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비대위원장 한동훈, ‘용산 직할체제’로 총선 지휘
26일 전국위 의결 거쳐 연내 출범
대통령도 여당 대표도 ‘검사 출신’
한 “원하는 공 아니어도 휘둘러야”
민주당 “여당, 대통령 심부름꾼 돼”
국민의힘이 21일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공식 지명했다. 한 전 장관은 비대위원장 제의를 수락한 후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표를 냈고, 윤 대통령은 즉각 수리했다.
‘윤석열 아바타’로 불리는 한 전 장관의 비대위원장 인선은 여당이 내년 총선을 윤석열 대통령 직할체제로 치르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어 “그동안 의견을 종합해 오늘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한동훈 장관을 추천하기로 했다”며 “한 장관이 공감하고 수락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직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모두 검사 출신이 됐다.
지난 13일 김기현 대표가 사퇴한 후 8일 만이다. 친윤석열계에서 ‘윤심’(윤 대통령 의중)이라며 ‘한동훈 대세론’을 띄웠고, 전날 한 전 장관이 수락 의사를 밝히면서 지난 15일 의원총회와 18일 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비등했던 ‘한동훈 비토론’은 사그라들었다.
국민의힘은 이날 간담회 후 화상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비대위원장 임명을 위한 전국위원회 소집 안건을 의결했다. 오는 26일 전국위에서 비대면 자동응답(ARS) 투표로 의결되면 한 전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취임한다. 비대위원 인선을 거쳐 연대 비대위가 공식 출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전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이임식을 하고 “서민과 약자의 편에 서고 싶었다. 나라의 미래를 대비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제가 한 일 중 잘못되거나 부족한 부분은 저의 능력이 부족해서일 것”이라며 “앞으로 제가 뭘 하든, 그 일을 마칠 때, 제가 똑같이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 전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비상한 현실 앞에서 동료시민과 나라를 위해 잘해야만 하겠다는 책임감을 더 크게 느낀다”며 “9회말 2아웃 2스트라이크면 원하는 공이 안 들어와도,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애매하더라도 (배트를) 후회 없이 휘둘러야 한다. 국민의 상식, 국민의 생각이라는 나침반을 가지고 앞장서려 한다”고 전했다. 비대위원 인선에 대해서는 “국민을 위해 열정적으로 헌신할 수 있는 실력 있는 분을 모실 것”이라고 했다. 당정관계에 대해서는 “대통령이든 여당이든 정부든 헌법과 법률 내에서 국민을 위해 협력하는 것”이라며 “다양한 목소리를 잘 듣고 하나의 목소리를 내면서 이겨야 할 때 이기는 정당으로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한 장관은 ‘용핵관’과 ‘검핵관’들에게 대거 공천장을 주고 김건희 특검법을 온몸으로 막을 것이라는 국민 우려부터 불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원 의원은 SNS에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과 검찰 출신 비대위원장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상명하복의 검찰조직처럼 여당을 대통령의 심부름꾼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썼다.
유설희·문광호·조문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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