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덮친 ‘한파 재난’…공항 142편 결항에 차량 300대 고립(종합2보)

고동명 기자 오미란 기자 오현지 기자 2023. 12. 21.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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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까지 최고 50㎝ 이상 폭설·초속 20m 이상 강풍
눈길에 넘어지고 부딪히고 사고도 속출…119 21건 접수
전국 곳곳에 폭설과 한파가 닥친 21일 오후 제주시 연동 제주도청 주차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눈을 피해 이동하고 있다. 2023.12.21/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오미란 오현지 기자 = 21일 올겨울 최강 한파에 제주도가 꽁꽁 얼어붙었다. 마치 재난 영화를 보는듯한 광경이 연이어 발생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제주도 산지와 중산간, 남부, 동부에는 대설경보, 북부와 서부, 추자도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다.

지점별 누적 절설을 보면 삼각봉(산지) 59.6㎝, 사제비(산지) 56.2㎝, 한라산남벽(산지) 50.1㎝, 한라생태숲(산지) 27.3㎝, 제주가시리(동부) 19.1㎝, 한남(남부) 18.9㎝, 성산(동부) 10.0㎝, 제주(북부) 5.4㎝, 고산(서부) 0.7㎝, 서귀포(남부) 0.1㎝ 등 산지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기온은 올겨울 들어 가장 낮았다.

지점별 일 최고기온은 성산(동부) 영하 2도, 서귀포(남부) 영하 1도, 고산(서부) 영하 0.5도, 제주(북부) 영하 0.4도 등을 보였다. 체감온도는 강풍 탓에 더욱 낮았다. 고산 영하 9.8도, 성산 영하 7.2도, 제주 영하 6.8도, 서귀포 영하 4.1도 등이다.

현재 제주도 전역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고산(서부) 초속 31.5m, 월정(동부) 초속 24.9m, 제주국제공항(북부) 초속 21.9m, 한라산남벽(산지) 초속 21.2m, 안덕화순(남부) 초속 16.2m 등 태풍 수준의 최대 순간 풍속도 기록됐다.

강풍 영향으로 해상에도 물결이 최대 4m까지 매우 높게 일면서 제주도 앞바다에는 풍랑주의보도 내려져 있는 상태다.

21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 한 도로에서 SUV 차량 1대가 눈길에 미끄러져 소방대원들이 운전자를 구조하고 있다.(제주소방안전본부 제공) 2023.12.21/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이 같은 기상악화로 제주 곳곳에서 큰 불편이 이어졌다.

현재 한라산국립공원 7개 탐방로, 제주와 서귀포시를 잇는 산간도로인 1100도로와 5·16도로는 완전히 막혔다. 제1산록도로의 경우 월동장구를 착용한 대형 차량만 통행 가능한 상태다. 이 밖에 평화로 등 대부분 도로를 지나는 소형 차량들도 체인 등 월동장구를 착용한 채 통행하고 있다.

제주국제공항을 오가는 항공편은 오후 늦게부터 결항이 속출하고 있다.

강풍 특보와 급변풍 특보가 발효된 제주공항에서는 오후 8시 기준 국내선 142편(출발 64·도착 78)이 결항했고 국내선 145편(출발 68·도착 77), 국제선 11편(출발 5·도착 6) 등이 지연됐다.

여객선의 경우 제주를 오가는 8개 항로 10척 가운데 4척이 결항한 데 이어 제주도와 마라도, 가파도를 잇는 여객선 역시 전편 결항했다.

사고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8시46분쯤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에서는 차량 2대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부딪히는 사고가 나 2명이 다쳤고 오전 9시28분쯤 제주시 봉개동에서는 50대 여성 1명이 눈길에 넘어져 다쳤다.

오후 1시30분쯤 제주시 구좌읍 번영로 대천교차로에서 고령밭교차로까지 약 2㎞ 구간이 빙판길로 변하며 차량 300여 대가 고립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차들은 자치경찰이 제설차를 앞세워 도로에 쌓인 눈을 제거해가며 4시간 만에 한 대씩 모두 빼냈다.

나무가 쓰러지거나 간판, 신호등이 흔들린다는 신고 등 오후 9시 기준 눈 관련 피해가 21건 119에 접수됐다.

전국 곳곳에 폭설과 한파가 닥친 21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출발장이 제주를 떠나는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3.12.21/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이번 눈은 23일까지 이어진다. 이날과 22일 이틀간 예상 적설은 5~15㎝, 특히 산지는 20~30㎝, 많게는 50㎝ 이상이다. 기상청은 눈구름대가 빠르게 이동하고 강약을 반복하면서 일시적으로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도 있겠다고 설명했다.

추위 역시 23일 아침까지 계속된다. 22일 아침 예상 최저기온은 영하 1도~1도, 낮 예상 최고기온은 3~5도다. 기온은 23일 낮부터 차차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바람도 22일 새벽까지 초속 20m 이상으로 강하게 분다. 강풍 영향으로 해상에서는 23일까지 물결이 최대 5m까지 일 것으로 전망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2일 출근시간대 대중교통 이용객이 급증할 것에 대비해 오전 7시부터 8시까지 1시간 동안 5개 노선버스(282번, 311번, 312번, 325번, 415번)를 임시 증차해 운행하기로 했다.

도교육청은 22일 도내 학교 310곳 중 36곳이 등·하교 시간을 변경했고, 3곳이 원격수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기상청은 23일까지 매우 강한 바람과 함께 파고가 매우 높게 일면서 항공기와 여객선이 지연되거나 결항되는 등 운항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고 항공 또는 선박 교통 이용객들에게 사전에 운항정보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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