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교화형 민영교도소…재복역률 5% 윤 대통령 “헌신과 노력 인정” 축하 메시지

기자 2023. 12. 21.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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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형자·봉사자 ‘존중하는 문화’…소망교도소가 걸어온 길
윤석열 대통령이 (재)아가페 소망교도소 개청 13주년 기념식을 맞아 영상 메시지로 축하 인사를 하고 있다.

경기 여주시에 있는 국내 유일의 민영교도소인 (재)아가페 소망교도소(이사장 김삼환·소장 김영식)가 개청 13주년을 맞아 지난 20일 오전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약 600명의 정·관계·재계·교계·후원자·자원봉사자 등 소망교도소를 응원하는 많은 이들이 참석해 축하의 시간을 함께 나눴다.

윤석열 대통령은 축하 영상 메시지를 통해 “대한민국 최초이자 유일한 민영교도소인 소망교도소의 개청 13주년을 뜻깊게 생각한다. 개청 후 13년 동안 2000여명의 수형자가 출소했지만 절반이 넘는 수형자가 강력범임에도 불구하고 소망교도소의 재범률은 일반 교도소의 절반 이하다. 이는 수형자를 우리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이자 행복한 가정의 일원이 되게 하려는 소망교도소의 헌신과 노력 덕분”이라고 노고를 치하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축하 영상 메시지로 “비영리 민영교도소가 장기간 제대로 운영이 잘되고 있는 것은 대한민국 형사사법 체계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이노공 법무부 차관은 축사에서 “법무부도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소망교도소 직원분들이 더욱더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충분히 지원하며 더 나은 법무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호암재단 이사장)도 축사를 통해 “어렵게 세워진 소망교도소에 앞으로 많은 사람의 관심과 지원이 있기를 바란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외에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정세균 전 국무총리, 문희상 전 국회의장,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영상으로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김삼환 아가페 소망교도소 이사장은 수형자가 사회에 나가 정착할 수 있도록 사회적기업인 (사)행복투게더를 통해 출소자의 건전한 사회복귀에 기여한 SK그룹 최태원 회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SK가 운영하는 행복투게더는 출소자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세차장 등 사업장 취업과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소망교도소는 2010년 12월1일 문을 열었다. 문을 열기까지 많은 난관이 있었다. 1999년 약칭 ‘민영교도소법’이 통과되고, 2003년 (재)아가페는 법무부와 민영교도소 운영 위탁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교도소 건축 비용은 전적으로 (재)아가페가 부담해야 했으므로 실제 개청으로 이어지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여론이 팽배했다. 300억원에 이르는 비용 마련의 과정과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에 따른 지역주민의 반대는 거셌다. 그러나 김 이사장을 비롯한 많은 사람이 한국교회를 누비고 지역주민을 설득하며 인고의 시간을 보냈고 2008년 10월 건축공사를 시작하게 됐다. 이후에도 고비가 있었지만 결국 2010년 12월1일 소망교도소는 감격적으로 개청할 수 있었다.

김 이사장은 어려움 끝에 개청한 소망교도소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특히 가장 어려운 시기에 “사람은 나라가 바꾸지 못하고 신앙의 힘으로만 바꿀 수 있다”면서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 응원해주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가장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 김 이사장은 기념식에서 김 전 대통령에게 감사패를 전했고, 차남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대리 수상했다.

현재 소망교도소에는 400명이 수용돼 있고 직원 125명이 근무하고 있다. 그리고 수많은 자원봉사자가 함께 섬기고 있다. 수백명의 자원봉사자는 소망교도소의 큰 자산이다. 동급 수용 규모의 직원 수(150여명)에 비해 직원 수는 적지만, 많은 자원봉사자들과 수용자, 직원이 서로 신뢰하며 존중하는 문화가 뿌리내린 지 오래다. 소망교도소 10주년 기념백서를 보면 해마다 문화행사·집회 등에 200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가 참여하며, 인성교육까지 더하면 더 많은 자원봉사자가 함께한다. 수형자들은 자원봉사자의 진심에 감동하며 각종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또 법무부의 적극적인 민영교도소 지원도 한몫한다. 법무부는 매년 동급 교정시설 운영에 드는 비용의 90%를 위탁계약에 따라 지원한다. 소망교도소 개청 이래 화요문화행사, 목요집회, 일요집회가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고는 지속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성과다.

2010년 개청 이후 올해 현재까지 소망교도소의 누적 재복역률은 8% 수준이다. 비공식 수치지만 코로나 시기였던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재복역률은 5% 수준에 그치고 있다. 물론 이 수치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운영은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소망교도소는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효과 있는 교정교화 프로그램을 개발·추진하고 있다. 수용자들이 교도소에서 정해진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후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가족과 지역사회, 그리고 교회의 지지가 필요하다. 재범률 감소는 출소 후 사후관리까지 연결돼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더욱 재범률을 낮추고 사회에 더욱더 기여하기 위해서는 소망교도소와 종교계의 힘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정부기관·사회단체 등의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한 나라의 문명 수준을 알려면 교도소를 보라’는 격언이 있다. 교도소는 사람을 가두기도 하지만 교화를 시키는 곳이기도 하다. 법을 어긴 자들에게 엄한 처벌은 당연히 필요하다. 벌은 잘못에 대한 대가다. 대가를 치름과 동시에 잘못에 대한 진정한 뉘우침이 있어야 참된 교화에 이를 수 있다. 대한민국의 수준이 상승하는 만큼 교정에 대한 패러다임도 변해야 한다. 소망교도소는 교화형 비영리 민영교도소다. 교화라는 순수한 사명을 중점 가치로 13년간 변함없이 운영한 소망교도소는 존재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소망교도소에 대한 세상의 관심과 응원이 계속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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