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어’ 같은 아파트 이름 부르기 쉽게…서울시 가이드라인 마련
[앵커]
아파트 이름이 언젠가부터 길고 복잡해졌습니다.
전남 나주에 있는 이 아파트 이름은 국어와 수식어까지 더하면 모두 25자나 됩니다.
외래어가 들어가는 이름을 입주민들도 좋아한다는데 이런 유행 탓에 1990년대 네 글자 정도였던 아파트 이름은 2019년엔 거의 열 글자로 두 배 넘게 길어졌습니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들이 자식들 사는 아파트 이름 못 외워서 찾아오기 힘들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인데, 그만큼 생활에 불편을 준다는 얘기겠죠.
서울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아파트 이름을 짧고 쉽게 만들기 위한 권고안을 내놨습니다.
김민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중랑구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주변 역 이름과 건설사, 그리고 특징을 부각하는 애칭까지 아파트 이름은 모두 14글자입니다.
외국어까지 섞여 있어서 한번 듣고는 어디에 무슨 아파트인지 알기 힘듭니다.
[조영근/서울시 도봉구 : "아, 이게 뭐 외국도 아니고, 우리나라인데 뭔가 싶은 게 우리 노인이어서 그런지…."]
서울시는 민간·공공 건설사 11곳과 함께 아파트 이름을 부르기 쉽게 짓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우선 아파트 이름을 복잡하게 만드는 애칭, 이른바 '펫 네임' 사용을 자제하기로 했습니다.
어려운 외국어 줄이고, 전체 글자 수는 최대 10자 내외가 되도록 했습니다.
또 부동산 가격이 높은 지역명을 가져다 쓰지 않고, 행정구역명을 정확히 표기하도록 했습니다.
[김장수/서울시 공동주택지원과장 : "일단 이 개선안은 권고이고요. 다만 오늘 참여한 9개 건설사와 LH 공사, SH 공사 같은 경우에는 자율협약에 참여해서 이 권고안을 준수하겠다라고 약속을 한 내용이 되겠습니다."]
강제성은 없어서 당장 큰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브랜드를 강조할수록 외국어 애칭이 많을수록,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는 인식을 넘어서야 하는 과제도 있습니다.
[신민규/삼성물산 부장 : "이참에 조합장님 우리도 한번 한글 이름하고, 펫네임(애칭) 좀 없애면 어떨까요, 그랬더니 돌아오는 답변이 '그거는 안 되지, 그거는 좀 곤란하지'…."]
서울시는 의견 수렴을 거쳐 내년 초 최종 권고안을 각 자치구와 정비사업 조합 등에 배포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민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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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혁 기자 (hyu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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