견이 활발하게 오가는 가운데 72㎏ 이하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한때 국민 스포츠로 사랑받았던 씨름은 압도적인 체격이나 힘을 앞세운 싸움이 되면서 팬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아기자기한 기술 겨루기가 사라진 탓이다. 작은 선수도 큰 선수를 이길 수 있다는 씨름만의 짜릿함을 모래판에 다시 끌어와야 한다는 안팎의 목소리가 컸다.

울주군청 이대진 감독은 “확실히 더 재미있는 씨름이 될 것이다. 슬림하고 군살 없는 선수들의 단단한 근육질 체형도 스타에 목마른 씨름에 경쟁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저변이 약해진 씨름의 선수 육성 시스템에서 선수 유출을 막을 수 있는 보호막이 생겼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크다.

인천 부평고 유선 감독은 “태백급으로 민속씨름 진출을 노렸다가 실패했던 경량급 선수들 중에 다시 운동을 시작한 선수들도 있다”고 전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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