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트럼프, 확실히 반란 지지” 공세…트럼프 지지자들 결집 부를 수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대선 예비선거 출마 자격 박탈’이라는 전례 없는 판결이 내려지며 내년 대선을 앞둔 미 정국에 파장이 일고 있다. 지지율 반등을 노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가 반란을 지지했다”며 즉각 정치공세에 나섰다. 이번 판결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결집시켜 트럼프에게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 공항에서 ‘트럼프가 반란자라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트럼프가 확실히 반란을 지지했다”며 “그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답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제한에 대해서는 “법원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에게 뒤지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악재를 기회 삼아 정치공세를 높여 지지율 반등을 꾀하는 모양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같은 날 위스콘신주에서 열린 흑인 상공인 행사에서도 “요즘 우리가 미국의 피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했다. 지난 1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유세에서 “이민자가 미국의 피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발언한 것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그는 이어 “우리가 이 나라의 모든 재능을 활용할 때 경제와 미국은 더 강해진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콜로라도주는 어차피 민주당 우세 지역이어서 대세에 영향이 크지 않을뿐더러, 트럼프가 위기 상황을 기회로 삼아 지지층 결집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캠프는 과거 형사 기소를 당했을 때처럼 콜로라도주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선거자금 모금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NBC방송은 “양당 관계자들은 이번 판결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 후보 지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여긴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번 판결이 불러올 정치적 역풍을 걱정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4차례나 기소되면서 ‘사법 리스크’가 부각됐지만, 그때마다 지지자들이 똘똘 뭉쳐 지지율이 상승한 기현상이 이번에도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수석 전략가였던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지금까지 트럼프에게 제기된 모든 법적 도전은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의 지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줬다”며 “콜로라도 판결도 똑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 전략가인 크리스 코피니스도 “이번 판결은 ‘트럼프 박해 콤플렉스’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며 결과적으로 트럼프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화당 경선 후보들도 일단은 콜로라도주 대법원을 비판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호하는 모습이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콜로라도 대법원의 판결 직후 “좌파들이 권력 사용을 정당화하기 위해 ‘민주주의’를 활용했다”며 트럼프를 옹호했다. 최근 공화당 경선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도 콜로라도주가 사법권을 남용했다고 비판했다.
다만 이번 판결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을 넘어 본선 경쟁력에도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NBC는 “관건은 트럼프가 대선에 진출할 경우 이번 판결이 부동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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