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외출, 힘들어요”… 서울에선 이 말 안 나오게 만든다

김주영 2023. 12. 21.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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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아이와 함께 외출하는 가정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서울엄마아빠택시'와 '서울엄마아빠VIP존', '가족화장실', '서울키즈오케이존' 등을 시행하고 있다.

김선순 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양육자에게 편안한 외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공공시설부터 선도적으로 양육 친화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가족 단위 방문이 많은 대형마트, 서점 등 민간시설과의 다양한 협력을 통해 서울 곳곳에 양육 친화 공간을 만들 계획으로, 민간기업과 단체 등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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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생 아들을 둔 서울시민 최모(36·여)씨는 지난해 봄 아이와 함께 집 근처 한강공원을 찾았다 곤란한 일을 겪었다. 아이가 소변이 마렵다고 해 공중화장실로 들어갔으나 모든 칸이 차 있고, 대기 줄도 길게 늘어서 있었다. 최씨는 결국 주차장으로 급히 이동해 차 안에서 아이가 일회용 컵에 용변을 보게 했다. 식사도 문제였다. 인근 쇼핑몰에서 아이와 함께 갈 만한 식당은 이미 만석에 대기 인원으로 북적였고, 그나마 자리를 잡은 음식점엔 유아용 의자와 식기가 없었다. 최씨는 “종일 집에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인데, 애 데리고 밖에 나가기가 너무 힘들다”고 털어놨다.
 
서울시에선 앞으로 이 같은 사례가 ‘옛말’이 될 전망이다. 21일 시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표 저출생 대책인 ‘탄생응원서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아이를 양육하는 가정의 외출 편의를 증진하는 다양한 정책·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영유아 부모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탄생응원서울은 오 서울시장이 지난해 8월 직접 발표한 ‘엄마아빠행복 프로젝트’에 올해 상반기 발표한 난임부부, 임산부, 신혼부부 등 수요자 맞춤 저출생 대책을 더해 확대 개편한 프로젝트다.
서울엄마아빠VIP존 '행복 정원'. 서울시 제공
시는 아이와 함께 외출하는 가정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서울엄마아빠택시’와 ‘서울엄마아빠VIP존’, ‘가족화장실’, ‘서울키즈오케이존’ 등을 시행하고 있다. 엄마아빠택시는 쉽게 말해 양육자 가정에 이동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서울시민 중 자녀가 24개월 이하라면 연 10만원 상당의 영아용 카시트 장착 택시 이용권을 지원받을 수 있다. 전용 앱(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신청해야 하며 자격 확인 등을 거친 뒤 앱으로 택시를 호출·이용하면 된다. 올해 목표 신청자는 3만459명이었으나, 이미 지난달 말 기준 3만4973명이 신청해 달성률 115%를 기록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내년에는 신청자 5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서울 16개 자치구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0월에 진행한 만족도 조사(수혜자 6000명 대상, 1632명 응답)에선 만족한다는 응답이 92.2%에 달했다고 시는 전했다.

엄마아빠VIP존은 세종문화회관이나 서울월드컵경기장, 유아숲체험원 같은 공공시설에 조성하는 휴식·놀이·돌봄 전용 공간이다. 시는 “부모가 아이와 동반 외출을 할 때 배려 받고 존중 받는다는 점을 느낄 수 있도록 양육자를 우대하는 공간”이라고 부연했다. 지난해 2곳, 올해 10곳 등 지난 11월 말 기준 시내 각종 공공시설 12곳에 조성돼 있다.

가족화장실은 문자 그대로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이 남녀노소 구분 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은 공공시설에 영유아용 변기와 세면대, 유아시트, 기저귀 교환대 등 설비와 물품 등을 갖춰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 13곳, 올해 11곳을 조성해 지난 11월 말 기준 24곳을 운영 중이라고 시는 밝혔다.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가족화장실을 이용해봤다는 영등포구민 황모(40·여)씨는 “일반 화장실에 사람이 많았는데, 가족화장실은 그러지 않아 괜찮았다”며 “아이 좌변기도 있고 손 씻는 곳이 낮아서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고 했다. 엄마아빠VIP존과 가족화장실 세부 위치는 서울시가 지난 9월 구축한 출산육아종합누리집 ‘몽땅정보 만능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이를 환영하는 양육 친화적 외식 공간인 키즈오케이존은 11월 말 578곳이 지정돼 운영 중이다. 지난해 12월 사업 시행 이후 한국외식업중앙회의 협력과 영업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올해 목표치인 500곳을 초과 달성했다. 아이가 먹을 수 있는 메뉴를 파는 음식점 중 유아 식기·의자 등을 비치하고 신고 면적 80㎡ 이상(권고)인 업소가 지정 대상이다. 키즈오케이존으로 지정되면 아이 식기와 미술도구 등 지원비(1회 30만원)를 받을 수 있다. 입구에 붙일 인증스티커도 받게 된다. 시는 지난해부터 ‘스마트서울맵’을 통해 키즈오케이존 참여업체 위치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김선순 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양육자에게 편안한 외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공공시설부터 선도적으로 양육 친화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가족 단위 방문이 많은 대형마트, 서점 등 민간시설과의 다양한 협력을 통해 서울 곳곳에 양육 친화 공간을 만들 계획으로, 민간기업과 단체 등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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