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에 결항 150편 ‘훌쩍’.. “6시간 대기 끝, 떴다”
활주로.. 최고 초속 20m↑
밤 9시 넘어 ‘지연’도 여전
22일까지 강풍·급변풍특보
뱃길 통제 “운항정보 확인”
강풍을 동반한 폭설에 150편이 넘는 항공기가 결항되고, 연결편 운항이 차질을 빚으면서 무더기 지연편이 속출했습니다.
악기상에 항공기 제방빙 작업이 이어지고 다른 공항 상황까지 맞물려 일부 항공기들은 지연 끝에, 추가 급유 이후 수시간을 기다리다 이륙하는 경우도 잇따라 승객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습니다.
활주로 마비로 2시간여 하늘을 맴돌다 공항에 내리지 못하고 기수를 돌리는 경우까지 생겨났습니다.
오늘(21일) 항공기상청과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 등에 따르면 제주국제공항에서는 국내선 427편(출발 213편·도착 214편), 국제선 32편(출발 16편·도착 16편) 등 459편이 운항 예정인 가운데 밤 9시까지 국내선 151편(출발 72편·도착 79편)과 국제선 출발 1편 등 모두 152편이 결항했고, 173편이 지연 운항했습니다.
제주공항에는 강풍특보와 급변풍특보가 발효됐습니다. 밤 9시 현재 초속 6m 이상 바람이 부는 가운데 최대 순간 풍속은 오전 6시 45분 초속 21.9m를 기록했습니다.
운항편 추이는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주공항 측은 “결항편들은 주로 제주가 아닌 여수나 광주, 군산 등 다른 지역 공항 기상악화로 생겨나고 있다”면서 “다른 지역과 제주 날씨 상황에 따라 변수가 더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일부 항공기들의 장시간 활주로 대기로 인해 기내에 갇힌 승객들의 불편도 이어졌습니다.
당초 오후 1시 55분 출발 예정이던 제주항공 김포행 항공기 탑승 승객인 강모씨(21)의 경우 6시간이 지난 밤 8시가 다 되어서야 출발 안내를 받았습니다. 당장 부대 복귀 시간에 비행기가 제주를 뜨게 된 셈이라 그저 막막할 뿐이라고 말합니다.
강씨는 “1시간 뒤로 출발한다는 통보를 받고, 오후 2시 40분부터 탑승했는데 지연 안내를 수 차례 받고 기다린 끝에 이제 출발 안내를 들었다”면서 “비행기 연료가 떨어져서 추가 급유를 하고, 제설작업을 기다리면서 너무 시간을 뺏긴게 아닌가 싶다“고 아쉬움을 호소했습니다.
물론 기상 악재를 탓하기는 어렵지만, 장시간 기다림 속에 강씨가 받아든건 허기를 달래라며 나눠준 항공사 측의 초코바 1개가 전부였습니다.
제주공항 측은 어제(20일)부터 활주로 등지의 제설작업을 진행했지만 수시로 활주로에 눈이 더 내려 얼면서 계속 추가로 제설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전했습니다.
강씨 외에도, 오후 들어 김해나 대구, 청주행 등 항공편도 밤 8시 반 현재 계속 지연상태로 나타나, 승객들의 속만 타들어가는 실정입니다.
물론 갑작스런 기상 악화에 항공사 대응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대한항공만 해도 제주공항 기상악화를 감안해 이날 오후 7시 30분 수속 중단 조치를 내리기도 했지만 밤 10시를 기해 해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항공기들이 외부 기체의 얼어버린 눈을 치우는 제방빙 작업에, 연결편 접속 등 복합적으로 사안이 얽히고 계속 날씨도 좋지 않아 당장 정상 운항을 점치기도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또 항공기의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ar24)’에 따르면 일부 항공편은 2시간여 제주 하늘에서 배회하며 내리지 못해 되돌아가는 상황들까지 지속 확인됐습니다.
공항에 내려진 강풍과 급변풍특보는 22일 오후 4시 해제 예정입니다.
현재 제주도 전역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강풍 영향으로 해상에도 물결이 최대 4m까지 매우 높게 일며 제주 앞바다에는 풍랑주의보도 발효됐습니다.
여객선의 경우 제주를 오가는 8개 항로 10척 중 4척이 결항한 데 이어 제주와 마라도, 가파도 노선 운항이 통제되고 있습니다.
제주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제주도 산지와 중산간, 남부, 동부에는 대설경보, 북부와 서부, 추자도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기상청은 22일까지 강풍이 이어지고 항공편 지연과 결항 우려가 높고 23일까지도 매우 강한 바람과 함께 파고가 매우 높게 일면서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이용객들에 사전 운항정보를 확인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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