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찾곤 온몸이 덜덜 떨려”…70대 어르신, 아내와의 추억도 되찾았다

권나연 기자 2023. 12. 21.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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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살려주세요. 세상 떠난 아내가 쓰던 휴대전화도 들어 있어요."

인천 계양역에서 잃어버린 가방을 찾는다는 호소문을 올렸던 70대 어르신이 무사히 가방을 되찾았다.

한편 고씨는 계양역 벽에 "가방을 잃어버렸다"며 "생활에 필요한 것들이 들어 있다. 제발 살려달라"며 "사람 한명 살린다는 마음으로 찾아주시면 보답하겠다"는 내용의 간절한 호소문을 붙여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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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 두고 내린 가방
검암역 유실물센터서 찾아
“사람들이 응원해준 덕분”
고모씨가 계양역에 붙인 호소문. 온라인커뮤니티

“제발 살려주세요. 세상 떠난 아내가 쓰던 휴대전화도 들어 있어요.”

인천 계양역에서 잃어버린 가방을 찾는다는 호소문을 올렸던 70대 어르신이 무사히 가방을 되찾았다.

고모씨(76)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가방을 보관하고 있으니 찾으러 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믿어지지 않아서 온몸이 덜덜 떨렸다”고 밝혔다.

고씨가 애타게 찾던 가방은 어떻게 돌아올 수 있었을까.

21일 계양경찰서 경찰들은 계양역 일대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통해 가방을 분실한 지난 8일 상황을 확인했다. 그런데 고씨가 지하철역을 나왔을 당시 등에 백팩은 없었다.

충남 서산을 다녀오는 길이었던 고씨는 도로에 가방을 내려두고 마중나온 아들의 승용차를 타고 집으로 갔다고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다. 출장을 다녀오느라 지친데다 짐이 너무 많았던 게 원인으로 추정된다.

고씨는 백팩을 제외하고도 크로스백, 캐리어, 캐리어 위에 올린 가방, 손에 드는 형태의 토트백까지 챙겨야 했다. 

지하철 전동차 안에 가방을 두고 내렸다면 유실물센터에서 보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고씨는 검암역에 있는 공항철도 유실물센터로 전화했고, 가방을 보관하고 있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유실물센터에서 다시 만난 가방 안에는 노트북을 비롯해 SD카드, 아내의 사진이 담긴 USB 등이 그대로 있었다. 특히 세상을 먼저 떠난 아내가 생전에 사용했던 휴대전화도 고씨의 품으로 돌아왔다.

고씨는 “수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힘을 모아줘서 가방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이라며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응원의 힘이 전달된 것같다. 역시 대한민국 사람들이 위대하다”며 자신을 응원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편 고씨는 계양역 벽에 “가방을 잃어버렸다”며 “생활에 필요한 것들이 들어 있다. 제발 살려달라”며 “사람 한명 살린다는 마음으로 찾아주시면 보답하겠다”는 내용의 간절한 호소문을 붙여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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