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군함 직접 겨냥하겠다” 맞장 뜨는 예멘 반군

김지원 기자 2023. 12. 2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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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현지 시각) 예멘 알살리프 항구 앞바다에서 후티 반군 병사가 해변을 걸어가고 있다. 그 뒤로 보이는 선박은 후티 반군이 지난달 나포한 화물선 '갤럭시 리더'호다./EPA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 간 전쟁 여파로 홍해 일대에서 하마스를 지지하는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와 미국 간 긴장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20일(현지 시각) 후티 반군 지도자 압델 말렉 알후티는 자체 운영하는 알마시라TV 연설에서 “미국이 우리를 겨냥해 긴장을 고조하고 전쟁을 하는 우를 범한다면 우리는 그들을 직접 겨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 군함과 미국의 이익, 미국의 항해를 우리 미사일과 드론의 공격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 홍해상에서 선박들을 무차별 공격하는 후티 반군을 저지하고자 잇따라 군사작전 계획을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은 영국·캐나다·프랑스 등 10여 국가가 동참하는 ‘번영의 수호자 작전’ 계획을 발표하고 인근 해역에 항공모함 드와이트 아이젠하워호를 배치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전날 40여 국가와 장관급 화상회의를 열고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보호하는 다국적 함대에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다.

하마스를 편들고 있는 후티 반군은 지난달부터 이스라엘과 연관된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고 홍해를 지나는 상선들을 공격해왔다. 지난 두 달 새 홍해 항로를 지나던 상선 10여 척이 국적과 관계없이 후티의 공격을 받았다. 홍해는 수에즈 운하를 통해 지중해와 인도양을 잇는 세계 주요 교역로다. 그런데 후티의 공격이 잇따르면서 이곳을 지나던 상선들이 잇따라 우회로를 택했다. 이 여파로 운송이 시간 기약 없이 지체되고 운임이 치솟는 물류난으로 번졌다. 로이터는 “후티의 공격으로 유럽과 북미, 아시아를 연결하는 주요 교역로가 붕괴됐다”고 전했다.

20일(현지 시각) 예멘의 암란 주(州)에서 새로 모집된 후티 반군 대원들이 AK소총 등 무기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후티 반군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전쟁이 발발한 이후 주변 지역으로 분쟁이 확대될 것을 대비해 수천명의 민병대를 모집했다. 이들은 지난달 이스라엘과 관련된 선박이 예멘과 인접한 홍해를 지나면 공격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미국 군함도 공격 목표로 삼을 수 있다고 밝혔다./EPA 연합뉴스

한편 값싼 무기로 선박들을 공격하는 후티 반군에 비해 이를 저지하려는 미국은 비싼 미사일로 대응하면서 극도의 비효율적 대응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9일 “후티가 홍해에서 2000달러(약 260만원)에 불과한 드론으로 상선들을 공격하는 반면 미국은 한 발에 최대 210만달러(약 27억원)에 달하는 미사일을 사용하면서 비용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군이 현재 홍해에서 쓰고 있는 무기가 어떤 것인지 정확히 공개된 적은 없지만, 폴리티코는 해상에서 적 미사일과 항공기를 요격할 수 있는 SM-2 함대공 미사일을 쓰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후티는 이란제 드론을 쓰고 있다. 믹 멀로이 전 미 중앙정보국 장교는 “우리가 그들(후티)의 미사일과 드론을 격추하더라도, 가장 큰 이익은 그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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