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복지원 피해' 국가 배상 책임 첫 인정..."145억 배상해야"
[앵커]
공권력이 자행한 대표적인 인권 유린 사건인 '부산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에게 정부가 배상해야 한다는 첫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재판부는 국가가 피해자 26명에게 위자료 145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백종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박정희, 전두환 정권 시절 이른바 부랑인 선도 목적으로 설립된 부산 형제복지원.
이곳에 이유 없이 끌려간 시민들은 강제 노역과 구타, 성폭행 등 극심한 반인륜 범죄에 시달렸고,
아파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등 그야말로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향직 / 부산 형제복지원 피해자 (지난해 8월) : (봉제 공장에서) 옆에 애들하고 장난치다가 조장한테 걸려서 맞았고 그때 여러 군데 다쳤는데 코를 맞아서 뼈가 완전히 주저앉았습니다.]
1975년부터 1986년까지 형제복지원 입소자는 무려 3만 8천여 명으로, 이곳에서 숨진 사람만 657명에 이릅니다.
지난해 8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공권력이 자행한 인권 침해라고 규정한 뒤 법원이 처음으로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국가가 내무부 훈령으로 강제 수용한 건 위법했다며, 피해자들이 인간 존엄성을 침해당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중대한 인권침해에 해당해 법무부가 주장한 소멸시효도 적용되지 않는다며, 국가가 피해자 26명에게 수용 기간 1년당 8천만 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피해자들이 요구한 위자료 203억 원의 70%가 넘는 145억여 원이 인정된 건데, 극심한 신체·정신적 고통과 어떠한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선고 전 강제 수용으로 고통당한 피해자들에게 위로를 건넨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판결 직후 피해자들은 국가가 저지른 과실을 늦게라도 사법부가 인정했다며, 국가가 항소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박경보 / 부산 형제복지원 피해자 : 국가가 저지른 과실이다, 범죄 행위다, (이 부분을 인정하고) 따라서 재판부에서 분명히 명시해줬다는 데 가장 큰 의미를 다시 한 번 두고 싶습니다.]
이번 판결은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 가운데 첫 판단으로, 다음 달 예정된 다른 피해자들 선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YTN 백종규입니다.
촬영기자 : 최성훈
영상편집 : 서영미
그래픽 : 홍명화
YTN 백종규 (jongkyu8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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