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도시 일으켜 세운 ‘고베 의료산업도시’
[KBS 제주] [앵커]
공백 위기에 놓인 제주 의료 실태를 살피고 앞으로 과제를 짚어보는 기획뉴스입니다.
이웃 나라들은 의료 공백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을까요?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뒤 새롭게 의료산업도시로 거듭난 일본 고베시의 사례를 나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995년 규모 7.3의 지진이 강타한 일본 고베시.
아름다웠던 항만도시는 폐허로 변했습니다.
기반시설이 무너지며 우리 돈 130조 원 넘는 재산피해가 났습니다.
붕괴된 도시를 재건하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가 바로 의료산업도시입니다.
[준이치 나가후지/고베의료산업도시추진기구 경영기획과장 : "(지진 이후) 산업 복구도 큰일이었지만 새로운 산업을 일구는 것도 중요한 일이었죠. 그때까지 일본에는 없었던 의료산업을 조성하자며 1998년에 시작한 게 계기였습니다."]
이화학연구소 같은 국책 연구기관이 먼저 둥지를 틀었고, 대학과 병원이 자리를 옮겨왔습니다.
저렴한 임대 연구실과 사무실, 연구를 지원할 슈퍼컴퓨터도 도입되자 민간기업도 하나 둘 입주했습니다.
370여 곳, 만 2천여 명이 일하는 산업단지로 거듭나면서 2020년엔 우리 돈 1조 4천억 원의 경제 유발 효과와 함께 630억 원의 세수도 거뒀습니다.
[니시카와 나오토/고베시 기획조정국장 : "연구자뿐만 아니라 기업이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 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어떻게 사회에 적용할 것인가 하는 과정을 밟아 나가야 했고요."]
가장 큰 성과는 지역 의료 거점이 됐다는 점입니다.
병원들이 한데 모여있는 메디컬 클러스터.
의료산업도시에서 나오는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치료법과 의료기기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지역 의료의 수준을 높였습니다.
이 단지에는 시민중앙병원을 중심으로 전문병원 8개가 모여있습니다.
각 병원들은 서로 연계하며 시민들에게 질 높은 의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고베 시민들은 난치병 등 대부분의 질병을 지역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가네하라/고베의료산업도시 이용자 : "엄청 믿을 수 있죠. 가까운 동네병원에서 소개장을 받아서 이곳에 오면 7천 엔에서 8천 엔 정도 절약할 수 있어요."]
지역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시작했던 의료산업도시 프로젝트.
지역 의료 안정으로 시작해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나종훈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나종훈 기자 (n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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