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애 “홍범도 논란 있으니 점검…시조부는 김원봉과 결 달라”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강정애 “민주유공자법 처리과정 미흡”
‘백선엽 친일파’ 논란에 “친일 행적 기록 봤다…자료 존중”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는 육군사관학교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에 대해 “행적이 여러 논란을 야기하기 때문에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후보자는 2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홍범도 장군은 독립운동가로는 예우받아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강 후보자는 ‘시아버지 권태휴 선생이 조선의용대 출신인데, 좌익이라는 공격을 받더라도 이렇게 애매하게 답하겠느냐’는 김 의원 지적에는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광복 이전에는 계열을 달리하더라도 모두 독립운동에 애쓴 부분이 있다. 하지만 1945년 이후 정체성이 국민적 합의를 받기 어렵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제 시부모와 시조부는 김원봉과는 결을 달리해 독립운동 이후 건군도 하셨고 발전소도 지었다”고 덧붙였다. 이는 시조부인 백인(百忍) 권준(1895∼1959년) 선생이 일제강점기 약산 김원봉 등과 함께 의열단을 결성해 활동했지만 광복 이후 행적은 달랐다는 취지다.

그는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이명박 정부가 내려보낸 측근 강사진 명단에 포함돼 공무원 상대로 특강을 했다는 기사가 있다’고 지적하자 “김대중 대통령 시절부터 많은 위원회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당시 ‘뉴라이트 교수’라는 지적이 있었던 점을 의식한 듯 “저는 뉴라이트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처리된 ‘민주유공자법’에 대한 이용우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는 “법안 조문으로는 다양한 민주화운동 중 어떤 사건이 민주유공 사건인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법안이 통과되려면 국민 전체의 공감과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며 “민주유공자법은 그런 과정이 미흡했다. 국회에서 충분한 토론과 합의를 거쳐 법안이 진행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12·12 군사반란에 가담했던 유학성·박준병 등의 시신이 여전히 국립묘지에 안장돼 있다는 황운하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는 ”국립묘지법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지 직을 맡게 되면 다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12·12 군사반란에 가담해 군형법 위반 등으로 형이 확정된 경우에는 국립묘지법상 안장 배제 사유에 해당, 국립묘지 안장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보훈부가 고(故) 백선엽 장군의 국립현충원 안장 기록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 문구를 삭제했는데 김백일·이종찬·이응준 장군 등 유족의 삭제 민원도 수용할 것이냐는 강훈식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는 “삭제할지는 법령과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고 답했다.

강 후보자는 백 장군의 친일 행적을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박민식 장관은 ‘백선엽 친일파 아니라는 데 장관직 걸겠다’ 이렇게 얘기했다. 후보자님 생각은 어떠시냐”는 강성희 진보당 의원의 질문에 “친일인명사전에 친일 행적을 한 것으로 기록됐다고 자료를 봤다. 그 자료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민족문제연구소가 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따르면 백 장군은 1943년 12월 간도특설대 기박련(기관총·박격포중대) 소속으로 중국 팔로군 공격 작전에 참여했다. 일제 패망 때 그의 신분은 만주국군 중위였다.

이 연구소는 간도특설대에 의해 살해된 항일 무장세력과 민간인은 172명에 달한 것으로 파악했다. 백 장군은 생전 간도특설대에 근무한 적 있다고 인정했지만, 독립군과 직접 전투를 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교수 시절 논문 자기표절 논란과 관련해선 “연구윤리가 명확하게 제시된 시점이 2007년”이라며 “무슨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한 일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